13년 동안 떠나 있던 영국으로 돌아온 후/당근마켓에는 사기꾼들이 있었다
나이 60이 다 되어 가는데, 또다시 시간공간문화여행자로서의 삶을 다시 시작했다.
내가 선택한 삶이기에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한다.
강약약강으로 사는 인간들로 인하여 비행기를 3번을 갈아타고, 또다시 지옥 같은 고속버스 6시간을 탄 후 만신창이가 된 몸과 온갖 약을 실은 이민가방을 끌고 총 40시간을 걸쳐서 외국으로 다시 돌아왔다.
TMI: 강한 자에게 약하고, 약한 자에게 강한 것은 인간들의 세상에서 당연한 일이다. 단지 내가 강자가 되지 못한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현실성이 부족하고 이상주의적인 성격이 강한 나에게 가장 친한 고등학교 친구는 이런 나를 보고 안쓰러워했다. 나에게 이런 친구가 있음은 정말 감사한 일이다.
병원에서 백혈구 수치가 낮아서 절대로 안정을 취해야 한다는 의사의 진단을 받은 후 마주한 현실은 만만치 않았다.
설사가상으로 당근마켓에서 구입한 25만 원짜리 노트북이 고장 났다.
왠지 구입할 때부터 모니터를 열면 연결이 잘 안 되는 느낌이 있었기에, 구입한 나를 탓해야지 판매한 약삭빠른 그를 탓할 필요가 없다.
이로 인하여 해외이삿짐 승인을 신청해야 하는 문제가 늦어졌다. 이로 인하여 시간적, 금전적으로 엄청난 손해를 볼 예정이다. 젠장!!!
남편은 그러게 뭐 하러 중고를 샀느냐며 한소리 한다.
내가 돈이 여유가 있었다면, 중고로 샀겠냐라고 하려다가 그 말을 목구멍으로 꿀꺽 삼켰다.
구강건조증이 심해서 마치 불덩어리 한 모금을 삼키는 아픔이다.
온 가족이 신경이 곤두섰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성격 급한 나는 매일마다 욕을 달고 살았다.
심지어 가족들은 이런 나를 보고 치를 떨었다.
아주 지랄 맞은 나의 자아, 저 깊숙이 가라앉혀 놓은 더럽고 사나운 자아가 불기둥을 이루어 가족과 나를 활활 타도록 만들었다.
느긋하며, 사회에 순응하는, 착한 천사 같은 남편은 화가 나서 돌려세워놓거나 처박아둔 결혼사진과 아기사진들을 벽에 걸고 있다. 심지어 돌아가신 친정엄마의 사진까지 안방에 걸어두었다.
그것도 아무 말없이.
강제로 미니멀라이프 6년을 했더니, 이제는 벽에 무엇을 거는 것이 불편했지만,
남편을 칭찬했다.
지친 몸으로 드릴을 드르륵 거리는 모습이 안쓰럽기도 하고, 나에게 힘을 내라는 의미로 받아들이려고...
오늘은 남편이 안타까웠는지, 고장 난 노트북(하드액정이 나가서 불가능함)을 새롭게 구입한 삼성 TV에 연결해서 브런치에 조금이라도 글을 쓰도록 해주었다.
계속 화면이 나갔다 들어왔다한다. 이마저도 얼마동안 사용가능할지 모른다.
그래서 두서없는 글을 남긴다.
지금의 생각과 느낌을 잡아두기 위하여.
그러므로 이 글을 읽으시면 나의 3명의 독자분들께서는 이해해 주시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