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은 매년 가족여행을 한다. 가까운 곳으로는 제주도나 해외로 나가기도 하는데...
올해는 고3이 된 아이 덕분에 1박 2일로 짧게 홍천에 다녀오게 되었다.
사실 조금은 아쉬운 마음이 있었는데, '연봉리 스테이'에 도착한 순간, 그 마음은 온전히 사라졌다.
현관문을 열자마자 눈에 들어온 건, 딱딱하지 않고 부드럽게 공간을 감싸는 따뜻한 나뭇결,
그리고 곳곳에 살아 숨 쉬는 듯한 초록들이 가득했다. 식물들이 중앙의 원목 테이블은 가족이 둘러앉아 조용히 이야기를 나누기에 딱 좋은 크기였다.
식탁 옆으로는 직접 골라놓은 듯한 잡화와 책, 작지만 존재감 있는 소품들이 채워진 오픈 선반. 그리고 커다란 잎의 화분이 집 전체에 숨을 불어넣고 있었다.
책과 LP가 가득한 거실, 곳곳에 마련된 독서등과 의자, 어디에 앉아도 편안하게 머무를 수 있도록 배려되어 있었다. TV 앞에 놓인 소파와 테이블, 그리고 작은 화분과 조명은 마치 ‘오늘 여기 앉아서 아무 대화 없이 있어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듯했다. 주인장의 인테리어 감각이 너무 뛰어난 감성 맛집이었다.
요즘 말로 느좋? '느낌 좋은 스테이'였다.
우리 가족은 평소 함께 있는 시간이 많지 않다. 남편과 나는 주말부부, 첫째는 알바로 바쁜 대학생, 둘째는 고3이다. 같은 집에 살아도, 하루에 얼굴 마주할 시간조차 쉽지 않다. 그래서 이번 가족여행은 더더욱 특별했다.
짧지만 소중한 1박 2일. 연봉리 스테이라는 따뜻한 공간에서 우리는 오랜만에 ‘진짜 함께 있는 시간’을 보냈다. 거실에 있는 테이블에서 오랜만에 둘러앉아 얘기를 하며 키득거렸다. 소파 앞 작은 포토부스에서 서로 장난도 치고, 웃기도 하며 행복한 한 컷을 남긴 뒤엔 각자 책을 읽거나 소파에 누워 뒹굴거리기도 했다. 우리가족은 늘, 따로 또 같이니까~ㅋㅋ
1박 2일은 짧았지만, 이 공간이 주는 안정감과 따뜻함 덕분에 마음만은 한참 오래 머물고 온 느낌이었다.
'연봉리 스테이'는 단순히 예쁜 숙소가 아니라 ‘사람이 중심이 되는 집’이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는 서로의 리듬을 존중하며 잠시 쉬어갈 수 있었다. 다음 여행도 꼭 이곳이어야 할 것 같은 기분. 이 기억을 오래 꺼내 보고 싶어, 이렇게 글로 남겨본다.
홍천에 가게 되면 꼭 들러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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