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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감의 기술 Dec 31. 2021

It's a Miracle! 기적이 있다는 건

 쉽지만은 않지만 그렇다고 나에게 일어나지 말라는 법 없는 불가능하지 않는 일들, 우리는 거기에 판타지를 갖고 살아갑니다.


 공부를 많이 하지 못했더라도 아는 문제만 나와 성적을 잘 받지 않을까 기대를 하거나, 첫눈에 반한 이성이 큐피드의 화살을 맞고 어느 날 내 앞에 나타나 좋아한다고 고백하지 않을까 상상에 빠지기도 합니다.

 힘에 부치는 업무를 어디선가 누군가가 나타나 깔끔히 처리해 어려움을 해결해 주지 않을까 바라기도 하고요, 사람에 치이고 돈에 치여 사는 게 사는 게 아닐 때는 어느 순간 일확천금의 주인공이 되는 꿈도 꾸어봅니다.


 상상만 해도 하늘을 날아갈 듯한 드라마틱한 판타지들, 흔히 말해 기적이라고 하죠.

 확률적으로 희박해서 '설마 나한테 일어나겠어?'라며 손사래 칩니다만 '인생은 생각하는 대로 된다'라는 말에 '혹시나?' 하는 게 사람 마음입니다. 하지만 매사를 기적에만 매달리면 사는 게 고달파집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일상에서 일어나는 작은 기적들은 종종 경험하곤 합니다.

 짠돌이라고 소문난 사람과 식사를 하는 자리. 그리 내키지 않았는데 요 며칠 동안 내가 먹고 싶어 하는 음식을 그가 고릅니다. 더구나 밥값도 그가 계산합니다. 세상에 이런 일이, 이거 기적 아닌가요?

 지각할까 조마조마합니다. 이런 내 마음을 알아차리기라도 한 듯 신호가 알아서 착착 바뀌어 멈춤 없이 달려 무사히 도착하고는 안도의 한숨을 쉽니다. 작지만 기적 같은 일이죠?

사람들이 빽빽하게 들어선 좁은 길, 바빠 죽겠는데 사람들이 나 먼저 가라고 알아서 비껴 주는 배려도,

 사춘기에 접어들어서인지 무뚝뚝해서 말 걸기도 어려웠던 아들이 모처럼 환하게 미소 지으며 '아빠, 힘내세요, 사랑해요'라고 하는 말도,

 까마득히 어리게만 보이던 후배가 어느 날 가정을 꾸려 제 갈 길을 찾아 떠나는 힘찬 출발도 기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래서 살아 있는 건 모두 기적이라고 하는가 봅니다.


 남들은 돈도 잘 벌고 아이들은 알아서들 잘 크고 별문제 없어 보입니다. 반면 나한테는 늘 머피의 법칙만 따라다니는 것 같습니다만 안으로 들여다보면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라고 하죠.

 겉으로 보기엔 좋아 보여도 저마다의 고민과 걱정거리는 있기 마련이고요, 다들 머피의 법칙들을  많이 겪고 살아갑니다.

 그 와중에 '아니, 나에게 이런 일이? 이야~ 오래 살고 볼 일이네' 이런 기분이 드는 게 기적이죠. 기적은 잘 일어나지 않으니까요.


 알고 보면 우리는 이미 기적을 이루고 살아왔습니다.

 우리가 이 세상에 태어나 사랑을 하고 가정을 꾸리고 지금까지 살아온 나날들은 기적이나 다름없습니다.

 3억 분의 1이라는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나'라는 인간이 태어난 사실은 기적, 그리고 사랑을 하고 부부가 되는 일도 70억 분의 1이라는 확률로 일어난 기적, 또 3억 대 1의 경쟁을 이겨내 내 분신이 태어나 성장하고 있는 지금도 기적 같은 일입니다. 물론 이 기적을 향해 달려가는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래서 살아있는 한 모두가 기적, 우리는 기적을 꿈꾸지만 우리 자체가 이미 기적입니다.


 20세기 최고의 물리학자이자 인류 최고의 천재라 불리는 앨버트 아인슈타인이 기적에 대해 이런 말을 했습니다.

 "인생을 살아가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기적 같은 건 없다고 믿는 삶, 또 하나는 모든 것이 기적이라고 믿으며 사는 삶, 내가 생각하는 인생은 후자입니다."라고요.  




 노년의 나이에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연기상을 수상한 우리나라 여배우가 수상소감을 이렇게 말했습니다.

 "기적이 있다는 거, 언제 어디서 어떻게 마주할지 모른다는 거, 그것은 너무 이르게 찾아올 때도 있지만

'으이그, 내 인생 이제 얼마 남았다고, 그냥저냥 사는 거지, 뭐 별일 있겠어? 노욕 부리다가 추해지지 말고 우리 그냥 얌전히 있다고 가자'라고 말할 때도 결코 늦지 않았다는 거."

 기적이 있다는 거 그리고 결코 늦지 않았다는 사실. 다시 들어봐도 가슴이 뜨거워집니다.


 어제가 있었기 때문에 오늘이 있습니다.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누군가에는 어제가 마지막 날이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하나 둘 떠나보내고 세파를 견디며 살아온 연세 지긋하게 드신 어른이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살아 보니까 이렇게 하루하루 아무 일 없이 평범하게 사는 삶이 기적이었어"

 어제를 보내고 오늘을 살아가는 지금이 기적 같은 하루입니다. 평범한 하루가 기적, 역병으로 시리는 요즘은 별일 없는 일상 자체가 기적 같은 하루하루였구나 하는 생각이 자주 들곤 합니다.


 다만 진가를 100% 활용하지 못하고 무한자원을 방치하고 있는 게 우리의 평상시 모습은 아닐까요?

 원석을 다듬으면 세계적인 보석으로 거듭납니다. 우리 가슴속에 자리하고 있는 진귀한 원석 같은 잠재력을 가다듬어 번쩍번쩍 빛나는 보석으로 다시금 태어날 수 있도록 하루하루 최선을 다할 때 비로소 기적이란 단어가 다가올 수 있습니다.

 기적은 몸이 가벼운 새처럼 휙 날아가 버릴 수 있습니다. 그러니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는 용기와 열정,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어야 된다는 사실, 너무 당연한 얘기겠죠?  




 오늘도 우리는 기적 같은 판타지를 꿈꾸고 삽니다.

 말은 될 대로 돼라, 되는대로 살겠다고 하지만 그래도 좋은 일이, 즐거운 일이 많이 일어났으면 하는 마음일 테니까요.

 터무니없이 너무 큰 바람은 행복을 밀어낼지도 모릅니다만 농담 같은 말, 만화 같은 상상력은 사람을 기대하게 만듭니다. 언젠가 이룬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고 지금은 뜬구름 잡는 상상만으로 즐거우니까요.


 우리들이 꿈꾸는 판타지, 기적이 되는 드라마틱한 날이 오기를 소망해 봅니다. 이미 경험한 기적의 DNA가 우리 마음에 있으니까요.  




P.S

 한 해의 마지막 날 오늘 이 순간,

 브런치에서 함께 하며 웃고 울었던 수많은 글들, 얼굴도 모른 채 나눈 따뜻한 격려와 애정 어린 소통, 이 또한 기적이 아닐까요?

 It's a Miracle! 작가님들 모두 기적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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