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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현정 Nov 01. 2023

플라시보 효과

기분 탓일까?

4개월 전에 사고로 쇠골골절이 되었다. 3개월간 어깨보호대를 하고 쇄골은 일부 붙었다고 하는데 아직도 팔뚝에 통증이 남아있었다. 보통은 통증이 이렇게 오래가지 않는데 정형외과에서는 어깨보호대로 인한 림프순환장애일 수도 있다고 했다. 



유방암 수술을 받은 오른팔은 림프절제 수술을 했기 때문에 팔부종이 생길 우려가 있어서 주사나 처치를 받을 수 없다. 그런데 8자로 생긴 어깨보호대 착용이 순환장애를 일으켜서 팔부종일수도 있다고 하니 덜컥 겁이 났다. 마침 종합병원 정기검진이 예약되어 있어서 걱정되는 마음에 담당의사 선생님께 팔부종이 아닌지 물었다.

다행히 아니라고 걱정 말라면서 혈액순환을 돕는 약을 처방해 주었다. 


약을 먹어도 팔통증과 저림 증상은 나아지지 않았다. 아프면 진통제를 조금씩 먹으면서 버텼다. 그러던 어느 날 브런치 피드의 글을 보다가 '금'의 효과에 관한 이야기 보게 되었다. 금을 찼는데 통증이 없어졌다는 글이었다. 나도 금목걸이라도 차야하나 생각했는데 게르마늄에도 좋은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문득, 몇 년 전에 일본연수를 갔다가 사 온 게르마늄 팔찌와 목걸이가 있다는 생각이 번쩍 났다. '맞다, 그때 산 게르마늄 팔지가 있었지!' 면역력증가, 통증완화등 만변통치약인 것처럼 얘기해서 충동구매를 한 적이 있었다. 남편과 내 것을 세트로 큰맘 먹고 거금을 주고 사 왔었다. 남편에게 잔소리만 엄청 들었다.ㅜㅜ 그때 나름 유명한 추성훈이 모델이었는데... 같이 연수를 간 국장님들은 모두 게르마늄 팔지를 하나씩 팔에 차고 나오느라 쇼핑몰에 품절대란을 일으켰었다. 그때는 그게 유행이었다. 지금생각하면 너무 웃음만 났다.



서랍을 꺼내서 목걸이와 팔지를 찾았다. 몇 년간 방치되어 서랍 깊숙한 곳에 있었다. 잃어버리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바로 그날부터 목걸이와 팔찌를 차고 다녔다. 나는 원래 귀가 많이 얇아서 충동구매도 잘한다. 그래서인지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니 왠지 팔이 덜 아픈 느낌이었다.


남편에게 '아 지난번에 일본에서 사 온 게르마늄 목걸이랑 팔지 찾더니 팔이 덜 아픈 것 같아~' 했더니 어이없어하며 말했다.

"플라시보 효과야!"


플라시보 효과는 환자가 비활성 물질이나 시술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건강 상태가 개선되거나 증상이 완화되는 현상을 말한다. 이러한 현상은 의학 및 심리학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연구되어 왔으며, 플라시보 효과가 환자의 치료 경험과 결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이 밝혀졌다. 플라시보 효과가 작동하는 정확한 메커니즘은 아직 완전히 이해되지 않았다. 그러나 연구자들은 블라시보 효과가 신경전달물질의 분비, 뇌 활동의 변화, 그리고 심리적 요인의 조합을 통해 발생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예를 들어, 환자가 효과적인 치료를 받고 있다고 믿을 때, 그들의 뇌는 통증 완화 또는 기타 긍정적인 건강 효과를 촉진하는 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나는 '플라시보 효과'라고 해도 상관없었다. 이런들, 저런들 어떠하리라는 마음이었다. 내가 느끼기에 덜 아프면 되는 거 아닌가? 약을 안 먹고 약 먹은 효과처럼 통증이 줄어든다면 그게 더 좋은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오늘도 게르마늄을 몸에 두르고 나왔다. 

덜 아프다~안아프다~! 정말 그런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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