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은 느긋해 보이지만 속은 성급한 성미.
자제하고 싶지만 잘 되지 않는 것들에 대하여.
by 유랑하던 보노보노 Dec 21. 2024
좋아 보이는 사람을 만나면 덥썩 친해지려는 것,
좋아 보이는 물건을 보면 곧바로 사용해보려는 것,
좋아 보이는 문장을 만나면 단숨에 모조리 읽어버리려는 것 등등..
내가 가진 내 안의 성급함들이다.
불행(?) 중 다행히 이제라도 깨달았으니 제어도 잘 해보고 싶은데. 마음처럼 잘 되지가 않는다.
이제 막 새로 알게 된 친구와 어쩌면 앞으로 오래도록 좋은 친구 사이가 될 것 같은 예감에 나도 몰래 성큼성큼 다가가다가, 이런 페이스로는 내향인에게 간택되기 어렵다는 사실을 되뇌이며 가까스로 템포를 늦췄다.
내가 가진 '사람 좋아 enfp'의 면모를 오랜만에 꺼내게 해준 만남이라, 과장을 조금 보태자면 전혀 기대하지 않던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도 받은 기분이랄까!
인위적으로 꾸며낸 연말 분위기라고는 느끼기 어려운 투박한 시골 촌동네에서, 함께 재잘대며 웃음을 나누는 것으로라도 따스함을 더할 수 있는 연말이라 기쁘다.
지친 순간이 너무 많았던 올해의 끝을, 알록달록 올망졸망한 바이브로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매우 기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