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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감의 기술 Oct 01. 2021

여러분의 오늘 하루는 괜찮으십니까?

<괜찮아 vs 안 괜찮아 1>

 중요한 시험에 어이없는 실수를 해서 망친 아이, 한껏 풀이 죽어 있습니다. '내가 왜 그랬을까?' 자책도 합니다. 후회한들 이미 엎질러진 물, 지나가버린 버스입니다. 고개를 푹 숙인 녀석에게 해줄 건 이 말뿐입니다.

 "괜찮아. 그럴 수도 있지" 


 "왜?" "왜??" "왜??!!"

 하던 일이 엉망이 된 친구,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했다는 걸 알기에 힘들어하는 모습을 그저 바라보기만 합니다. 친구는 갑자기 빗속을 달리더니 하늘을 보며 원망을 퍼붓습니다. 그러다가 막춤을 추기 시작합니다. 그런 친구에게 말했습니다.

 "그래, 괜찮아, 그렇게 해서 마음이 편해지면 그렇게 해." 


 난세의 영웅이 되겠다는 거창한 결심도, 늦은 나이에 나라를 구하겠다는 꿈도 아닙니다. 금주, 금연, 운동, 다이어트, 독서 같은 소박하지만 쉽지 않은 도전을 시작한 녀석, 이번에는 좀 오래 하는가 싶더니 이런저런 이유로 결심이 깨집니다. '그럼 그렇지, 그럴 줄 알았다'라는 조소를 들으며 '나는 이것밖에 안 되나?' 하는 친구에게 이런 말로 용기를 줍니다.

 "괜찮아, 내일부터 다시 하면 되지. 나라를 잃은 것도 아닌데 뭘."  




 '괜찮다'라는 말을 자주 주고받는 편이신가요?

 별로 나쁘지 않고 보통 이상의 괜찮은 하루를 보내고 계십니까?

 하는 일에 탈이나 문제, 걱정이 되거나 꺼릴 것이 없는 괜찮은 오늘입니까? 


 실수해도 괜찮습니다.

 완벽한 인간은 존재하지 않기에 인간이라면 누구나 실수를 하니까요.

 실수가 실수에만 머물지 않고 실수를 만회하려고 노력을 해서 교훈을 얻는다면 실수는 우리를 더욱 유능하게 만들어주는 디딤돌이 됩니다. 그러면 실수해도 괜찮습니다. 


 힘들어도 괜찮습니다.

 세상을 살면서 한 번도 힘들어본 적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궂은날이 있으면 좋은 날이 있기 마련, 결과가 아닌 과정이라면 지금 힘든 고통은 견뎌낼 수 있습니다. 그러니 힘들어도 괜찮습니다. 그게 삶의 과정이라면 말입니다. 


 매일 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어제보다 오늘이, 오늘보다 내일이 더 발전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합니다. 참 좋은 말이지만 애당초 불가능한 미션입니다. 매일 꾸준히 하는 루틴이 꼭 필요한 습관입니다만 사람이 매일 할 수는 없습니다. 가끔은 아파서 드러눕기도 하고, 어떤 날은 푹 쉬면서 에너지 충전도 하고요, 적절한 기분 전환이 루틴을 이어가는데 더 효율적이라고 합니다. 그러니 지금 멈추었다고 실망만 하지 말고 다시 시작하면 됩니다. 


 방황해도 괜찮습니다.

 10대의 사춘기를 시작으로 청춘의 고뇌를 겪습니다.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다는 불혹이라는 나이쯤에 권태기에 빠지고, 하늘의 뜻을 안다는 지천명이 되면 갱년기가 찾아오곤 합니다. 어쩌면 삶 자체가 방황 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틀리고 넘어지고 돌아가고 실패하고 방황하는 이 모두가 인생 연습이라고 합니다. 그러니 방황해도 괜찮습니다. 


 '괜찮아' 이 한 마디에는 용서와 이해, 기대와 사랑이 담겨 있습니다.

 이미 과거가 되어 버린 사건도, 지금 겪고 있는 어려움도 있는 그대로 받아주고 인정해 주는 말이고요, 미래에 기대와 희망을 안겨주는 멋진 언어이기도 합니다.  




 산을 오르다 보면 산행길 옆으로 곧고 바르게 자란 나무들이 듬직하게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햇빛도 막아주고 시원한 그늘이 되어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길이 아닌 절벽이나 바위틈에 어렵사리 뿌리를 내리고 있는 나무도 꼭 한 그루씩 있습니다.

 편평한 땅에 뿌리를 내리고 쑥쑥 위로 뻗은 나무와 달리 몸을 한껏 비틀며 금방이라도 바위틈에서 질식할 것처럼 보입니다. 왠지 인생마저 고달파 보이는 나무지만 나뭇가지는 햇빛을 보기 위해 힘껏 위로 솟구쳐 있고 누가 뭐래도 오늘도 흔들림 없이 꿋꿋하게 살아갑니다.


 이런 나무를 가만히 보고 있으면 기특하고 대견하게 느껴집니다. 고달픈 내 삶이 비틀린 몸이지만 아랑곳하지 않는 나무를 보며 이런 위로를 받는 것 같습니다.

 '괜찮아. 사는 건 마음먹기 나름이야.' 


 퇴근하는 게 좋으니 출근도 기꺼이 합니다. 휴식을 백배 누리기 위해 일을 하는 거고요.

 주말이 기다리고 있으니 이렇게 1주일을 쉼 없이 달려왔습니다.

 그러니 지치고 힘들어도 괜찮습니다. 지치고 힘들면 잠시 쉬었다 가면 되니까요. 


 마음껏 먹는 게 좋으니 운동도 열심히 합니다. 돈 쓰는 게 좋으니 돈을 버는 것이고요.

 좋은 결과를 내고 싶으니 고생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가끔은 운동도 고생도 매일 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내일부터 다시 시작한다고 뭐라 할 사람 없습니다. 


 기쁨을 누리려면 고난을 당하게 마련입니다. 고난을 겪다 보면 방황도 하게 되고요.

 이 모든 게 인생 여정입니다.

 그러니 방황해도 괜찮습니다. 언젠가 고난은 끝날 테고 기쁨을 누릴 테니까요.  




 나에게 마음의 상처를 준 사람에게 용서의 의미로 하는 말 '괜찮아'

 지금 힘들어 지친 이의 어깨를 두드리며 용기를 주는 말 '괜찮아'

 실망보다는 더 잘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담으며 격려해 주는 말 '괜찮아'

 사랑하는 사람에게 언제나 건네는 말 '괜찮아' 


 '괜찮아' 이 한 마디에 용기를 얻고 위로를 받습니다.

 '괜찮아' 이 말을 주고받으며 인생을 배우고 그렇게 살아갑니다. 


 여러분의 오늘 하루는 괜찮으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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