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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 12. 2023
천사견을 키우려면 인내가 필요합니다
사고뭉치 보리
보리는 래브라도 리트리버 품종입니다.
래브라도 리트리버는 머리 좋기로 견종 중 탑 10에 들 정도이며, 유난스럽지 않으며 주인의 기분을 잘 살피고 인내심도 강합니다. 'Retriever'는 회수견이라는 뜻으로, 사냥감을 회수하는 목적으로 기르는 견종에게 붙이는 이름입니다. 래브라도 리트리버는 오리 회수견으로 물에서 사냥된 오리를 회수해 오던 견종이기 때문에 수영을 잘합니다. 경호나 조난자 구조에도 능력을 발휘하기도 하고 우리나라에서는 실질적으로 시각장애인 안내견으로는 유일한 견종입니다. 3대 천사견 중 하나로 불리며 미국에서 인기 견종 순위를 매기면 웬만하면 1위를 차지하는 견종이라고 합니다.
보리는 2018년에 입양하여 지금은 6살입니다. 1.5킬로의 처음 보리를 만난 날... 아픈 아이라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건강한 아이로 데려가라고 했지만 자꾸 눈에 밟혀서 보리를 집으로 데리고 왔습니다.
랩댕이(래브라도 댕댕이)들은 인절미라고 하지요? 너무 작고 소중하고 인절미, 특히 코가 말랑말랑하고 작은 아기 보리입니다. 아프지말고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보리의 자는 모습은 지금 봐도 심쿵! 합니다.너무 귀엽고 소중한 시작은 그리 길지 않았습니다.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자라는 속도가 눈에 보일 정도로 빠르게 성장였습니다. 아마도 하루종일 먹고 자고 해서 콩나물처럼 쑥쑥 자란 것 같습니다. 여행다녀오느라 일주일 정도 못보면 어느새 훌쩍 커버려서 다른아인가 싶을 때도 있었습니다.
집으로 데려와 얼마 지나지 않아서 보리의 사고가 시작되었습니다. 누가...리트리버를 천사견이라고 하였을까요? 정말...보리의 사고의 스케일은 남다릅니다.
화분을 통째로 뽑아서 씹어먹는 건 기본입니다.
어느날은 이가 간지러운지 배변패드며 인형들을 하루에 하나씩 파헤쳐 놓습니다. 우리 불쌍한 보리의장남감 인형들은 어느날은 코가, 눈이 하나씩 없어지더니 결국은 하늘나라로 갔습니다.
퇴근해서 이정도 어질러놓은 것은 애교에 불과합니다. 낮이면 혼자서 대형사고 치는 보리 덕분에 거실에 홈CC를 설치하였습니다.
가끔 사고치는지 감시하려고 카메라를 통해 본 우리 집 거실은 난장판이었습니다. 이럴 때면 사이렌을 울리고 스피커로 "김보리" 라고 부릅니다. 처음에는 깜짝 놀라서 멈추더니 몇번 당하고는 영리해서 우리가 집에 없는 걸 알고는 신경도 안 쓰고 여전히 사고를 칩니다.
어느 날은 서랍장이 궁금했는지 물건을 다 꺼내어 탐색 중입니다. 하지 말라고 사이렌을 울렸더니 잠시 뒤놀아보더니... 아랑곳 않고 다시 서랍장을 뒤집니다. 아주~유유자적입니다.
"보리야~ 집이 난장판이데 잠이오니?!" 온집안을 뒤집어 놓고 피곤했는지 자기가 만들어놓은 쓰레기장에서 천진난만하게 쿨쿨 잠을 자고 있습니다. 으이구~속은 엄마만 터지는 거니까요ㅜㅜ
이날은 정말 바로 뛰어가서 혼내주고 싶었지만 꾹 참았습니다. 그동안 해피가 사고치던 것은 일도 아니었습니다. 소형견과 대형견의 사고스케일은 차이가 큽니다. 보리를 키우면서 참을 인자를 몇 번을 썼는지 모릅니다. 리트리버는 활발한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충분한 운동이 필요하고 매일 일정한 시간 동안 산책을 시키거나 뛰어노는 등의 운동을 시켜주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아마도 우리가 직장을 다니느라 산책을 많이 못 시켜줘서 스트레스를 받아서 그런 것 같아서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짠한마음에 더 혼을 못낸것 같기도합니다. 그래도 남편이 출근전에, 퇴근후에 하루에 두번씩은 산책을 시켜주었습니다. 그정도로는 보리의 에너지를 감당하지 못하는 것같습니다.
우리가 선택해서 입양했으니 참아야겠지요. 대형견을 키우려면 인내가 필요합니다.
오늘도 참을 '인'을 마음에 새기며 사랑스럽게 보리를 쓰담쓰담 해줍니다.
보리야~사고 쳐도 좋으니 오리오래 우리곁에 있어줘!
이렇게 잠잘 때가 제일 예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