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유랑하던 보노보노
May 25. 2024
늘어나는 성인 ADHD
나에게도 해당하는 걸까?
진단범위가 넓어지면서 성인 ADHD 환자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는 글과 함께 그 대표적인 증상에 대해 말하는 어느 게시물을 보았다. 그렇게 두어 번 비슷한 글이 보여 살펴봤더니 언제나처럼 알고리즘이 이때다 싶어 중매를 서 온갖 ADHD 관련 게시물이 눈앞에 배달되어 왔다.
벌써 두 달 넘게 하루 11~13시간씩 일한다는 핑계로, 머릿속에 온통 돌아다니는 수많은 글감 중 그 무엇도 잊기 전에 메모해뒀다가 글로 써낼 여유는 거의 없고, 쌓인 연락에 (일부만)답장할 짬은 나는 나.
집청소나 짐정리 같은 것은 며칠 몇주씩도 잘도 미루면서 갑자기 꽂히는 것이 생기면 왕복 한두 시간 운전해 다녀오는 것도 개의치 않는 나.
하려던 일을 깜빡깜빡 잊어 왔다갔다하며 해내느라 시간낭비, 체력낭비가 많은 나.
종합하자면 건강관리, 시간관리, 돈관리 등 일상생활을 야무지게 영위하는 데에 서툴고 어려움이 많아 30대 중반이 되도록 늘상 고군분투해온 나.
이런 내가 그냥 약간 모지리거나 못 말리는 게으름뱅이인 게 아니라, 차라리 병증을 가진 일종의 환자여서 약을 먹고 개과천선(?)하게 되기를 바라는 것조차가 참 게으른 발상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막상 제대로 진단을 받으려면 수십만 원의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후기를 본 터라 섣불리 병원 문을 두드리기도 주저되고, 그렇다고 이렇게 평생을 어떻게든 자신을 이겨내며 살려고 애를 쓰는 데에도 참 불편하고 어려움이 많다. 남들도 다 그렇지 않을까 생각하며 살아왔지만 어쩌면 다를지도 모를 일이다. 내가 아는 색이 남이 보는 색과 다를 수 있다는 얘기처럼 말이다.
과연 이번 생에 언젠가는 몇십만 원을 투자하더라도 진단을 받기 위해 전문병원을 찾는 날이 올까? 아니면 이것도 미루고 미루다 결국 영원히 하지 않고 사라지는 일이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