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해피 Jul 05. 2020

독서를 하고 나서 직장에서 일이 잘 풀리기 시작했다.

삼시 세 끼처럼 거르지 않고 책을 챙겨 읽어요





나는 독서의 장점을 너무 늦게 알았다.


나는 가끔씩 어른이라고 불리는 나이가 된 지금, 내가 어린이, 학생이었을 때 어른들이 나에게 해주셨던 조언들이 결코 틀리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야 어른이 되어가는 걸까. 나는 왜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 책을 읽으면 인생이 달라진다 하는 말들을 따분하게만 생각했을까. 청춘이 젊음의 가치를 모르기에 젊음을 주기 아깝다는 말처럼, 인생의 진리를 알아가는 데는 시간이 걸리는 듯하다.



많은 사람들이 독서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독서를 하고 나서 월 3,000만 원을 벌었다는 둥, 독서를 하면 인생이 달라진다는 둥 많은 이야기를 한다. 그래서 왜? 뭐? 도대체 내가 직장에 출퇴근하는 것만으로도 버겁고 집에 오면 당장 누워서 스마트폰만 하면서 쉬기 바쁜 나를, 왜 독서를 하라고 잔소리를 하는 건지 의아한 분들이 있을 것 같아서 이 글을 적는다. 사실 이 글은 독서를 꾸준히 할 나의 미래에 다시금 되짚어보기 위한 글이기도 하다. 나는 어차피 미래에는 더 많은 책을 읽었을 것이 분명하므로 이 글을 과정으로 두고 싶다.




독서를 하기 전 직장에서의 나는 이랬다.


독서를 하기 전까지 나는 직장생활에서 행복한 순간이 적었다.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그것이 설령 행복이었어도 행복한 줄 몰랐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삐딱선을 타는 것처럼 상황을 올바르게 보지 못했던 것 같다. 기분이 나쁘면 그냥 내 기분만 나쁜 줄 알았고, 일이 급격하게 많아지면 다른 사람들이 해야 할 일을 미뤄서 내가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때도 나름 상황과 사람과 나를 이해하고 있다고 여겼지만, 돌이켜보면 나는 나를 피해자로 인식하기에 바빴던 것 같다.



그런데 이 생각의 큰 오점은 상황과 현실을 오로지 내 생각과 기준으로만 봤다는 것이다. 부자는 부자가 되는 생각을 하고, 가난한 사람은 가난한 생각을 반복해서 한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자기만의 프레임에 갇힌다는 것은 정말 무서운 일이다. 독서를 하기 전의 나는 내 프레임에만 갇혀 있었으므로 나만 볼 줄 알았고, 내가 정답이고 남들은 틀린 줄 알았으며, 전체적인 그림에서 작은 부분일 수도 있는 나를 관찰자로 볼 줄 몰랐다.



그래서 늘 일은 많았고, 힘들었으며, 종종 나만 억울하다고 느꼈다. 그건 내 생각이었다. 그것은 나의 직장 생활을 더 갉아먹었고 퇴사하고 싶다는 생각에 매번 불을 붙였다. 그렇게 일의 의미를 찾지 못하도록 하는 방해물이 되고 있었다.




어느 날부터 나는 독서를 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나는 독서를 하기 시작했다. 사실 집에 있는 책꽂이에 꽂아있는 책들은 많았다. 속상한 일이 있는 날이면 나는 어김없이 서점에 가서 마음에 드는 책을 하나 골라 집어 들었고, 집에 와서 주말에 열심히 읽어야지. 하고는 책장에 꽂아두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많은 책들은 인테리어 소품으로만 전락하는 듯했다.



언젠가부터였는지는 모르지만 입사 후 1년 정도 지날 즈음 독서를 하기 시작했다. 아마 쳇바퀴 돌아가듯 단조로운 직장 생활에 활력소가 필요했고, 내가 나를 케어한다는 느낌을 주고 싶어서 자기 계발의 일환으로 독서를 생각했던 것 같다. 처음 독서를 할 때는 별 다른 생각이나 목표는 없었는데, 독서량이 쌓이니 독서가 가진 힘을 깨닫게 되었다.




독서를 하고 나서 일이 잘 풀리기 시작했다.



1. 사람


직장에서의 팔 할의 스트레스는 사람에서 온다. 우리네 인생이 가진 특별한 점이기도 하지만 말이다. 그런데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는 어느 정도의 인정과 이해가 필요하다. 그래야 일을 하는 일터에서 내가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독서를 하는 양이 점점 쌓이면서 사람을 바라보는 프레임이 달라지게 되었다. 예전에는 사람과 마찰이 있을 때 '도대체 왜 이러는 거야?'라고 생각했다면 독서를 하고 나서부터는 다양한 각도에서 사람들을 바라보게 되었다. 어떤 한 사람을 신처럼 단정 짓는 것은 아니다. 단지 직장 상황 속에서의 사람을 바라볼 줄 알게 된 것 같다.



