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하지만 조금은 열심히 살아왔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요즘 들어 “특별하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이번 주엔 MBC <오늘N> 촬영팀이 우리 집에 온다.
브런치에 올린 글을 보고 방송 섭외가 들어왔다.
다큐 팀, 유튜브 제작자, 잡지 인터뷰까지... 우리 이야기가 누군가에겐 탐나는 소재가 되었나 보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우리 부부의 삶이 정말 평범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남편은 카이스트를 졸업한 게임기획자였다.
나는 18년 동안 교육회사에 다녔던 워킹맘이었고.
그렇게 20년을 일하며 살아왔다.
그러다 내가 유방암 진단을 받았다. 회사를 그만뒀고, 삶이 확 바뀌었다.
남편도 일에 회의감을 느껴서 회사를 그만두더니, 지금은 ‘카이스트 출신 철물점 사장님’이 되어 있다.
우리는 양평의 산자락에 집을 짓고, 주말마다 오두막을 짓는다.
손으로 뚝딱뚝딱, 작은 캠핑장을 만들어가는 중이다.
언젠가는 누구든 와서 쉬어갈 수 있는 그런 공간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살다 보니, 우리가 생각한 인생 2막은 이렇게 흙 묻히며, 땀 흘리며 살아가는 삶이 됐다.
방송국에서 우리 이야기를 알고 싶어 한다.
이게 뭐 대단한 건가 싶다가도, 돌아보면 참 많은 걸 지나온 길이기도 하다.
조금은 느리고, 조금은 삐걱대지만 지금 우리는 우리가 만든 길을 걷고 있다.
어쩌면 이게, 진짜 우리다운 삶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