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공감의 기술 Dec 08. 2020

인생 세 가지 불행

인생 삼불행(人生三不幸)

 젊은 나이에 승승장구하며 놀라운 성공을 거둡니다. 하는 일마다 술술 풀립니다. 손대는 일마다 대박을 터뜨리며 출세 가도를 달립니다. 어찌 저런 능력을 타고났을까 놀랍기 그지없습니다.

 부모의 재력과 위세가 하늘을 찌를 듯합니다. 금수저로 태어나 고생은커녕 금이야 옥이야 사랑을 받고 자랐습니다. 어려움이 생겨도 부모가 해결해주었고 원하는 건 무엇이든 얻을 수 있었습니다. 부모 잘 만나 살아 가는데 거침없습니다. 전생에 나라를 구한 걸까요? 그저 부럽기만 합니다.

 어릴 때부터 영특합니다. 하나를 알면 열을 깨우치는 비범한 재주를 타고났습니다. '천재'라는 말도 부족할 만큼 재주가 출중했습니다. 같은 사람인데, 같은 머리를 달고 태어났는데 재능은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조상을 탓해야 할까요? 나와는 차원이 다른 사람으로 우러러 보입니다.


젊어서부터 실패 없이 출세하며 성공을 손에 거머쥐고 싶습니다.

재력 많은 부모 밑에서 금수저로 태어나 누릴 것 다 누리며 살고 싶은 마음이 들 때도 있고요.

천재나 수재로 태어나 비상한 재능을 가졌으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상상을 합니다.

이 세 가지 조건 중 한 가지라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은 누구나 있었을 겁니다.


젊어서 대박을 터뜨리고 신화를 일군 사업가가 한순간에 무너져 재기불능이 된 경우를 심심찮게 봅니다.

잊을만하면 보도되는 재벌가 자식들의 망나니 행동이 눈살을 찌푸리게 합니다.

영재로 소문났던 아이들이 사회에 적응하지 못해 몰락하는 모습도 봅니다. 어려서 놀라운 재능을 보여 유명해진 아이돌이나 스포츠 유망주가 점점 망가지는 경우도 심심찮게 접하는 소식입니다.

누구나 바라는 세 가지 조건이 인생을 불행하게 만드는 씨앗이라는 사실이 아이러니합니다.




너무 일찍 성공을 하고 출세를 하면 자신이 엄청 위대한 줄 믿습니다.

인간이기에 실수를 합니다. 인간이기 때문에 성공도 하지만 실패도 합니다. 지금은 성공가도를 달리지만 영원하지 않습니다. 고비는 찾아오게 마련이고 시련 또한 피할 수 없습니다.

사회는 급변합니다. 언제 어디서 무슨 변수가 터질지 모르는 급박함에도 자신의 능력과 재능만 맹신합니다. 성공을 거둘수록 점차 안일해지고 자만에 빠지기 쉽습니다. 자만에 빠질수록 세상이 만만하게 보입니다. 자만의 크기가 클수록 실패를 했을 때의 좌절감도 큽니다. 젊어서 성공했던 달콤함을 잊지 못합니다. 나이 들어서도 성공은 당연할 거라 믿었는데 세상은 예전 같지 않습니다. 자만과 좌절이 물불을 가리지 못하는 무모함으로 나타납니다. 자칫 거침없는 파죽지세였던 젊은 날의 성공은 연이은 실패로 재기 불능 상태로 빠져 버립니다.  


부모의 위세를 등에 업고 현재를 아무 노력 없이 살아가는 것은 불행의 전조일 수 있습니다. 부모의 재력으로 부족함을 모르고 살기에 배우기를 게을리합니다. 노력도 귀찮아합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자식이 고생하는 꼴을 보면 마음이 아픕니다. 부모가 나서서 자식 일을 대신해주다 보면 자식은 으레 부모만 의지합니다. 부모의 재력이 마치 자기 능력인양 착각합니다.

'부모는 기다려주지 않는다'라고 했습니다. 부모는 자식보다 오래 살 수 없습니다. 설령 자식보다 오래 산다면 그마저도 불행입니다. 부모가 영원토록 지켜주지 못합니다. 부모가 떠나는 순간 추락합니다. 추락을 하는데 날개마저 없습니다. 잘난 부모를 만난 것이 인생에 재앙이 될 수 있습니다.


태어날 때 뛰어난 재주와 출중한 능력을 가진 것 또한 불행일 수 있습니다. 하나를 알면 열을 깨우치는 능력을 가졌기에 하나를 배우면 둘도 모르는 사람을 이해하기가 더 어렵습니다. 땀 흘려 낑낑대며 노력하는 사람과 어울리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재능과 능력만 믿어 우월감에 빠집니다. 개인적인 재능과 능력은 출중할지언정 사회적 적응 능력은 미약합니다. 불행의 늪에 빠지기도 합니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라고 했습니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는데 너무 일찍 익어버려 고개 숙이는 법을 배우지 못했습니다. 고개를 숙일 줄 알아야 강한 바람에 흔들려도 부러지지 않습니다. 풍성한 알곡을 지켜낼 수 있습니다. 고개 숙이는 법을 모르는 벼는 바람에 꺾이거나 뿌리째 뽑혀버립니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라고 했습니다. 어려움을 당하고 시련과 부딪히며 처절하게 살았기에 고생은 성공의 디딤돌이 됩니다. 아무리 치밀하게 준비하고 대비해도 위기를 피할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안일함에 빠지지 않습니다.

인간은 실패를 통해 세상 무서운 줄 알고 자신의 부족함을 받아들입니다. 수많은 어려움을 겪고 이겨내면서 겸손을 배웁니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는 진리를 깨닫습니다.

챔피언 자리에 오르기도 어렵지만 챔피언 자리를 지키는 것은 더 어렵다고 하듯이

성공도 마찬가지입니다. 성공을 하기도 어렵지만 지키는 건 더 어렵습니다.

성공을 지키려면, 재능과 능력을 끝까지 이어가려면 성공했을 때보다 더한 노력과 겸손함이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삶을 망가뜨리는 독이 될 수 있습니다.


젊어서 출세하는 것, 부모 잘 만나는 것, 출중한 재능을 타고나는 것을 너무 부러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축복이라 의심치 않았던 조건이 자칫 불행의 씨앗으로 되돌아올 수 있으니 말입니다.  



작가의 이전글 기분 좋은 날, 만들어 볼까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