2. 상황


나와 접점이 있는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을 어느 정도 예측하거나 이해할 수 있게 되니 상황도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팀장이 느끼는 부담감, 무게감 등을 알 수 없었던 나는 독서를 하고 나서 사람을 이해하게 되고 그 사람이 처한 상황도 고려해보게 되면서 나와 접접이 있는 사람과 나와의 피트 되는 점을 어느 정도 파악하기 시작했다.



3. 나


그런 점이 스스로 마음에 들었다. 나의 자존감이 조금씩 높아지기 시작했다. 책을 많이 읽는 것, 내가 생각하는 폭이 점점 넓어지는 것, 이전에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고려할 수 있게 되는 것들은 마치 다른 내가 예전의 나와 인생을 함께 사는 것 같은 이상하고 미묘한 기분이 들었다. 또 다른 내가 생겨서 마치 배를 이끄는 항해사처럼 새로운 방향과 신선한 바람을 느끼게 해주는 것 같았다.



4. 일


일도 효율적으로 할 수 있었다. 사람 x 상황 x 나를 생각하니 내가 어떻게 일 해야 하는지가 보였다.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어도 과거의 나와는 확연한 차이를 나타내고 있었으므로 스스로 뿌듯했다. 그런 부분들은 남이 아닌 나에게만 보일 수 있는 부분이었지만, 그런 자아와의 합일점이 나를 더 일을 잘하게 만들어줬다.



예를 들면 예전에는 팀장님이 일을 시키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에서 '도대체 왜 이 일을 시키는 거야?' 혹은 '무슨 생각으로 저렇게 말씀하시는 거야?' 하고 질문만 던지고 끝이 났었다.


하지만 독서를 많이 하면서부터는 예를 들면 팀장님이 어떤 생각에서 이런 일을 시키시는지, 팀장님의 책임감과 무게감 그리고 다른 윗분들과의 관계에서 어떤 부분을 느껴서 이런 일이 나온 건지 배경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렇게 되니 좀 더 방향성을 스스로 찾을 수 있었고, 일을 시키시는 분들과의 대화도 편안해질 수 있었다.



그리고 어떤 분이 이야기를 하시거나, 내가 어떤 보고서를 작성해야 할 때 구조화하는 것이 과거보다 쉬워지게 됐다. 물론 독서가 아닌 연차가 쌓이면서 수월해지는 부분도 있겠지만, 내가 느끼는 건 다른 사람이 말을 하거나 어떤 일들이 들어올 때 머릿속에서 자연스럽게 구조가 그려진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질문을 하면 무슨 말인지 잘 모르거나, 내가 하는 말을 하면서도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모르겠다거나 하는 일들이 있었는데, 독서량이 쌓이니 그런 부분들이 점점 쉬워졌다. 특히 회의 시간에 많은 말들이 오고 갈 때 다른 사람이 하는 말이 머릿속에 자연스럽게 구조로 그려지는 것은 일의 효율성을 훨씬 높여주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독서를 할 때 책에서 다음에 어떤 이야기를 푸는지, 기존에 했던 문장과 지금 문장은 어떤 부분에서 이어지는 건지 계속 연결해서 생각하다 보니 이런 힘이 길러지게 된 것 같다.






배달의 민족을 만든 김봉진 전 대표도 틈만 나면 책을 읽는다고 했다. 독서를 주제로 한 어떤 다큐멘터리에서는 완독이 아닌 부분 독서로도 충분히 독서의 소양이 쌓인다고 말했다. 어떤 사람은 1,000권을 읽은 후 인생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말한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은 이미 독서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



생각해보면 사람들이 당연하게 이야기하는 -해야 한다.라는 것들은 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필수적인 무기가 되어주는 것 같다. 어차피 독서가 습관이 되고 취미가 된 나로서는 앞으로도 책을 꾸준히 읽을 것이고, 점점 쌓일 것이기에 미래의 나는 어떨지 궁금해진다. 앞으로도 독서가 일터에서의 나, 인생에서의 나, 관계에서의 나를 다른 지점에 놓아주고 나의 시야를 확장시켜주고 좀 더 잘 살 수 있도록 만들어주면 좋겠다.




- 독서가 본의 아니게 습관이 된 지금 그 힘을 느끼고 습관이 되었으면 하는 다음 것은 운동인데 쉽지 않다.. :) 그런 의미에서 오늘 밤 자기 전 푸시업 2개만 하고 자야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직장에서 막내가 일 하는 티를 내는 방법 (팀을 위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