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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감의 기술 Nov 24. 2021

2022년 달력을 펼치며

 2021년이 밝은 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1년이 다 되어갑니다. 봄여름을 지나 가을 끝자락에 와있는, 한 달 남짓 남은 2021년입니다.

 작년부터 사투를 벌이고 있는 코로나와의 전쟁, 올해는 시작부터 코로나와 함께 맞이했습니다. 백신이 나오고 위드 코로나를 시도하고 있지만 끝나지 않을 코로나와 2021년을 마감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루에 몇 번쯤은 오늘이 2021년 몇 월 며칠이라는 날짜를 듣고 보며 생활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일정이 아닌 이상 대충 보고 듣고 지내다 보니 하루하루 지나는 날짜를 잊은 채 살아갑니다.

 그저께 절기상 소설을 보내고도 별 느낌이 없었던 오늘, 일과 중에 지인이 내년 달력을 갖다 주고 갔습니다. 새해 달력을 받는 순간 '한 해가 정말 다 갔구나'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습니다. 


 예전에는 이맘때쯤이면 다가오는 연말연시를 맞을 준비를 하곤 했습니다. 내년 달력 선물을 하고 크리스마스 카드나 새해 인사가 담긴 연하장을 누구한테 보낼까 고민도 하면서요.

 세상이 디지털화되면서 스마트폰이 역할을 대신합니다. 스마트폰 화면을 들여다보면 지금 시각뿐만 아니라 날짜까지 보여 주니 따로 달력을 볼 일이 없습니다. 클릭 몇 번으로 카드를 만들어 보내는 편리함도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방금 받은 달력이 반가우면서 낯설기도 합니다.  




 새해 2022년 달력을 받으니 모처럼 호기심이 생깁니다. 2022년은 무슨 띠인지 궁금해지고요.

 2021년은 신축년(辛丑年), 띠는 소의 해였습니다. 소처럼 우직하게 살자고, 빠르게 달리지는 못하지만 뚜벅뚜벅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는 한 해가 되자고 결심했습니다. 소의 걸음으로 만 리를 간다는 우보만리(牛步萬里)를 떠올리면서 말이죠. 인생은 100m 달리기가 아닌 마라톤이라고 하니까요. 


 2022년은 임인년(壬寅年)입니다. '임인'은 육십갑자 중에 39번째에 해당합니다.

 천간임(壬)은 큰 물, 큰 바다, 호수, 검은색을 상징하고, 지지인(寅)은 호랑이, 큰 나무를 상징합니다.

 임인년의 뜻은 검은 '임'과 호랑이의 '인'이 합친 검은 호랑이띠입니다. 영어로 하면 블랙 타이거, 온몸이 검은색 털에 흰 줄무늬를 가진 흑호(黑虎)를 의미합니다. 이름만으로 용맹함이 느껴집니다. 


 달력을 펼쳤으니 한 장 한 장 넘겨보는 센스는 있어야 합니다. 손에 쥔 달력을 한 장 한 장 넘기며 달력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잠시 생각해 보지만 지금 당장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보다 달력 속에 빨갛게 칠해진 날이 며칠인지, 언제 몰려있는지가 더 궁금합니다. 잘 놀아야 일도 공부도 잘한다고 하니까요. 


 1월 1일은 신정, 공휴일인데 토요일입니다. 하긴 크리스마스 1주일 뒤가 신정이니 그리 놀랄 일은 아닙니다. 2022년 설날 연휴는 1월 31일부터 2월 2일까지입니다. 마침 1월 30일이 일요일, 4일 연휴입니다. 

 이번 설날 연휴 때는 온 가족이 부담 없이 자유롭게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해외여행이 슬슬 재계되는 분위기이니 위드 코로나가 잘 지켜진다면 2022년 첫 연휴는 비행기 타고 바다를 건널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품어 봅니다.

 봄을 알리는 만세의 날 3월 1일, 3.1절은 만세~ 화요일입니다. 이때쯤이면 엄동설한은 떠나보내고 따뜻한 봄기운을 맞이할 수 있겠죠. 상상만 해도 마음이 포근해집니다. 2022년 3월은 공휴일이 덤으로 하나 더 있습니다. 3월 9일 수요일은 대통령 선거가 있는 임시 공휴일입니다. 소중한 한 표를 잘 행사하자는 당연한 말을 늘어놓습니다. 

 어느 시인의 노래처럼 4월은 잔인한 달, 역시나 2022년 4월도 잔인합니다. 일요일 말고는 빨간 날이 하나도 없습니다. 하긴 해마다 그랬으니 잔인하게 느낄 필요는 없습니다.

