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의 친구가 걸어온 길과 해외 의대 진학
타이틀:협소함을 넘어, 방대한 기회의 문을 연 최고의 선택
부제:딸의 친구가 걸어온 길과 해외 의대 진학
점심을 먹기 위해 딸이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이번 주, 영국의 공립학교는 일주일 동안 방학이다.
딸은 이제 막 A레벨 시험을 시작했는데, 시험 중간에 방학이 있다는 게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며 계속 투덜거린다. 그럴 만도 한 것이, 다른 친구들은 대부분 시험을 거의 끝냈는데, 본인은 이제 겨우 시작했을뿐더러, 그 와중에 어정쩡하게 일주일 방학이 끼어 있으니 부담이 더 크다고 한다. 연신 불만을 터뜨린다.
나는 그런 딸에게 오히려 시험 공부할 시간이 더 생긴 거니까 좋은 것 아니냐며 말해보았지만,
딸은 수험생의 마음을 전혀 모른다며 나에게 핀잔을 준다. 역시, 타고나기를 나와는 참 맞지 않는 성격이다.
점심을 먹으며 딸이 말을 꺼냈다.
딸은 하고 싶은 말이 있을 때는 점심을 꼭 1층으로 내려와 함께 먹고,
그렇지 않을 땐 밥을 자기 방으로 가져가서 혼자 먹는다.
딸: 엄마, 어제 졸업식이었는데, 오늘 하와이에 있대.
나: 그렇구나. 원래 제주 영어교육도시에서는 그런 일이 당연하지. 휴가 갔나 보다.
딸: 아니야, 겨우 4일 있다가 돌아온대.
뭔가 이상한가 보다. 그래서 딸은 내게 묻는다.
나: 그럼 아마 대학교 관련해서 갔을 거야. 내가 듣기로는 하와이 대학교는 다양한 문화를 가진 학생들이 모여서 공부하는, 그런 곳이라고 들은 적이 있어.
그곳은 날씨도 따뜻하고… 추운 영국에 비하면 참 괜찮겠다 싶은 생각을 몇 번 했었거든.
나: 요즘은 영국이든, 제주 국제학교든 대학 입학을 준비하면서 오픈데이나 탐방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경우가 많잖아. 이번에 네 친구 에밀리도 브리스톨 대학교 오픈데이 다녀왔잖아.
딸: 휴가 간 건 아니고?
나: 재학생들은 보통 일주일 방학 때는 서울 본가에 다녀오거나, 싱가포르 같은 가까운 지역에 잠깐 다녀오고,
하와이처럼 먼 해외는 주로 겨울방학이나 여름방학을 이용하잖아.
딸: 그건 그렇지.
요즘은 영국 내 대학들도 오픈데이를 본격적으로 진행하기 시작했다.
딸의 친구 역시 런던에 있는 대학으로 갈지, 아니면 브리스톨 대학으로 갈지 아직 결정하지 못해 두 곳 모두 다녀왔다. 갭이어 중인 딸은 그런 친구들에 비해 한결 여유롭다.
보통 제주 영어교육도시의 학부모들 중에는 저학년 자녀를 둔 가족은 휴가 차 외국에 다녀오는 경우가 많고, 중고등학생 자녀를 둔 가정은 진로나 대학 입학 관련 일정으로 해외에 나가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문득, 딸의 친한 친구 중 한 명의 대학 입학 소식이 떠올랐다.
요즘 딸 친구들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자신이 입학할 학교 이름을 올려서 주변 친구들에게 알리는 걸로 알고 있다.
나: 너 친구 00은 어느 대학에 갈 거래?
딸: 몰라. 인스타그램에 올라왔었는데... 기억이 잘 안 나.
나: 너무 궁금한데, 친구 인스타그램에 들어가서 한 번 알아봐 줄래?
딸은 ‘왜?’ 하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며, 엄마가 굳이 친구에게 관심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는 듯했지만, 그래도 친구가 갈 대학 이름을 알려주었다. 그곳은 미국 명문대인 코넬 대학교 의과대학의 해외 캠퍼스, 카타르에 위치한 와일 코넬 의과대학(Weill Cornell Medicine-Qatar, 이하 WCM-Q)이었다.
