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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현정 Oct 27. 2023

당신의 건강은 안녕하십니까?

암투병 후 건강관리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유방암 2기... 갑작스러웠지만 서둘러 이런저런 검사를 하고 2주 만에 수술을 했다. 바로 이어서 6개월 간 항암치료... 벌써 2년이 다 되어간다.  그 후로는 정기검사를 통해 전이는 없는지 확인을 위해 6 개월에 한 번씩 종합검사를 한다.  얼마 전 다행히 3번의 검사를 모두 패스했다. 지금은 한 달에 한번 졸라덱스라는 호르몬주사를 맞고 매일 호르몬제와 칼슘약을 먹는다.


암수술 후 달라진 건 식습관이었다. 나는 하루에 한 끼 정도 먹고 그나마도 대충 때우는 습관이었다. 배부르면 아무리 맛있는 것도 숟가락을 바로 내려놓는다. 그나마도 귀찮아서 알약만 먹으면서 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항암치료를 하면서 식습관이 개선되었다. 항암주사를 맞고 오면 입맛이 하나도 없다. 그런데 약을 한 끼에 한 움큼식 먹어야 한다. 구토억제제, 진통제, 소화제, 신경안정제등 약만 먹어도 배부르지만 약을 먹기 위해서는 밥을 먹어야 한다. 암하고나면 소화가 잘 안 돼서 소화제가 잔뜩 먹어야하지만  그래도 식사는 필수다.



그래서 항암기간 동안 어쩔 수 없이 삼시 세끼를 먹기 시작했다. 모두 암치료하면 밥을 못 먹어서 마른다는데 다는 반대로 살이 5킬로나 쪘다. 마른 거보다 나은가? 단점은 배가 늘 더부룩하다는 거고 그때  살이 아직 안 빠진다는 것이다ㅜㅜ 항암치료를 마치고는 하루 두 끼로 다시 조정을 하였다.


얼마 전 사고로 뇌출혈과 쇠골골절이 있었다. 다행히 뇌출혈은 심하지 않아서 피가 마르는 동안 혹시 모를 예방을 위해 신경발작치료제를 3개월 정도 먹고 괜찮아졌다. 쇠골골절은 3개월 동안 어깨보호대를 차야했고 4개월이 지났지만 아직도 오른쪽 팔은 잘 못 쓴다. 운전이나 무거운 물건을 드는 것은 왼손으로 대부분 하고 있다. 그렇다고 생활에 크게 불편한 건 없다. 얼마 전부터 통증이 많이 줄어든 것만으로도 살 것 같다. 불행 중 다행히 유일하게 키보드를 두드리는 것은 잘한다.



보리하고 산책하다가 난 사고 이후로 산책을 전혀 나가지 못했다. 팔이 아픈 거지 다리가 아픈 건 아닌데... 이래선 안 되겠다고 생각해서 걷기 운동이라고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런데 마음먹은 은 왜 꼭 비가 오지?ㅜㅜ 비가오면 걷고 싶은걸지도...


안 되겠다. 당근이 필요하다. 지체 없이 당근앱을 열었다. '워킹머신'을 검색했다. 뜀박질은 필요 없으니 10만 원대 상태 좋은 것으로 서치를 하기 시작했다. 눈에 띄는 매물이 없어서 알람을 설정해 놨다. 며칠 후 알람이 울려서 상태 좋은 워킹머신을 찾았다. 당일날 집으로 데려왔다.



워킹머신이 온 그날부터 매일 아침, 저녁 10분씩만 걷자라고 목표를 세웠다. 처음부터 목표를 높게 잡으면 안 할 것 같았다. '10분쯤이야.'생각하니 큰 맘을 먹지 않아도 워킹머신에 올라가게 되었다. 나는 칭찬에 약하다. 혼자 하려니 신이 안 나서 가족방에 인증숏을 올렸다. 남편과 아이들이 한 마디씩 해주는 칭찬에 신이 났다.



하루에 10분씩 하다가 익숙해져서 20분으로 늘렸다. 속도도 조금 올려보았다. 내 몸이 적응하는 속도로 한 단계씩 올려보았다. 놀랍게도 할 때마다 시간, 속도가 한 걸음씩 성장하고 있다. 지금은 하루에 30분씩은 꼭 워킹머신을 한다. 처음에는 천천히 걷느라 500 미터정도에서 시작했는데 이제는 1.5킬로를 넘어서 2킬로에 도전 중이다. 운동을 많이 하는 사람에 비하면 새발의 피 수준이지만 지금 나에게는 이것도 큰 산을 오르고 있는 중이다. 올해 조금씩 늘려 5킬로가 되는 그날까지 매일 열심히 걸을 생각이다.


예전에 나는 계주선수를 할 정도로 달리기를 잘했다. 운동신경도 나름 좋았다. 지금은 겨우... 빨리 걷기 정도만 해도 다리가 후들거린다. 건강은 건강할 때 챙기다는 말이 실감이 난다. 하지만 아프고 나서의 경험으로 일상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다.


모두들 건강하시고 올해 얼마 안 남은 검강검진도 챙겨서 꼭 하시길^^ 나도 다음 주에는 남편과 손잡고 건강검진 예약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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