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부는 재테크에 관심이 많습니다.
어릴적부터 사업을 하는 부모님 밑에서 자란 남편은
돈과 세상에 대한 긍정적인 사람입니다.
반면 저는 느닷없이 가난해져버린 집, 예상에 없던 생활고를 경험한 덕분에
돈에 대한 집착과 부에 대한 욕망이 큽니다.
다행이 정신적으로 건강한 남편을 만나 많이 치유되었습니다.
이랬든 저랬든 우리 부부는 돈에 대해 관심이 많고
돈을 좋아하며, 돈이 있으면 더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을
체감하며 사는 중입니다.
덕분에 신혼초보다 자산도 많이 늘었지요.
당연히 남편과 재테크 이야기를 자주합니다.
저보다는 남편이 많이 하는 편이죠.
저는 오늘을 중심으로 살아야 하는 육아맘이기 때문에
두 아이를 먹이고 입히고 다독거리는 것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합니다.
반면에 남편은 회사에 나가 직접적으로 매출을 일으키는 일을 하다보니
오늘만큼 내일이 중요하고, 미래를 많이 생각하며 삽니다.
아주 가끔 운전하며 도로 위를 달리고 있을 때
남편은 저에게 이런 말을 합니다.
"우리 나중에 나이 들어서 저기 저런 건물 가지고 있으면 좋겠다"
어느 날은 부동산 어플에 올라와 있는 매물의 링크를 보내주며
"이게 나중에 내가 꿈꾸는 삶이야"라고 이야기합니다.
처음엔 왜 이러나 싶었습니다.
욕심이 많나? 돈에 매달리는 사람이 된 건 아닌가? 걱정도 됐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남편의 미래에 제가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그런 건물에서, 그런 땅에서 저와 함께 하고 싶다는 색다른 의미의 프로포즈.
타인이 꿈꾸는 삶에 제가 들어가 있다는 것,
결혼이 주는 안정감은 이런 게 아닌가 싶네요.
부부가 의리로 산다는 것은
수많은 관계의 변화 속에서도 서로의 미래를 함께 상상하며 살아간다는 의미였습니다.
젊은 시절의 찌릿한 화학적 케미 대신 곁을 지켜주는 따스한 모닥불 같은 관계.
결혼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남편도 저랑 결혼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 수 있게
정말 잘 살아야겠다라는 마음을 먹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