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곰을 닮은 보리의 선물
보리에게 새로운 집이 생겼습니다. 사무실에서 문화센터 수업으로 이글루 만들기를 하였는데 수업을 마치고 그냥 버리기 아까워서 백곰을 닮은 보리가 생각나서 집으로 가져왔습니다. 백곰처럼 생긴 보리와 참 잘 어울리지요? 그런데 생각과는 달리 '이걸 왜 나한테 가져온 거냐'며 보는 둥 마는 둥 크게 관심이 없습니다.
밖에서 구경만 하고 있다가 조금 익숙 해고 탐색을 하더니 슬슬 입구로 들어가 봅니다. 처음에는 간식을 넣어주면서 연습도 해보았더니 아직은 어색한지 간식만 얼른 먹고 나옵니다. 컴컴한 동굴 같아서 별로인가 봅니다. 간식으로 유혹해서 겨우 두세 컷 건졌습니다ㅜㅜ
그렇게 이글루는 며칠 동안 거실에 방치되어 있었습니다. 이글루는 궁둥이로 밀고 퇴근한 아빠 옆에 껌딱지처럼 딱 붙어 있습니다. 덩치 큰 애교쟁이 보리입니다.
보리는 이글루를 통째로 이리저리 끌고 다녔습니다. 어느 날은 거실중앙에 떡가니 가져다 놓고 멀뚱이 구경만 합니다. 보리에게는 그냥 큰 장난감 인 셈이지요. 애물단지 이글루 덕분에 집이 점점 난장판에 발 디딜 틈이 없어졌습니다.
결국 이글루를 신나게 부셔놓고 '에라~모르겠다'하며 잠만 쿨쿨 자고 있습니다. 갖다 주면 신기해하고 좋아할 거라는 우리만의 욕심이었나 생각이 듭니다. 이글루는 그렇게 며칠간 좁은 거실에서 보리에게 끌려다니다가 산산이 분해되었습니다.
보리는 백곰이 아니었습니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