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현정 Jul 03. 2024

우리는 주말형제입니다

해피(12살 티즈)와 보리 (7살 리트리버)는 영혼의 단짝이다. 해피는 분당에 보리는 양평에 살면서 주말에만 만나는 사이이기도 하다. 우리는 주말부부, 해피와 보리는 주말형제!


주중에 분당에서 지내다 토일 오전이 되면 해피와 함께 부랴부랴 양평으로 향했다. 양평에 가기 위해 이것저것 짐을 챙기도 있으면 어떻게 알고 해피는 안절부절못하며 잠깐 한눈판새에 짐을 쌓아놓은 가방에 들어가 있었다. 어차피 같이 갈 건데, 혹시나 두고 갈까 봐 불안한가 보다.



양평에 도착하면 보리는 나와 해피를 보고 왜 이제야 왔냐면서 펄쩍 면서 좋아했다. 그동안 함께 못 있어서 아쉬웠다는 듯이 자석처럼 내 옆에 달라붙어있었다. 소파에 않아있으면 허벅지에 얼굴을 밀착하고 쓰담쓰담을 부르는 애처로운 눈길로 나를 쳐다본다.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워서 꺄~약 소리를 지르고 싶을 정도다. 나는 보리의 머리와 볼살을 쓰다듬으며 양평에서의 힐링을 시작했다. 그 모습에 샘이나는 해피는 애써 나와 보리를 외면하면서 등을 지고 앉았다. 보리보다 한참이나 많은 어르신인데 샘이 많아서 보리를 이뻐하는 꼴은 못 본다. 나중에 성질내며 보리 위에 앉아 있겠지?



주중에 함께하지 못한 시간을 다 채우려는 듯 그렇게 몇 시간을 졸졸 따라다니고 나서야 내 다리를 내어주었다. 그러고 나면 형제들끼리 둘만의 시간이 시작되었다. 등치는 10배정도 차이나지만 너무나 우애 좋은 사랑스러운 반려견 형제들, 같은 곳을 보는 포즈도 반응도 똑같아서 웃음이 났다.



부부도 주말부부가 사이가 더 좋다? 남편은 처음 아내가 전생에 나라를 구해야 주말부부가 된다는 말에 충격을 먹었다고 한다. 지금 생각해 보니 주말부부가 된 후로 서로의 빈자리를 느끼면서 조금 더 사이가 좋아진 것 같기도 하다. 해피랑 보리도 그렇다. 매일 같이 못 있다 보니 서로 애틋해하는 것 같다. 눈돌리는 곳마다 낮이나 밤이나 둘이 자석처럼 붙어있다.



보리가 먼저 앉으면 해피는 그 옆에 가서 찰싹 붙어 잊는다. 해피가 먼저 앉아있으면 보리가 혹시, 해피가 다치기라도 할까 봐 조심조심 살포시 옆에 앉는다. 둘이 사이가 좋은 게 참 신기할 때가 많다. 아무래도 해피가 군기를 단단히 잡은 것 같다. 해피는 늘 보리를 깔고 않는다. 덩치 큰 보리는 누가 순둥이 아니랄까 봐 해피형 말이라면 꼼짝 못 하고 아래 깔려 있었다.



이제 아얘 포기한 것 같다. 등에 앉던지, 얼굴을 깔고 앉던지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언제 어디서나 아무런 반항 없이 등을 형에게 내어주는 보리는 말 그대로 천사견이다!



아침이 되어 둘이 나란히 나를 깨우러 방으로 왔다. 얼굴을 들이밀고 "얼른, 일어 나!" 하는 사랑스러운 모습에 뒤척일 새도 없이 일어나게 되었다. 반려견은 사랑이다. 그리고 행복이다. 반려견은 단순한 동물을 넘어 삶의 동반자이자 친구다. 외로울 때 위로해 주고 힘들 때 힘이 되어준다. 함께하는 시간은 행복과 즐거움을 준다.



우리의 기쁨이자 행복, 우애 좋은 주말형제인 해피와 보리가 오래도록 우리와 함께하길 바란다.

매거진의 이전글 리트리버가 안내견인 이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