 아이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5월, 5일 어린이날은 목요일입니다. 말이 휴일이지 아이들이 조용히 쉬게 놔둘까요? 그럴 리는 없을 것 같습니다. 석가탄신일은 5월 29일, 일요일입니다. 대체공휴일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하고요, 슬프게도 빨간 날 하나 도둑맞은 기분입니다.

 이런 기분을 아는지 6월은 첫날부터 빨간 날입니다. 6월 1일 수요일은 전국 동시 지방선거가 있습니다. 선거가 중요한 행사이지만 내가 사는 지역에 누가 나왔는지 조금은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호국보훈의 달 6월, 나라를 지킨 순국선열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파집니다. 6월 6일 현충일은 일요일이라 다음날은 대체 공휴일입니다. 연휴가 되어서 기쁘기는 한데 그래도 이날만큼은 경건함을 가져야겠습니다.

 7월은 4월과 더불어 공휴일이 없는 달입니다만 4월과는 엄연히 다릅니다. 7월 하면 아이들은 방학, 직장인들은 휴가를 떠올리니까요. 산으로 들로, 바다 건너 해외로. 상상만 해도 즐겁지 않습니까? 정말이지 2022년 7월 여름휴가 때는 자유롭게 해외로 다니고 있을까요? 그랬으면 더할 나위 없을 텐데 말이죠.

 8월, 일 연중 가장 무더운 달, 모기에 열대야까지 기승을 부립니다. 휴가철이 아니었다면 짜증이 절로 나는 달입니다. 다행히 15일 광복절은 월요일입니다. 8월 무더위에 인상이 찡그려지지만 3일 연휴가 있어 눈감아주고 넘어갑니다.

 9월, 2022년은 추석이 빨리 찾아옵니다. 9일 금요일부터 12일 월요일까지 4일 연휴입니다. 추석이 10일 토요일이라 월요일이 대체 공휴일로 지정되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생겨난 '불효자는 옵니다' 같은 플래카드는 추억으로만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2022년 10월은 직장인들에게 아주 핫한 달입니다. 10월 3일 개천절은 월요일, 10월 9일 한글날은 일요일이지만 대체 공휴일로 2주 연속 월요일이 휴일입니다. 활동하기도 좋고 단풍이 예쁜 10월이 벌써부터 예뻐 보입니다.

 11월은 공휴일 없다고 구박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공휴일 없는지가 한두 해도 아니었으니까요. 대신 한 해를 다 보내기 전에 미처 다 못한 일을 열심히 해서 마무리 잘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는 걸로요. 

 12월, 아직 올해 12월도 오지 않았는데 내년 12월을 이야기하려니 어색합니다. 슬픈 소식 하나는 내년 크리스마스는 일요일입니다. 2022년에는 부처님도 예수님도 두 분 모두 일요일에 오셨는지 모르겠습니다.  




 2022년 임인년 띠를 상징하는 검은 호랑이인 흑호는 산의 왕이라고 부를 만큼 용맹하고 힘이 넘치는 동물입니다. 무리 지어 살지 않는 특성이 있어 리더십과 독립성이 강하고요, 열정적이고 큰 야망을 이룰 수 있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솔직하고 낙천적인 성격으로 어떤 일이든 적극적이고 과감한 도전을 즐긴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2022년에 태어나는 아이는 호랑이 중에서도 귀한 동물로 여겨지는 흑호랑이띠입니다. 흑호처럼 아이도 장차 귀한 인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하니 뜻과 관심이 있으신 분은 꼭 참조하시길 바랍니다. 


 지난 2년 동안 역병으로 인해 의기소침한 일상을 보냈습니다. 마스크 없는 일상은 상상할 수 없었고요.

 2022년 달력에는 어떤 날들로 채워질까, 하루하루를 어떻게 살아가게 될까 여러 상상을 합니다. 한 치 앞도 모르는 판국에 어찌 내년 일을 알겠습니까마는 2022년은 블랙 타이거의 기상처럼 높이 비상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하는 소망입니다. 큰 야망을 이룰 열정을 불태우면서 말입니다.

 물론 1년 365일이 늘 기분 좋고 행복한 날들만 있을 수 없겠지만 그래도 슬픔보다는 기쁨이, 후회보다는 보람이 가득한 날들이 많았으면 하는 바람도 담아봅니다.  




P.S

 작년 이 무렵에도 이런 말씀을 드렸습니다. 아마도 이 글을 읽는 분들이 제일 먼저 새해 인사를 받으실 것 같습니다.

 다가오는 2022년, 뜻한 바 모두 이루어지시길 바라면서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올해 못 받으신 복까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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