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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랑하던 보노보노 Oct 05. 2024

살아간다는 것.

갖가지 이별이 남긴 상처가 굳은살로 남겨질 때까지.


 마당고양이 싱싱이 엄마가 또 출산을 하고, 또 또 약한 아기를 버리고 떠났다.

 못 본 척 두었다간 다음날 아침 싸늘한 주검을 묻어주며 하루를 시작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한 상황에 나는 또 밤을 지새워가며 2시간 간격의 수유와 배변유도 루틴에 몸과 마음을 쏟았다.

 하지만 그러기도 고작 며칠, 폐렴증세가 심해져가다 끝내 차례로 고양이별로 떠나는 아기들의 마지막 순간을 속절없이 지켜보며 눈물이 쏟아졌다. 어미가 자주 오가는 길목에 나란히 무덤을 마련해주고 나니 그 앞에 어미가 잠시 서 있는 모습을 보기만 해도 제풀에 울음이 울렁울렁하다.

 병원에서도 할 수 있는 건 다 해주셨다지만 고작 생후 일주일의 여린 몸에 이미 깃든 병을 어쩔 도리가 없다고 했으니, 내 잘못만은 아니어라 하고 빌 뿐이었다.

 내가 이 죽음들에 얼마를 일조했을까, 아니 이미 지난 삶 동안 얼마나 무수한 삶과 죽음에 밀접히 관계되어 있었던가. 아득히 밀려오는 온갖가지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잠 못 이루는 밤이 길었다. 그저 다음 생이 있다면 커다란 창가에서 일광욕하다 맛있는 거나 잔뜩 먹는 부잣집 고양이로 태어나렴, 했다가 그것도 답이 아닐지 모르겠다는 생각의 생각의 생각이 끊이지를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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