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현정 Aug 11. 2023

다시 시작할 용기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선정


6월 말 보리의 사고 이후 글쓰기와 출근의 루틴이 된 일상의 단절이 시작되었습니다. 뇌출혈을 경험하고 쇠골 골절로 팔을 못쓰게 되면서 뇌가 잠시 정지되었던 것처럼 일상도 한동안 멈춰버렸습니다. 10일간의 입원 후 집에 돌아오니 기존으로의 일상회복이 쉽지 않았습니다.


우선 쇄골 골절로 인한 몸의 대근육 쓰기가 너무 힘들었습니다. 침대에서 일어나려고 하면 데루르르 굴러서 발이 바닥에 닿아야 겨우 몸을 일으킬 수 있어서 어느 날은 스스로 굼벵이 같다고 느끼기도 했습니다. 오른 팔로 할 수 있는 것은 가벼운 물건 들기나 손가락을 이용한 겨우 키보드 치는 정도이고  팔을 올리기도 내리기도 어려워서 왼손으로 오른팔을 들어다 놓아야 손을 움직일 수 있었습니다. 마치 오른쪽 머리가 가려운데 왼팔로 긁어야 하는 조금 이상한 모습 이랄까요?


그럭저럭 한 달간 몸을 회복하고 일상적인 루틴으로 돌아오고 싶은 마음은 간절한데 한 달간 쉬고 나니 몸 쓰기도 글쓰기도 예전처럼 돌아오지 않는 것이 이상했습니다. 몸이 삐걱대듯이 마음도 그러했습니다. 글쓰기도 시작은 해보았지만 한 번에 글을 쓰기도 힘들고 몇 줄을 쓰다 보면 연결과 마무리가 잘 안 되었습니다. 그렇게 어영부영 한 달이 지나가고 두 달 째로 들어설 무렵에 브런치 스토리 운영정책 변경 안내의 알림이 도착했습니다.


브런치 작가의 창작을 지원하는 '응원하기'를 선보입니다.

무슨 내용인지 궁금하기도 하고 오랫동안 방치에 두었던 브런치스토리를 자세히 읽어보니 이제는 브런치 스토리도 착장물로 후원을 받는 시스템으로 변경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저처럼 이제 막 시작한 새내기 작가들이 후원을 받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다행히도 5월부터 꾸준하게 매일 글을 발행한 덕분인지 운이 좋게도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배지를 달게 되었습니다.

우물 쭈물하고 있는 제게 다시 마음을 다잡고 시작해 보라는 뜻으로 알고 이번주부터는 꾸준히 글을 발행해 보려고 합니다.


지난달에 투고를 시작하고 아직 뚜렷하게 반응은 없지만 포기하지 않고 또 도전해 봐야겠지요? 어느새 굳어버린 몸과 뇌를 깨우려면 재활운동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너무 성급하게 뛰기 보다는 2023년 하반기를 거북이처럼 열심히 저의 길을 찾아가보려고 합니다.


“Nobody can go back and start a new beginning,
but anyone can start today and make a new ending”
“아무도 과거로 돌아가서 새로 시작할 수는 없지만,
누구나 오늘 시작해서 새로운 결말을 만들 수 있다”

                                                     마리아 로빈슨(Maria Robinson)       




매거진의 이전글 글쓰기로 시작된 소중한 인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