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5. 건강

서른이 되며 잃어버린 것 중 가장 아쉬운 것

by 한소리

요즘 계절엔 그렇게 무릎이 시큰하다. 왜냐고 묻는다면 고질병으로 자리잡아버린 무릎 염증 때문이다. 조금만 높은 굽을 신고 오래 걷거나 장판을 켜놓고 자거나 하면 더 콕콕 쑤시고 아파진다. 할머니도 아니고 나이 서른에 관절염이라니 아이고.


나도 건강 하나만 믿고 날아다니던 때가 있었다. 3월 꽃샘추위 때도 굳이 외투 없이 걸어다녔고, 몇시간씩 운동해도 스트레칭이 필요 없었고, 몇날며칠 술을 달아마셔도 건강에 무리가 없던 때가 있었다. 요즘은? 알아서 몸을 사린다.


먼저 저녁엔 떡볶이나 순대 같은 것들을 안 먹게 됐다. 떡은 그럭저럭 한두입 하지만 1인분을 혼자 먹어야 하는 떡볶이는 절대 금물이다. 소화가 안돼 일주일 내내 더부룩하게 지내다가 결국 살이 쪄서 슬퍼하는 엔딩을 알기 때문이다. 비슷한 이유로 저녁에 과식할만한 음식도 꺼리게 됐다.


두번째론 해장할 것들을 찾는다. 술을 많이 먹은 다음날도 머리가 왜 아픈지, 속이 왜 안 좋은지 이해하지 못했던 나는 요즘 바닥을 기어다니면서 해장을 찾는다. 술취해서 빙글빙글대는 바닥을 짚고서라도 컵라면 하나를 꼭 구매해오는 건 생존 본능이다.


또 아프기 전에 약을 먹는다. 예전엔 증상이 한없이 심해지고 나서야 겨우 약을 찾았다. 하지만 요즘은 쬐금이라도 상태가 달라졌다 싶으면 일단 약을 때려넣는다. 안 아프려면 그 방법 밖엔 없다. 약을 먹지 않아서 생기는 기회비용을 더이상 치르고 싶지 않다.


하지만 이렇게 관리해도 종종 아프게 되는 건 사실이다. 지금만해도 독감에 걸려 일찍 퇴근하고 누워서 골골거리고 있다. 이 주제를 쓴다고 정하기 전만 하더라도 설마~ 하는 마음이 더 컸는데 세상에나 이게 말이나 되는 일인가 갑자기 독감이라니.


그럼에도 오늘 이 아픔이 덜한 까닭은 역시나 내 친구들 덕분이다. 피리와 니카는 기프티콘과 응원 메시지로 아프지 말라 위로해줬고, 뜬금없이 연락온 공돌이와 트맘이도 걱정해줬다. 올해 회사 농사는 몰라도 인간 농사는 잘 지었나보다.


나이가 들면서 더 자주 아프겠지만 이런 친구들 한둘만 옆에 있어준다면 아픈 것도 두렵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오늘도 함께해준 그들을 위해 열심히 나아야지. 그래서 꼭 이 마음을 돌려줘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