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3. NEW THING

새롭게 좋아하게 된 것

by 한소리

'넌 늘 새로운 것만 좋아하잖아'


올해 한 친구에게 들은 말인데 생각보다 충격이었던 대답이다. 저 친구는 저 말을 끝으로 손절했지만 딱히 반박할 마음은 또 없다. 80%는 맞는 말이기 때문이다.


그 친구 말처럼 올해도 참 많은 것들을 새롭게 좋아하게됐다.

그 중에 몇 개를 꼽아보자면,


첫 번째는 밴드 루시다. 슈퍼밴드에서 준우승을 차지하고, 미스틱에서 데뷔한 밴드인데 올 여름부터 입덕부정기를 거치다 요즘엔 아예 마음 한구석에 정착했다. 입주비용도 치루지 않고 주저앉은 이들은 내 알고리즘 한켠에 자리잡아 매일매일 기깔나는 가사의 노래를 들려준다.


그 중 요즘 내가 사랑하는 노래는 '히어로'다

내겐 두 손에 빔, 하늘을 가르는 날개,

괴력의 힘은 없지만


가사를 되게 주의깊게 듣는 편인데 루시의 노래 가사는 늘 심장을 뛰게한다. '먼저 퇴근한 사람이 술래인거야'라거나 '괜찮아 언젠가 파랗게 피어날 거야, 나는 그런 널 기억할거야'라거냐. 이런 류의 가사를 좋아하는데 루시는 그 부분에서 내 마음을 저격했다.특히 바이올린 선율과 보컬의 목소리, 천재 베이스, 필요로 의해 치게 된 드럼 가수들의 조합도 한몫했다고 일러둔다.


사실 이들을 좋아하게 된 건 새롭게 좋아하게 된 두 번째 것, 기타 때문이 크다. 순서적으로는 기타가 먼저 좋아하게 됐으나 이해를 위해 기타를 후에 적었다.

올 가을 당근에서 구매한 기타는 요즘 내 퇴근시간을 앗아간다. 대충 끼니를 떼우고 기타를 치기 시작하면 2시간은 훌쩍 넘기기 십상이다. 유튜브도 이런 나를 알았는지 기타 영상을 주구장창 보여준다. 루시도 그 상들 중 하나였다(밴드 사랑해요)!


매일 2시간씩 연습하지만 이제 겨우 F코드를 짚기 시작한 내 새 사랑 기타는 요즘의 나를 풍족하게 만들어준다. 내가 좋아하는 말 중에 하나는 '좋아하는 게 많아지면 세상을 보는 해상도(픽셀)이 달라진다'는 건데 노래를 들을 때마다 풍족해지는 세상이 꽤나 마음에 든다.


이렇게 쓰고 보니 이전에 사랑했던 것들에 대해 미안한 감정도 든다. 하지만 지금 새로운 사랑이 생겼다고 해서 그들을 사랑하지 않는 건 아니다. 난 여전히 피아노를 좋아하고 방탄을 사랑한다. 그러니 그 친구의 말은 20% 정도 틀렸다.


난 앞으로도 새로운 것을 계속 시도하고 또 사랑할 예정이다. 내 사랑은 생각보다 끝없고 계속되므로. 이것이 올해 사랑했던 것들에 대한 내 소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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