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의 봄 그리고 여름

by 이현정

어느새 무더운 여름이다. 낮이면 센터에도 에어컨을 틀어달라고들 한다. 에어컨은 시원하지만, 왠지 답답하다. 주중에 복잡한 도시에서의 삶에서 벗어나기 위해 주말이면 한 주도 거르지 않고 양평으로 향한다. 양평의 푸르름이 참 좋다.


잠시 글쓰기를 쉬는 동안 양평에도 봄이 훌쩍 지나가버렸다. 이제는 거기도 본격적인 여름으로 한낮이면 땡볕이라 밖에 있기가 힘들 정도다. 온난화로 점점 짧아지는 봄이 너무 아쉽다.


양평에는 생각보다 추운 곳이라서 느지막이 봄이 찾아왔다. 파릇한 새싹을 보려면 5월은 돼야 해서 매년 3월쯤 날이 풀리자마자 화원에 꽃과 상추모종을 사러 나갔다. 상추모종을 파는 아주머니께서는 추워서 모종이 얼 수도 있으니 조금 더 있다 오라고 하지만, 나는 빨리 심고 싶은 마음에 못 들은 척하고 이것저것 골랐다.


텃밭상자 상추모종 앞에는 작년에 심어놓은 미나리와 옆 상자에는 당귀의 새싹이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빼꼼히 얼굴을 내보였다. 당귀는 여러 해 살이 식물로 3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한약 냄새가 나서 싫어하는 식물이지만 겨울을 지내고 볼 수 있는 첫 새싹이라 반가웠다.



아직, 한 겨울인 잔디 마당에 퐁퐁 피어오른 꽃 '데이지', 보라색 '팬지'도 한판 사다 심었다. 누런 잔디 마당에 봄의 색깔을 더하니 그래도 볼만했다. 양평의 늦은 봄을 조금은 당겨 본 시간이었다.




어느새 6월, 5월은 장미의 계절이라고 하는데 양평은 5월 말에서 6월이 돼야 장미가 제철이다. 입구에 들어서면서 보이는 장미 덕분에 집 앞이 화사해 보였다. 나는 덩굴장미가 좋다. 하나씩 있을 때 보다 서로 어울려 함게 있을 때 풍성하니 보기가 좋다. 사람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혼자있을 때 보다 함께 있을때 더 행복하다. 그래서 양평에 손님들이 늘 북적이는지도 모르겠다.


올해도 수국은 깻잎이 되었다ㅜㅜ 양평은 겨울이 너무 추워서 수국이 겨울은 나기가 힘들다. 작년에 꽁꽁 보온을 해주었지만 올해도 꽝이다! 썬룸 앞에 쌈도 못싸먹는 수국깻잎이 한가득이 되었다. 올 해도 어쩔 수없이... 청색 수국을 데려왔다.



초 여름이 되니 봄에 심어두었던 상추가 쑥쑥 자랐다! 욕심껏 많이 심어서 텃밭상자 가득한 상추 덕분에 매주 고기파티를 하게 되었다. 물과 햇빛만으로 이렇게 잘 자라다니, 식물의 세계는 참 신비로웠다. 이제 한 여름이 되면 유기농 방울토마토를 다 먹을 생각에 벌써부터 신이 난다.



아침이면 커피 한잔을 들고 텃밭에 나갔다. 뒷베란다에 남편이 만들어준 테라스에 앉아서 쑥쑥 자라는 식물을 보면서 성장의 기쁨을 만끽하는 즐거움이란?! 주말에 늦잠이 아니라 빨리 눈을 뜨고 싶은 이유 중 하나이다.



숲의 푸르름이 너무 좋다. 자연을 오로시 느낄 수 있는 곳, 한숨 쉬며 쉬어갈 수 있는 곳이 있어서 오늘도 행복하다. 잠시 함께 푸르름을 느껴보시길^^



언제가 될지... 확실하지 않지만 이런 푸르름을 모두와 함께 느끼게 될 날이 곧 다가올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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