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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저 일기 Jul 19. 2023

슬프게도 외도의 상처는 오래 간다

불륜을 이겨내고 싶은 일기3

  외도를 용서하면 이제 용서할게 끝! 하고 외치고 쿨하게 일상으로 돌아가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만약 그런 사람이 있다면 정말 축복받은 성격이라고 해야하나. 외도의 상처는 한달 두달로 끝나지 않는다. 외도후 4달째. 오늘도 우리는 다툰다. 

   외도 전에는 다툴일이 많지 않았다. 아주 가끔씩 싸우곤 했는데, 외도 이후에는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것 같다. 그의 모든 말과 행동은 도마위에 오르고, 외도 전과자라는 프레임이 씌워진 채 마구 난도질 당한다. 오늘 다툼의 주제는 남자인 친구들과의 여행에 대한 얘기였는데, 나에게 묻지 않고 약속을 해버린것이 문제가 되었다. 외도 후 모든 행동은 의심받게 된다. 그것은 본인이 한 행동에 대한 대가이자, 책임이다. 양치기 소년은 거짓말 2번에 모두의 신뢰를 잃었다. 그런데 외도는 몇번의 거짓말인가. 수없이 많은, 적어도 몇십번 이상의 거짓말을 한 대가를, 짊어져야 한다. 다 큰 성인은 본인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져야하니까. 

   결국 못가는 쪽으로 결론을 냈지만, 그의 머릿속이 궁금해진다.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이렇게 나에게서 한걸음 멀어진 걸까. 외도 이전과 같은 삶을 살 수는 없다. 많은 부분이 변해야한다. 나는 그를 사랑하지만, 그가 변하지 않는다면 헤어져야겠다 마음을 먹었다. 그마저도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씁쓸하게도 사랑이라는 감정은 나를 이렇게나 힘들게 한다.

  이렇게 진통을 겪으면서 우리사이가 계속 이어질지, 아닐지 지금도 몹시 혼란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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