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서 물어오다’(Retrieve)라는 단어의 뜻대로 래브라도 리트리버의 일은 어부들이 물고기를 잡기 위해 바닷가에 펼쳐놓은 그물을 회수하는 일이었습니다.
래브라도 리트리버는 사람에게 친근한 만큼 반려견으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지만, 그 못지않게 뛰어난 능력들을 가지고 있어 목적견으로서도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시각 장애인을 돕는 안내견의 대부분이 래브라도 리트리버라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죠. 거기에 뛰어난 후각 능력과 민첩성을 가지고 있어 마약 및 폭탄 탐지견과 수색 및 구조견으로서도 그 능력을 인정받았습니다. 특히 2017년 9월, 멕시코 강진 현장에서 무려 52명의 조난자를 구출한 ‘프리다’가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세기에 들어서는 미국에도 소개가 되면서 미국 사람들이 가장 사랑하는 반려견이 됐습니다. 미국 켄넬 클럽(American Kennel Club)이 해마다 발표하는 견종 인기 순위에 따르면 래브라도 리트리버는 1991년부터 2018년까지 27년간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래브라도 리트리버는 온순한 성격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2살이 지난 성견의 이야기일 뿐, 그전까지의 래브라도 리트리버는 엄청난 말괄량이입니다. 몸집이 큰 개가 활발하기까지 하니 조금만 움직여도 집안의 물건들이 깨지고 망가지기 일쑤라고 하는데요. 이는 반려인들 사이에서 골든 리트리버와 함께 ‘마의 2년’으로 일컬어지는 기간이기도 합니다.
처음 보리는 데려왔을 때는 얼마나 클지 상상이 되지 않았습니다. 너무 작고 소중해서 언제 까지나 그럴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건 우리만의 착각이었습니다.
1.5키로 보리
사실, 대형견인줄은 알고 입양을 결정하기는 했지만 데려올 때의 상태로 봐서는 '뭐 얼마나 크겠어?'라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대형견을 가까이서 봐본 적이 없고 해피보다 작아서 터봐야 해피의 두세 배 정도?라고 생각했습니다. 해피도 마찬가지였겠지요?
보리는 해피에 비해 밥 먹는 양이 엄청 많았습니다. 돌밥이라고 하지요? 먹보보리는 한 그릇을 다 먹고 돌아서면 또 달라고 보챕니다. 밥도 간식도 너무 순식간에 먹어치워서 여러 가지 노즈워크도 사서 놀게 해 주었지만 뭐든 눈 깜짝할 사이에 해치워버립니다.
밥을 계속 줄 수없어서 놀면서 먹으라고 사료를 넣어주는 노크워크를 사 주었습니다. 처음에는 사료는 먹고 싶은데 어떻게 하는지 몰라서 짜증을 내며 밀고 다니다가 어느 순간 병을 거꾸로 하면 사료가 나온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똑똑한 울 보리^^ 그런데 먹이에 대한 집작이 많은 녀석이라 계속 뒤집어서 사료를 다 먹을 때까지 자리를 떠나지 않고 가지고 놀았습니다. 그러기를 이삼일 후... 답답한 나머지 뚜껑을 물어뜯어서 다른 장난감과 인형들처럼... 일주일도 안되어 망가져 버렸습니다.
보리 깨우기 실패
먹고 나서는 하루종일 잠을 잡니다. 한번 잠들면 깨워도 절대 일어나지 않습니다. 일부러 눈을 꼭 감고 있는 것 같아서 한두 번 깨워봤는데 흔들어서 깨워도 모를 정도로 푹 잡니다. 아마도 잠자는 만큼 크는 것 같습니다. 자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몇 번깨워봤지만 실패입니다. 가끔 동영상 보시고동물학대 하지 마라고하시는 분들도있는데ㅜㅜ 처음에 불러도 안 일어나서일부러 그러는 줄 알고 한두 번깨우다가 안 일어나길래그 후로는 잠잘 때는안 깨웁니다^^
강아지는 2~3개월 차에는 예방접종 완료가 되지 않아 바이러스 질병에 감염될 위험이 있어서 산책을 데리고 나가면 안 됩니다. 3~4개월이 후 3차 접종이 끝나야 서서히 야외 활동이 가능해집니다. 그래서 보리도 3개월 차까지는 해피와 마당에서 놀면서 운동을 했습니다. 이름을 부르면 자기를 부르는지 아는지 뛰어오기도 합니다.
1~2주가 지나고 나니 해피보다 몸집이 커져서 마당에 데리고 나가면 해피에게 놀자면서 치대는 모습이 마치 형에게 대드는 것 같기도 합니다. 한 성질 하는 해피도 덩치에는 밀려도 절대 지지는 않습니다.
건들지 마라!
매일 마당에서 해피랑 놀면서 야외놀이를 하다가 4개월차에 접어들 무렵에 첫 산책을 나가 보았습니다. 처음에는 걷기는 커녕 바깥에 나온 게 처음이라 무서운지 꼼짝도 안 하고 의자아래로 숨어 있었습니다.
바닥에 납작 엎드려있다가 에라 모르겠다면서 누워있는 모습이 깨물어주고 싶게 귀여운 건 팔불출이라 그렇겠지요? 흙바닥에 뒹굴뒹굴ㅜㅜ 이래서 산책 후에 목욕을 해야 하는 건 필수 코스입니다.
아이들처럼 처음 마주하는 바깥세상이 무서운 건 보리도 마찬가지 일거라고 생각합니다. 조금씩 산책을 늘려가면서 익숙해지도록 하면 재미를 느끼게 되겠지요? 얼마나 걸었다고 헥헥 대는 모습도 너무 이쁩니다. 벌써 의젓해 보이는 것은 기분 탓일까요?
산책에 다녀오자마자 답답한지 하네스를 자기가 벗으려고 낑낑대는 모습도 사랑스럽습니다. 앞으로 험난한 세상에 첫발을 내디딘 아기보리! 언제까지나 함께 일 수는 없겠지만 시간이 허락하는 그날까지 사랑으로 보살피렵니다.
보리의 성장속도를 가늠해 보려고 아기상어랑 함께 찍어 보았습니다. 2주 만에 두배로 커버린 보리는 앞으로도 10배 정도 클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