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엄 선포를 보면서 쓰던 글의 에필로그를 바꿔버리다
공감하지 못하는 권력자, 무너지는 신뢰
2024년 12월 3일 밤, '공감지능'이란 책의 에필로그를 쓰던 순간이었다.
"TV 틀어봐, 계엄 선포래."
남편의 다급한 목소리에 TV를 켰다. 현직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한다는 믿기지 않는 소식이 흘러나왔다.
마치 2001년 9.11 테러 때처럼 현실감이 없었다. 대한민국 한복판에서 장갑차가 굴러다니고, 무장 군인들이 국회로 들어가는 모습. 영화의 한 장면 같은 광경이 눈앞에서 펼쳐졌다.
그 새벽, 나는 쓰고 있던 에필로그를 완전히 바꾸기로 했다.
이 책은 원래 일과 삶에서 더 나은 기회를 포착하기 위한 공감지능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려 했다. 하지만 그날 밤, 나는 더 본질적인 진실을 목격했다. 공감지능의 부재가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를.
30여 년의 직장 생활 동안 나는 수많은 리더들을 봐왔다. 그중 가장 큰 실수를 저지르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역설적이게도 '자기 확신'이 너무 강하다는 것이었다. 그들의 눈에는 자기 확신이라는 선글라스가 씌워져 있어, 세상의 변화도, 주변의 신호도 보지 못했다.
우리가 뽑은 대통령이 국민과 공감하지 못하고 자기만의 세상에 갇혀 살다가, 결국 스스로의 무덤을 파는 모습을 지켜보며 생각했다. 똑똑한 사람도, AI도 결국 공감능력이 없으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이 새벽의 충격적인 사건은 우리에게 뼈아픈 교훈을 남겼다. 세상은 점점 더 알고리즘으로 분절되고, 각자의 필터 버블 속에 갇혀가고 있다. SNS는 우리가 듣고 싶은 것만 들려주고, AI는 우리가 보고 싶은 것만 보여준다. 자신만의 생각에 갇히기 쉬운 환경이 되어가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 우리는 더욱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한다.
더 깊이 사람을 이해하고,
더 열심히 세상과 소통하고,
더 진정성 있게 공감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이제는 '똑똑한 사람'이 아니라 '따뜻한 사람'이 이기는 시대다.
지식이 필요하다면 AI를 활용하면 된다.
하지만 마음이 없는 똑똑함은,
인간에 대한 애정이 없는 총명함은,
결국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당신의 따뜻한 공감지능이
차가운 알고리즘도, 냉철한 지성도 이길 수 있는
진정한 경쟁력이 될 것이다.
더 이상 자기만의 안드로메다에서 살지 말자.
사람 속으로 들어가
진짜 답을 찾아야 할 때다.
그것이 바로 이 시대가 당신에게 요구하는
진정한 공감지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