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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랑하던 보노보노 Mar 09. 2024

플랜테리어?

아니, 식물원!

 집에서 식물을 키우면서 긍정적인 인테리어 효과를 얻기를 기대하는 것을 플랜테리어라고 부르며 언젠가부터 많은 사람들이 시도하더라. 하지만 나는 초록손을 갖기를 희망하는 일개 똥손! 수없이 많은 식물을 죽여온 결과로 더 이상은 식물에 관심을 갖지 않기로 했다.


 했는데, 분명 그랬었는데, 왜 또 허브를 입양했느냔 말이다. 다소 충동적이었지만 그런 와중에도 동거 중인 반려묘에게 해롭지 않은 종류를 확인 신중히 선택했다. 잘 키워서 음식에도 넣어 먹고 평소에는 향기도 즐기고 초록초록한 잎으로 기분전환도 할 수 있을, 로즈마리와 바질을.


 왕손엄마의 후예답게 커다란 화분에 분갈이를 해주고 보니, 평소 우스갯소리로 여긴 내 집이 아니라 고양이 방이라고 할 정도로 자그마한 전셋집이 식물로 꽉 찬 느낌이다. 원래도 이 방의 지분은 고양이가 1순위로 제일 많이 가지고 있고, 나와 그밖의 내 살림살이들이 공동 2위 정도였는데. 이제는 식물이 나를 제치고 당당히 2위를 차지하게 된 것 같달까. 식물로 인테리어를 하는 수준이 아니라 식물이 집을 꽉 채운 수준이니 식물원이라 해도 좋겠다.


 우리집 고양이는 아무래도 자기 말고 내가 관심을 쏟는 다른 존재가 생겼다는 사실에 꽤나 역정이 난 듯하지만 말이다.


 고양이가 먹더라도 건강에 좋다는 종류로 골라 데려온 거니까 혹시 먹고 싶어지면 얼마든지 뜯어 먹으렴!


 이렇게 해서 내 방은 오늘부터 본격적으로 동식물이 함께 어우러져 지내는 꼬마 자연농원이 되어가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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