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을 보낸지 3년만에 학부모 워크샵을 처음 참석해봤다. 강사였던 내가 강의에 참여하는 학부모 교육생이 되었다.
강의에 욕심도 없고 미련도 없다.
메세지를 전하고 싶다는 집착도 내려놓았더니 이젠 수강생이 되어도 마음 편하다.
학부모 워크샵의 내용은 늘 그렇듯 감동주는 영상 5분, 선생님과 함께 하는 작은 율동, 마지막엔 쉽고 빠르게 할 수 있는 액티비티로 구성된다. 시간은 50분 정도.
이번 워크샵에서는 타일로 만드는 화병이다. 접착제로 화병에 타일을 붙이고, 매꿈제로 마무리하면 완성되는 간단한 액티비티.
강의를 진행하던 강사에서 액티비티를 직접 하는 수강생이 되니 기분이 살짝 묘했다가 금방 집중했다. 재미있었고 여러가지 생각이 오갔다.
나는 학부모 워크샵 같은 행사에 참여하는 엄마들은 할 일이 없는 엄마들, 한가한 엄마들이라고 속으로 무시했었다. 내 일 하나 하는 것도 너무 바쁜데 유치원 행사까지 참여할 여유도 마음도 없었다. 아니, 참여할 생각을 단 한번도 안했다.
그런데 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었고 난 거만했다.
이 엄마들은 한가해서, 할 일이 없어서 유치원 행사에 참여하는 게 아니었다.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을, 아이를 맞기는 유치원 선생님께 고마운 마음을 행사 참여로 표현한다. 아이가 다니는 유치원에 항상 관심을 갖고, 아이와 함께 이야기 할 소재를 찾는다. 없는 시간을 일부러 만들어 시간내서 참여하는 것이다.
50분간의 워크샵이 끝나고 갑자기 눈물이 흘렀다. 큰 아이, 작은 아이 유치원 시절은 죽었다 깨어나도 다시 못 돌아갈 시간들인데 그동안 난 뭐했나 싶고, 아이들에게 더 많은 애정과 사랑을 주지 못한 것이 미안했다.
이제라도 깨닫게 되서 감사하다.앞으로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 다시 한번 깊게 느끼게 되었다. 자식만큼 소중한 게 없다는 것, 돈 잘 벌고 똑똑한 엄마도 좋은 엄마지만 아이들이 커가는 순간을 따뜻하게 지켜봐주는 엄마로 살아야겠다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