대학교 이름은 명문대라 당연히 기억하기 쉬웠지만, 그 대학이 위치한 카타르라는 나라는 딸에게 다소 생소한 곳이었다. 아마도 친구가 가게 될 나라 이름이 낯설어서인지, 딸이 정확히 기억하지 못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일까? 딸의 친구와 그 부모님들이 그 대학을 선택한 이유가 궁금했다. 또다시 호기심이 발동했다.
당연히 그 친구는 좋은 명문대에 진학할 거라 믿었다. 어릴 때부터 눈에 띄게 지혜롭고 똑똑했기 때문이다. 부모님들도 마찬가지였다. 딸의 친구는 제주 국제학교에서 꾸준히 실력을 쌓아온 학생이었고, 특히 자기주도학습에 능한 친구였다.
사실, 그 친구는 영국 의대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 그런데 왜 하필 그곳일까?
미국도 아닌데, 왜 그 나라였을까? 그 대학이 제공하는 메리트는 무엇일까? 또다시 ‘왜?’라는 질문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어차피 그 친구는 아이비리그 대학에 가도 부족하지 않을 만큼 실력이 뛰어나다. 그래서 더욱 그 나라, 그 대학을 선택한 이유가 너무 궁금했다. 결국 나는 리서치를 시작했고, 마침내 그 이유를 어느 정도 알게 되었다.
물론 확실하지는 않다. 딸 친구의 엄마에게 직접 묻지 않았기 때문이다. 딸은 궁금하면 직접 연락해 물어보라고 하지만, 지금 내 정신 건강과 신체 상태가 좋지 않아 누구와도 대화를 나누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 갑작스럽게 연락하는 것도 예의가 아닌 것 같고...
와일 코넬 의과대학 카타르 캠퍼스, 해외 의대 진학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다
카타르 도하에 위치한 와일 코넬 의과대학(Weill Cornell Medicine-Qatar, 이하 WCM-Q)은 미국 아이비리그 명문 코넬대학교의 공식 해외 캠퍼스라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동 한가운데서 미국과 같은 수준의 의학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크게 흥미로운 곳이다.
WCM-Q는 뉴욕 본교와 동일한 커리큘럼으로 운영되며, MD(의학박사) 학위를 수여한다. 모든 수업은 영어로 진행되고, 미국 의사 국가고시(USMLE) 준비도 체계적으로 지원한다. 이런 점은 해외 의대 진학을 꿈꾸는 학생에게 큰 희망이다. 물론 해외 의대 진학은 비용, 언어, 문화 적응 등 여러 어려움이 동반된다. 그러나 WCM-Q는 이런 장벽을 많이 낮춰준다.
WCM-Q, 해외 유학의 현실적 대안
일반적으로 해외 의대 진학은 막대한 비용과 심리적 부담이 크다. 미국이나 유럽으로 유학할 경우, 거주 문제부터 언어, 사회 적응까지 넘는 산이 많다. 반면, WCM-Q는 중동의 안정적인 환경에서 미국 본교 수준의 교육을 받을 수 있고, 최신 교육 시설과 교수진의 지원도 뛰어나다. 더욱이 뉴욕 본교와 연계한 연구 및 임상 실습 기회가 있어, 해외 의대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는 확실한 장점이다.
외국인 학생에게 주어지는 다양한 혜택
WCM-Q는 국제 학생들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기 위해 다각도의 지원책을 마련했다. 대표적으로 카타르 재단(Qatar Foundation)과 협력한 무이자 학비 대출 프로그램이 있다. 이 대출은 학비뿐 아니라 생활비, 교재비까지 포함하는 경우가 많아, 경제적 부담을 크게 줄여준다. 졸업 후 카타르 내 승인 기관에서 일정 기간 근무하면 대출 일부 또는 전액이 면제되는 조건도 있어, 장기적 관점에서도 학생에게 유리하다.
또한, 누적 GPA 3.6 이상을 유지하는 우수 학생에게는 학비 전액 면제 및 생활비 지원이 주어진다. 학생 비자 발급과 기숙사 지원, 문화 적응 오리엔테이션 등도 체계적으로 운영해 외국인 학생들이 새로운 환경에 자연스럽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학업 지원 시스템도 탄탄하다. 전담 멘토와 학업 상담가가 배치되어, 시험 준비부터 연구, 임상 실습까지 세심하게 지도한다. 여러 국적의 학생과 교수진이 함께하는 다문화 캠퍼스는 자연스럽게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장이 된다.
왜 딸의 친구와 부모님은 WCM-Q를 선택하게 되었을까?
