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공감의 기술 Apr 13. 2021

각본 없는 드라마의 주인공은 나야 나!

 인생이 언제 시작했는지, 끝은 또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릅니다.

 인생을 사는 내내 어디를 가야 할지, 어떻게 살아갈지 정해진 길도 없습니다. 설령 있다고 해도 이 역시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마치 대본이 없는 영화나 각본 없는 드라마처럼 오늘도 한 컷 한 컷을 만들어내며 인생이란 드라마를 완성해 갑니다.  




 애당초 각본도 없는 인생을 사는 우리 모두는 배우가 아닐까 싶습니다.

 내가 이끌고 나가는 드라마에서는 당당한 주인공이기도 하고, 아울러 내 주변 누군가의 작품에는 기꺼이 출연해 주는 조연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어떤 작품에서는 주인공의 상대역이 되고요, 나도 잘 알지 못하는 작품 세계에서는 카메오로 잠시 스쳤다 지나갑니다.

 근데요, 한 가지 애로사항이 있습니다. 이 드라마는 각본이 없다고 했습니다. 그러니 어떻게 진행되고 끝나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습니다.


 밤낮으로 심혈을 기울여 애를 썼으면 이쯤에선 성공하는 장면이 나올 법도 한데 아직도 애만 쓰는 장면에서 벗어나지를 못하고요, 이 길로 가면 다음 장면은 순탄하고 아름다운 꽃길일 거라 기대했는데 가시밭길이 펼쳐져 한숨만 팍팍 나올 때도 있습니다. 대개는 어제나 오늘이나 늘 비슷비슷한 장면만 지겹게 무한 반복되기도 합니다.

 누군가의 작품에서는 내가 이쯤에서 빠져줘야 이 드라마가 새로운 국면을 맞는데 나라는 배우는 참 눈치도 없어서 여전히 기웃거리며 원망을 듣기도 합니다.

 촬영장이 바뀌는데도 미련이 많아 퇴장도 하지 않고 우물쭈물거리곤 했습니다. 한 편의 연극이 끝났는데 나만 끝난 줄도 모르고 혼자 북 치고 장구 칠 때도 있었습니다.


 돌이켜 보면 그의 혹은 그녀의 드라마에서 나는 그저 잠시 얼굴만 비치고 지나가는 행인 역할이었는데 마치 상대역이 된 듯 마냥 으스대곤 했습니다. 이 작품에서는 있으나 마나 한 엑스트라였는데 나 없으면 안 된다는 착각 속에서 혼자 헛힘만 쓰기도 했고요.

 수많은 작품에서 나는 그저 스쳐 지나가는 바람이나 사람이었을 뿐인데 왜 그랬을까요? 당연히 각본이 없으니 그랬겠지만 말입니다. 이러면 눈치도 생기고 세상 돌아가는 이치도 배웠을 텐데 별로 나아진 것도 없이 지금도 여전히 헤매고 실수하는 등장인물로 살아갑니다.   




 대본 없는 인생에 우리 모두는 배우입니다.

 내가 하는 연기에 따라 장면이 만들어지고 드라마 속의 드라마가 탄생합니다. 사람들의 주목을 한 몸에 받는 배우가 있는가 하면, 알아주는 이 하나 없어도 오늘도 묵묵히 자신의 배역을 충실히 연기하며 살아가는 대부분의 배우들이 있습니다.

 세상이라는 무대는 수없이 많은 각본 없는 드라마로 얽히고설켜 있지만 맡은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는 이름 없는 대다수의 사람들에 의해 돌아가고 발전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세상이 알아주든 말든 상관없이 말입니다.


 각본 없는 드라마가 가끔은 사람들에게 기쁨과 감동을 주기도 합니다. 내 인생 드라마도 그랬으면 좋으련만 아직은 때가 아닌가 봅니다.

 삶이란 무대가 끝날 때까지 내 인생에 딱 맞는 역할은 찾을 수 있을까요? 감동을 선사하는 멋진 드라마가 되는 그런 날은 올까요?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는 드라마이다 보니 그래서 더 궁금하면서 불안하기도 합니다.  


 삶이란 무대는 NG가 존재하지 않는 생방송입니다. 그러다 보니 시시때때로 헤매고 틈만 나면 실수하는 장면의 연속입니다. 분한 마음에 매일 이불 킥을 날리지만 그리곤 웃습니다. 그게 각본 없는 드라마이자 인생살이 아닐까 싶습니다.

 여러분은 인생을 어떻게 연기해 나가고 있습니까?

 대본은 지금까지 쓸만한가요?  




 내 인생의 대본을 고를 수 있다면 어떤 걸 가지고 싶으십니까?

 원하는 스토리가 있으면 이제는 스스로 대본을 써 내려가면 어떨까 싶습니다. 그 대본대로 하루하루 충실히 연기해 나가다 보면 감동의 드라마가 완성되지 않을까요? 오늘 밤뿐만 아니라 각본 없는 인생 드라마의 주인공은 누가 뭐래도 '나'이니까요.

 그런 날이 올 거라 소망하며 오늘도 한 컷 한 컷 슛~ 들어갑니다.


Ready?

Action!!

이전 07화 관계에도 리액션이 필요합니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