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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감의 기술 Jan 06. 2021

새해 소망은 지금 로딩 중?!

새해 희망 찬 분위기, 한결같이 이어가시길


 해마다 12월, 12월이 되면 흔히 듣게 되는, 꼭 하게 되는 연말 대화가 있습니다.

'아, 벌써 올해도 다 갔네.'

'아이고, 또 한 살 먹는구나.'

'근데 어째 연말 분위기가 하나도 안 나냐?'

 그리고 이런 말도 자주 하고 듣습니다.

'올해는 정말 한 것도 없는데 다 갔네.'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연말에 보신각 타종을 들으면서 한 해와 작별을 고합니다.

 2020년 하면 우선 드는 생각은 뭐니 뭐니 해도 지긋지긋함, 답답함 아닐까 싶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일 년 내내 마스크를 달고 살았고요, 갈 곳도 제한적이었습니다. 마음 놓고 밥 한 끼도 못하고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인데 1년 동안 거리를 두고 지냈으니 답답함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코로나, 말만 들어도 지긋지긋합니다.

 그러니 묵은해를 떠나보낼 때 이 바이러스 덩어리도 함께 사라져 주기를 간절히 염원했습니다.  


 희망찬 새해라는 말을 여기저기서 듣다 보면요, 정말이지 새해에는 희망이 가득할 것만 같은 기대를 부풀게 합니다. 아무렴 올해 2021년이 설령 별로라고 해도 작년만큼이나 나쁠까 싶고요. 2020년이 힘들었던 것만큼 새해가 빨리 오기를 손꼽아 기다리지 않았나 싶습니다.

 1월 1일 신정은 휴일이죠. 때마침 금요일이라 연휴를 즐겼습니다. 한 해 동안 쌓인 답답한 몸과 마음을 차분하게 휴식으로 달래면서요. 시작부터 기분이 좋았습니다.  




 새해가 밝은 지 며칠 지나고 늘 똑같았던 일상을 되풀이하면 또다시 흔히들 나누는 연초 대화가 있습니다.

'새해 소망은 빌었냐?'

'올해는 좀 나아지려나?'

'새해가 밝았는데도 분위기는 어째 똑같냐?"


 다사다난한 한 해가 가고 희망찬 새해가 왔으니 일상도 나아질 거라는 기대는 당연할지도 모릅니다.

 예년만 해도 종무식을 하고 망년회, 송년회를 하면서 묵은해를 보냅니다. 술잔을 비우며 한 해 동안 쌓인 스트레스, 고달픔도 함께 담아 날려버렸습니다.

 시무식에 새로운 각오를, 신년회를 하며 굳은 다짐을 한 데다가 새해 소망까지 빌었습니다. 여기저기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인사를 숱하게 들어 진짜 달라지지 않을까 기대가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만 현실은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2020년 연말은 이런 모임마저 없었죠.

 

 똑같은 사무실에, 똑같은 자리에 앉아 어제와 다를 바 없는 일을 합니다. 작년과 별반 차이 없는 업무는 올해도 계속되고요. 가정에 있는 식구들이나 회사에서 보는 동료들이나 동네 이웃들도 변한 게 없어 보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인사도 새해가 시작된 지 며칠도 안돼 사라져 버립니다.

 작년 문제는 해가 바뀌어도 그대로 이어지고 문제 하나 해결하면 또 다른 문제가 생기는 삶은 여전합니다. 엄밀히 말해 날짜만 하루 바뀌었을 뿐이니 연말과 연시 분위기가 달라져봤자 얼마나 달라지겠습니까.   




 분위기라는 거는요. 주변의 공기나 기운, 공감각적인 자극들에서 오는 주위의 경험을 '분위기'라 표현합니다. 마치 공기 중에 퍼져 있는 물기, 습도 같은 거라서 누가 억지로 만들어내기 어렵죠.

 분위기 띄운다는 말이 있습니다. 축 처지고 가라앉은 분위기에 누군가가 농담을 건네며 격려를 하고 옆에서 호응하면서 분위기가 살아납니다.

 희망찬 분위기를 내고 싶으면요. 우리 주변에 한 명 한 명이 따뜻한 기운을 퍼뜨릴 때, 설레고 즐거운 일을 만들어 낼 때, 그 훈훈함이 금방 썰렁해진 연초 분위기를 데워줄 겁니다. 그러다 보면 새해에 희망찬 분위기도 살려내지 않을까 싶은데 말입니다.


 답답하고 지겹고 꼼짝도 못 했던 연말에 따뜻한 호빵 하나가 주는 잠깐의 즐거움으로 연말 분위기를 내어보며 달랬습니다. 새해에도 희망의 인사를 나눈 그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갔으면 합니다. 조금 있으면 새해 인사를 또 나눌 거잖아요. 설날이 오니까요.

 연말연시 분위기 안 난다고, 새해가 밝았는데 답답하다고 투덜대지 마시고요. 새해가 얼마 지났다고 벌써 기운 빠져하십니까. 마스크를 벗지 못하는 시국이니 내가 먼저 선한 눈빛도 날리고요, 따뜻한 말 한마디, 희망 섞인 말을 나누고요. 그러다 보면 내 주위부터 점점 밝아지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렇게 다들 희망찬 분위기를 만들어 이어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어제의 해나 오늘의 해는 다를 바 없습니다. 작년이나 올해나 똑같은 태양입니다. 어제의 나나 오늘의 나나 별반 차이 없듯이 말이죠. 천문학적으로 따져도 1초도 안 되는 차이로 가는 해와 오는 해로 나누어졌을 뿐입니다.

 그러니 특별히 연초라고 잔뜩 기대하다 금세 실망하지 말고요, 어렵게 가진 새해 마음가짐을 1년 365일 한결같이 밝고 희망적인 분위기로 이어가기를 소원해봅니다.

 지금 2021년 간절한 소망들이 로딩 중일 지도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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