간단히 친구 딸과 부모님의 배경을 소개하자면, 친구 딸의 부모님은 모두 약사로서, 어릴 때부터 딸이 의학에 대한 관심과 열정을 키울 수 있는 든든한 환경을 만들어 주셨다.
특히 딸이 중학교 3학년 겨울방학 때 의학과 신약 연구에 관심을 보였을 때, 부모님은 직접 국내 대학 실험실을 방문하여 딸이 실험과 장비를 직접 다뤄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마련해 주었다.
또한 의료와 과학 분야에 대한 깊은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현실적인 조언을 아끼지 않았으며, 해외 명문 의과대학 입학 준비에 있어서도 구체적이고 세심한 도움을 주었다.
처음 제주영어교육도시에 온 계기는 부모님께서 딸에게 IB 교육을 받기를 원하셨기 때문이다. 다만, 국제학교들 중 어느 학교를 선택할지는 딸에게 맡기셨다.
대부분의 부모님들이 학교 선택까지 대신해 주는 경우가 많은데, 내가 아는 지인도 자녀가 학교를 선택했지만, 겨우 초등학교 3학년이었던 딸에게 선택권을 준 경우는 드물었다.
덕분에 그들의 딸은 국제학교라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공부 방식이나 기존 학생들과의 화합 문제 등 약간의 어려움이 있었을 때에도 스스로 주도적으로 헤쳐 나갔다고 알고 있다.
나이가 어려도 스스로 선택하면 그에 대한 책임감을 더 크게 느끼는 것 같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친구의 딸과 부모님이 Weill Cornell Medicine-Qatar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마도 부모님에게 가장 중요한 기준은 단순한 해외 유학이 아니라, 안전하고 수준 높은 교육 환경에서 자녀가 전문 의료인으로 성장할 수 있느냐 하는 점이었을 것이다.
WCM-Q는 미국 본교와 동일한 학위 체계와 교육 수준을 제공하며, 중동 내에서도 안전한 거주 환경을 갖추고 있다. 또한, 체계적인 재정 지원 시스템과 ‘Need-Blind’ 입학 정책을 통해 경제적 상황과 무관하게 실력 중심으로 입학 기회를 보장한다는 점에서 신뢰를 얻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더욱이 와일 코넬 의과대학 카타르 캠퍼스는 미국 본교와 동등한 교육과 시험 준비, 다양한 국적의 학생과 교수진이 만들어내는 다문화 환경, 안정적인 재정 및 생활 지원까지 제공한다. 해외 의대 진학을 꿈꾸는 학생과 가족에게 매우 매력적인 선택지임이 분명했을 것이다.
어렸을 적부터 보아온 딸의 친구가 가족도 아닌 내가 봐도 이렇게 대견한데, 그 부모님들은 얼마나 자랑스러우실까? 이제 그 친구는 그곳에 입학해 힘든 6년간의 외국 대학 생활을 잘 견뎌낼 것이고, 3년 전 진로에 관해 나에게 말했던 것처럼 “관심 있는 분야를 대학에서 공부하고, 내가 원하는 일을 하면서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바람대로 협소한 세상을 벗어나 세계를 품은 의료인으로 성장할 것이다. 그리고 본인뿐 아니라 세상에도 이로운 존재로서의 역할을 해낼 것임을 나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 딸의 친구와 그 부모님께 진심 어린 응원을 보낸다.
알리는 말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 제주 영어교육도시 브런치북>은 30화를 끝으로, 매주 금요일 연재를 당분간 쉬려 합니다. 약 4개월 정도 휴식할 예정이지만, 이후 계획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지금 제 삶에서 우선 해결해야 할 일들이 있어 잠시 글에서 한 발짝 물러나려 합니다.
총 30회 연재하며 매주 정해진 요일에 글을 쓰는 일은 큰 부담이었습니다. ‘쓰레기 같은 글은 쓰지 말자’, ‘내 부족한 글을 누군가 읽는다면 시간 낭비가 되지 않게 하자’는 욕심 때문이었고, 몇 안 되는 독자분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은 마음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매번 쉽게 글을 쓰지 못했고, 마지막 순간에 겨우 올리곤 했습니다.
그럼에도 끝까지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런 이유로 이번 회차를 마지막으로 정기 연재를 마무리하려 합니다. 혹시라도 마음이 동하여 독자님들과 소통하고 싶을 때, 일정과 상관없이 가끔씩 수준이 낮지만 짧은 글들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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