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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감의 기술 Sep 24. 2020

햄릿 증후군

결정장애 극복하기


친구 둘이 점심을 먹으려고 합니다. 한 친구가 묻습니다.
"야, 뭐 먹을까?"
다른 친구의 영혼 없는 대답,
"아무거나" 

연인 사이 남녀가 다정히 영화관으로 갑니다. 남자가 묻습니다.
"무슨 영화 볼까?"
여자의 시크한 대답,
"아무거나" 

주말에 가족 여행을 가려고 합니다. 아내가 묻습니다.
"어디 갈까?"
 남편의 무심한 대답,
"아무 데나"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하며 고뇌하던 햄릿은 후손들에게 햄릿 증후군을 선사했습니다.
"짜장면을 먹을 것인가, 짬뽕을 먹을 것인가?"
- 짜장면을 먹기로 했다면 무슨 짜장을 먹을 것인가?
"산으로 갈 것인가, 바다로 갈 것인가?"
- 바다로 갈 거면 동해? 남해? 서해? 하다못해 워터파크?
"밖으로 나갈 것인가, 집콕을 할 것인가?"
- 집콕을 한다면 뭘 먹고 하루 종일 뭐하지?
한두 가지가 아닌 선택지를 놓고 이도 저도 결정하지 못하는 심리를 말합니다. 




산다는 건 선택의 연속입니다.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하든 선택과 동시에 시작합니다. 해나가는 과정도 선택이 따릅니다. 

햄버거 종류만 수십 가지가 넘고, 유명 아이스크림 가게는 선택이 기본 31개에서 시작합니다. 

점심 메뉴를 쉽게 고르지 못해 갈팡질팡하다 사다리를 타거나 찍기를 합니다. 

음료 하나 살 때도 친구에게 물어보고 물건 하나 고를 때도 옆사람에게 몇 번이고 되물어봅니다.

선택을 하려니 이것저것 생각할 게 많아집니다. 선택하기란 늘 고민되고 어렵습니다. 

누가 대신 정해주면 좋겠다고 바라는 나는 우유부단한 걸까요?

수많은 선택지를 놓고 이랬다 저랬다 하는 걸 보며 '결정장애'가 아닌가 하는 의심까지 듭니다.  


결정할 때마다 고민하고 망설이는 이유는 뭘까요?  

사람은 현재 가지고 있는 것을 유지하려는 습성이 있습니다. 

지금 상태가 '안전'하다고, '안정적'이라고 느끼기 때문에 선택 이후의 변화를 두려워합니다. 가진 것을 잃고 싶지 않은 집착이 선택을 망설이고 결정을 미룹니다. 자칫 새로운 기회를 흘러 보내고 꿈과 비전을 실현할 기회를 놓치는 이유이기도 하죠.


또한 사람은 지금 하지 않아도, '나중'에 결정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보다 더 나은 기회가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기대했던 나중이 되면 '그때 했어야 했는데' '그때 이랬어야 했는데' 후회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으니 주의하세요.


누구나가 '잘못된 결정'이 될까 봐 두려워합니다. 

지금 결정이 잘못되어 상황이 급격하게 나빠지지는 않을지,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을지 걱정부터 합니다. 살아보지도 않은, 아직 오지도 않은 미래 일을 지금 상황에서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봅니다. 삶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니 위험부터 생각합니다. 


하고 싶은 것도, 보고 싶은 것도, 가고 싶은 곳도 많은 풍요로운 사회는 매일같이 새로운 정보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무엇을 할까? 무얼 먹을까? 어디를 갈까?' 같은 사소한 것부터 진학, 소비, 이직, 투자, 대인관계 등등에 이르기까지 매일매일 수많은 선택의 순간과 마주합니다. 

누구나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정보는 넘쳐나지만 속 시원하게 결정해주는 이는 아무도 없습니다. 정보가 많아질수록 고민이 깊어집니다. 고민이 깊을수록 결정은 오리무중이 됩니다.  






전직 프랑스 대통령이었던 드골은 결정에 대해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습니다.
"완전한 결정을 추구하는 데 매달리는 것보다 어리석은 일은 없다.
불완전하더라도 신속하게 결정해서 실천하는 것이 더 낫다."  

장고 끝에 악수를 둔다는 말이 있습니다.
최선의 선택은 고민하는 시간에 비례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과도한 고민은 결정을 주저합니다. 주저할수록 후회와 미련이 남습니다.  
변화는 결정과 동시에 시작됩니다. '안전'하다고 여기는 지금과 결별을 하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내 우물쭈물하다가 이럴 줄 알았지'
극작가 조지 버나드 쇼의 묘비에 적힌 글입니다.
선택지를 두고 지나친 고민, 결정을 할까 말까 망설임, 잘못되면 어쩌나 두려움. 
결국엔 결정장애, 햄릿 증후군이 됩니다.
우물쭈물하다가 자칫 병납니다. 

자신을 믿는다면  
확고한 기준을 설정하고
결정은 신속하게, 선택은 후회 없이!
신중하게 내린 결정은 결정을 하지 않았을 때보다 훨씬 잘한 선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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