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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감의 기술 Oct 06. 2021

다섯 손가락이 주는 희망의 메시지

 "힘들고 우울할 때 손가락을 봐. 그리고 한 손가락 한 손가락 움직여. 그럼 참 신비롭게 느껴진다. 아무것도 못할 것 같은데 손가락은 움직일 수 있어."

 영화 '벌새'에서 연기 선생님이 여자 주인공에게 한 말입니다.


 삶에 지쳐 무기력해질 때도, 이유 없이 불안해서 마음이 흔들릴 때는 물론 아무것도 못할 것 같은 절망감에 휩싸일 때도 손가락은 움직일 수 있습니다. 이 힘든 시련을 이겨내 달라고 기도하듯 두 손을 모을 수도 있습니다.  




 아무리 힘들고 우울해도 움직일 수 있는 다섯 손가락, 이 다섯 손가락은 저마다의 이름과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주먹을 쥔 손에서 엄지손가락을 올립니다. 일명 엄지 척이라고 하고요, 내가 최고라는 자신감입니다.

엄지는 '첫머리'라는 뜻입니다. '엄'은 '어미'와 어원이 같다는 의미에서 엄지는 우두머리를 뜻합니다. 엄지는 넉넉한 마음, 부유함, 여유, 안락함을 상징합니다. 엄지의 기운이 잘 발달된 사람은 언제나 자신이 있고 푸근하다고 합니다만 이런 자신감을 잘못 썼다가는 반대로 엄지손가락을 아래로 내리는 비난을 받을지도 모릅니다. 고전 영화에서 로마의 황제들이 사람을 죽이라는 썼던 신호처럼 말이죠.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을 가리킬 때, 이루고픈 꿈을 향해 달려갈 때 검지가 앞장섭니다. 방아쇠를 당길 때 절대적인 역할을 합니다. 약지와 더불어 반지를 많이 끼는 손가락이고, 물건을 집을 때는 엄지와 함께 사용해서 집게손가락이라고 합니다.  

 한편 남의 잘못을 지적할 때, 욕하며 삿대질할 때 주로 쓰는 손가락으로 불쾌감은 물론 자칫 큰 싸움이 날 수도 있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세 번째 손가락은 가운데 중지로, 가장 긴 손가락입니다. 그래서 중지는 "자신의 강점을 강화" 하라는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가운뎃손가락이 유난히 긴 사람들은 대체로 지성리듬이 발달되어 학문적인 소질이 다분하다고 하는데요, 때로는 인성으로 표현되는 손가락이라고 합니다.

 주먹을 쥐고 손바닥이 나를 향한 상태에서 중지를 치켜올리면? 외국에선 그랬다간 큰 봉변을 당할 수 있습니다.

 가장 길어서인지 가운뎃손가락의 길이에 20을 곱하면 자신의 키 크기가 나온다고 하죠. 딱 맞아 떨어지지는 않지만 어림잡아 비슷합니다.


 네 번째에 있는 손가락. 엄지, 검지, 중지와는 달리 딱히 이름이 없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중국에서는 무명지(無名指)라고 불렀습니다. 그러다 한약을 이 손가락으로 저었고 또 넷째 손가락을 잘라서 피를 내어 약으로 사용했다는 유래로 약지(藥指)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약지는 새끼손가락이 구부리면 같이 움직여서 일심동체라고도 불립니다. 그래서 반지의 선택을 받은 손가락이고요, 사랑을 표현할 때 사용되는 손가락입니다.

 그리고 안중근 의사가 하얼빈에서 거사를 하기 전 결의를 다지기 위해 자른 손가락이기도 합니다.


 새끼손가락은 소지(小指)라는 이름처럼 가장 작습니다만 약속할 때는 없어서는 안 될 손가락입니다. 서로 다짐을 하고 나면 새끼손가락을 걸고 맹세합니다. 그래서 "믿음 또는 신뢰"를 의미합니다. 이 의식은 의외로 세대 간의 차이 없이 남녀노소 모두 공유하고 있는 행동입니다

 새끼손가락이 여자 친구 또는 애인을 뜻합니다. 이는 가장 얇고 짧은 약한 손가락이기에 그만큼 아끼고 소중하게 대해야 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인간에게 다섯 손가락만큼 다양한 의미가 있고 여러 가지 놀이를 할 수 있는 기관은 없습니다.

 친구 몇 명이든 상관없이 가위, 바위, 보 게임으로 술래를 정하고 즐기는 놀이 도구이기도 하고요.

 처음 만나 악수를 하며 마음의 문을 여는 역할도, 지치고 힘들 때 토닥토닥 다독거려주는 위로도 손가락에서 시작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면 제일 먼저 잡고 싶은 부위이기도 합니다.

 배움은 끝이 없다는 말처럼 연필을 쥐고 볼펜을 굴리고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며 오늘도 배움을 이어갑니다.

 손가락에서부터 온몸으로 이어져 있는 수많은 혈관들이 있어 박수만 잘 쳐주어도 각종 질병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합니다. 스트레스 두통에도 효과가 있다고 하니 잘하든 못하든 박수를 아끼지 않으면 적어도 건강은 챙길 수 있을 듯합니다.


 뮤직비디오에서 일곱 명의 남자가 나와 신나게 춤을 춥니다. 그런데 뮤직비디오를 보던 청각장애인들이 놀라워하며 소리칩니다.

 "지금 우리 보고 같이 춤을 추자고 하는데?"

 "듣지 못하는 우리에게 음악으로 소통하는 가수는 처음이야."라며 감격스러워합니다.

 세계 음악계를 평정하고 얼마 전 유엔 총회에서 희망의 메시지를 던진 방탄소년단의 뮤직비디오를 본 청각장애인들의 반응이었습니다.


 방탄소년단이 노래에 국제수화를 활용한 춤 동작을 넣었습니다.

 '즐겁다', '춤추다', '평화'를 의미하는 손가락 동작을 선보이며 신나게 춤을 춥니다.

 엄지손가락을 펴고 나머지 손가락을 반쯤 구부린 채 몸을 긁는 듯한 동작은 '즐겁다'라는 뜻이고, 한 손바닥을 무대 삼아 다른 손의 두 손가락을 좌우로 움직이는 동작은 '춤을 추다'라는 의미라고 합니다. 그리고 두 손으로 브이(V)를 만드는 동작은 '평화'의 상징이라고 합니다.

 다섯 손가락으로 희망의 메시지를 담은 노래 'Pemission to dance'의 퍼포먼스였습니다.  




 오늘도 최고라는 엄지, 꿈을 향해 달려가는 검지, 지성을 겸비한 중지, 사랑의 약지와 믿음과 신뢰의 소지까지 다섯 손가락은 꿈과 사랑, 믿음과 지성을 표현합니다. 일상생활부터 무에서 유를 만드는 창조까지 다양한 의미를 담아서 말입니다.

 다섯 손가락이 서로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고, 하는 일도 제각각이지만 이 중 하나라도 없다면 불편하기 그지없습니다.


 모두 뭉치면 주먹이 되어 힘을 발휘할 수 있고요, 모두가 펼쳐 토닥토닥 격려해 줄 수 있는 다섯 손가락.

 사는 게 힘든 요즘이지만 손가락을 보면서 자부심, 올바른 목표, 자신의 강점 강화, 사랑과 믿음을 다시 되새겨 보면 좋겠습니다.

 서로 다른 모습이지만 다섯 손가락이 함께 모일   세상에 희망의 메시지를 주는 가장 아름다운 손이 되니까요.







사진출처 : 네이버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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