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를 넘어 천수까지,,
1. 이렇게 사는 것도 괜찮네?
가야 할 걸 알면서도 눌러앉아있다. 이렇게 사는 것도 괜찮다는 걸 알아버렸다. 요즘 요가매트에 누워 아무것도 안 하고 숨만 쉬어본다. 이렇게 마감 시간 정하지 않고 쉴 수 있었던 게 언제였더라? 싶다. 아무 생각 없이 숨 쉬는 연습만 하다 보면 이완이 되어 낮잠에 든다. 낮잠 안 자야지 라는 생각에 중간중간 깨면 강아지가 엉덩이 붙이고 같이 자고 있다. 세상에 이게 행복 아니던가? 종종 기억하고 싶은 행복한 순간이 아닐까 싶다.
2. 먹고 싶을 때 먹는다.
먹고 싶을 때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회사에서 집중력이 필요하거나 당 충전을 하고 싶을 때 모니터 앞에서 깨작깨작 먹던 과자들 말고
요즘 제일 좋아하는 간식인 아이스 홍시를 먹고 싶으면 먹고, 밥 먹고 두 시간 정도 있다가 먹고 싶으면 또 먹고 본능에 충실한 이 일상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맛있는 걸로 가득 찬 세상은 너무나 아름답다. 어쩔 때는 위와 장이 작은 것이 너무 아쉽다. 뷔페는 나에게 비효율적이기 때문. 조금씩 자주 먹는 것이 편한 나에게 먹고 싶을 때 먹을 수 있는 시간은 매우 아름답다.
3. 바깥세상을 염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깥세상 이야기를 빼놓을 수는 없다. 뉴스를 통해 직장인의 삶을 접한다. 친구들과 이야기할 때 알아듣기 위함이고 언젠가 바깥의 개미 생활로 돌아가야 한단 걸 알기 때문이다.
저번에 코로나가 조금 완화되면서 회식이나 모임 자리가 늘어나 카카오 택시 잡기 힘들다는 기사를 봤는데 현실이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수다 떨다가 열두 시가 되어 막차를 놓쳐버렸다. 카카오 택시가 안 잡혀 겨우 심야 버스를 타고 집에 갈 수 있었다.
아 심야버스 얘기가 아니고 그러니까 이건 눌러앉아있으면서도 어쨌든 바깥세상엔 레이더를 켜놓고 있다는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