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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현정 Jun 07. 2023

대형견의 대형수술

탐사견 보리


어느 날부터 보리가 이상하게 발을 절뚝거렸습니다. 며칠 동안 지켜봐도 나아지지 않고 앉았다가 일어날 때고 힘들어했습니다. 아마 계단에서 내려오다가 미끄러진 것 같습니다.


동물병원에 가니 '슬개골 탈구증상'이라고 하였습니다. 이미 해피가 슬개골 탈구로 2번의 수술을 진행한 터라 증상은 알고 있었지만... 대형견에게도 나타날 줄은 몰랐습니다ㅜㅜ


강아지 슬개골 탈구 증상으로는 탈구 증상이 있는 다리에 힘이 안 들어가게끔 걷습니다. 또한 절뚝거림, 불규칙적인 걸음걸이, 무릎에서 '뚝뚝' 소리가 나고, 비정상적인 앉은 자세로(무릎이 바깥쪽으로 향하여 있음) 앉았는 증상이 보이곤 합니다. 슬개골 탈구는 미끄러짐, 부딪힘 등의 외상으로부터 발생할 수도 있지만, 유전적인 요인이 더 큰 원인을 제공합니다. 유전적 요인에 의한 슬개골 주변 관절의 비정상적인 형성이 슬개골 탈구의 주된 요인이란 뜻입니다. 슬개골 탈구는 대형견보다는 소형견에서 더 자주 나타나고 또한 암컷이 수컷보다 발병률이 1.5배 높습니다.

우리해피랑보리는 수컷인데... 왜그런거죠?...


동물병원 원장님께서 급하게 수술일정을 잡아주셨습니다. 기존에 다니던 동물병원은 작은 병원인데, 해피가 어릴 때부터 다녀서 6년 이상 다녔던 곳이라 보리도 쭉 이곳으로 진료를 다녔습니다. 작은 병원이라 대형견은 수술이 힘들긴 하지만 다른 선생님의 도움은 받아서 주말에 수술을 해주시기로 하였습니다. 


집에서 수술 전 준비를 하였습니다. 수술예정 부티의 털을 다 밀고 오라고 해서 집에 있던 이발기로 오른쪽 다리털을 다 밀어버렸습니다. 왠지 대형 닭가리 같네요~ㅋ



주말이 되어 수술을 하였습니다. 대현견이라 마취약도, 수술비도 두 배였습니다ㅜㅜ 

다행히 베테랑 원장님께서 수술을 잘해주셔서 잘 마치고 마취가 덜 풀린 상태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축 늘어져 있는 모습이 어찌나 짠하던지요... 수술이 잘 되었기 만을 바랐습니다.



수술부위는 생각보다 많이 컸습니다. 아프면 아프다고 말도 못 하는 동물이라 더욱 짠한 마음이었습니다. 보리가 자꾸 상처를 핥아서 네 카라를 채워 놓았습니다. 혹시나, 넥카라가 불편할까 싶어서 앞에는 꼭 쿠션을 베고 누울 수있게 해주었습니다. 상전이 따로 없습니다.




가족모두 보리가 아프다고 우쭈쭈~ 해주며 빨리 낳기만 만을 바라며 보리 옆에서 같이 누워 있어 주었습니다. 은근히 즐기는 보리^^



그럴 때면 보리가 얼마마 좋아하는지... 헤벌쭉~입니다^^ 헤피도 아픈 보리를 지켜주듯이 옆에 꼭 붙어 있습니다. 이럴 때 보면 사이가 참 좋습니다.



편하게 지내라고 부드러운 넥카라를 씌워 놓았는데... 아침에 일어나 보니... 붕대를 다 풀어놨습니다.

어쩔 수 없이 플라스틱 넥카라로 바꿔주었습니다. 플라스틱은 딱딱해서 눕기도 불편했지만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플라스틱 넥카라로 바꾸고 나서 앉거나 누워있으면 맘은 짠한데 나름 귀여웠습니다. 그러게 편한 걸로 해줄 때 잘하지~ㅋ


아침에 일어나서 잔디밭으로 쉬하러 갈 때는 더욱 귀엽습니다!ㅋㅋㅋ

마치 잔디밭을 탐사하는 '우주 탐사견' 같은 이 모습은... 너무 귀엽죠?^^

한참을 잔디밭을 탐색하더니 나서야 볼일을 보고 유유히 들어옵니다.



다행히 수술도 잘되고 재활도 잘해서 요즘을 절뚝이지 않고 잘 걷고 뜁니다. 무리하면 조금 힘들어하긴 하는데 적당히 운동하고 체충 관리도 하고 있습니다.

대형견의 수술은... 심적으로나 경제적으로 큰 맘을 먹고 해야 합니다.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오래오래 함께 하기만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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