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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현정 Aug 28. 2023

보리의 애착인형

보리는 꽥꽥이를 좋아해


보리는 애착하는 물건들이 많습니다. 이불만 보면 그렇게 집착하고 덮거나 둘둘 말아서 이불속에 폭 파묻히기를 좋아했는데 장난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인형을 좋아하기는 하는데 워낙~ 씹고 뜯고 맛보기를 좋아해서 천으로 된 인형은 하루 만에 눈알이 튀어나오거나 솜이 몸 밖으로 나오는 참사가 이어졌습니다. 고민 끝에 좀 오래가는 다른 재질의 장난감을 알아보게 되었습니다. 이것저것 찾다가 누르면 꽥~! 하고 소리가 나는 '크레이지 치킨'을 사주었습니다.



보리성격을 잘 알아서 넉넉히 3마리를 준비했습니다. 해피를 위해서 미니 꽥꽥이 2마리도 준비했습니다. 하지만 해피는 사람옆에 붙어있는 껌딱지라 장남감도 안좋아합니다. 몇번 핥기만 하다가 보리에게 모두 빼앗겼습니다. 보리는 장난감 인형이 도착하자마자 맘에 들었는지 너무 좋아하면서 포장도 안 풀었는데 놀고 싶어서 안달이었습니다.



생각보다 꽥꽥이 인형을 너무 좋아했습니다. 해피가 달라고 해도 절대 주지 않고 꽉 물고 있었습니다. 입에 자석이 달린 듯이 늘 물고 다녔습니다. 꽥꽥이는 잠을 잘 때도 보리와 함께였습니다.



보리는 잠들기 전에 자기가 좋아하는 장난감을 모두 모아다가 놓고는 잡이 들었습니다. 마치 우리가 갖다 놓은 것처럼 방석에 고이 모셔두고 잠을 청했습니다. 어느 날은 누가 뺏어가기라도 할까 봐 깔고 자기도 했습니다.


보리야~ 왜 차렷자세로 자는 거야?


어느 때는 다리를 쭉 펴고 자는 모습이 마치 꽥꽥이 흉내를 내는 것 같기도 했습니다. 기분 탓이겠지요?



며칠을 물고 뜯고 맛보더니 꽥꽥이도 결국 목이 분리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닭다리만 덩그러니 남은 것도 얼마나 소듕이 간직하는지... 자기 전에도 머리맡에 물어다 놓고는 꼭 지키곤 했습니다.


보리가 있는 곳이면 꼭~ 노란 꽥꽥이가 주위에 있습니다. 이제는 보리가 갖고 다니는 건지 꽥꽥이가 쫓아다는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참 잘도 물어서 데리고 다닙니다.



어느 날부턴가 큰 꽥꽥이는 머리를 모두 물어뜯어 분리해서 사망시켜 놓고 해피 주려고 장만한 미니 꽥꽥이를 데리고 다녔습니다.

보리야~ 니 덩치에는 안 어울린다~ 해피 형님 드려라~^^


무릎을 베고 눕는 걸 좋아하는 우리 보리... 엄마는 힘들단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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