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오랜 세월, 방황을 했다. 딱히 무엇이 되고 싶지 않았지만 무엇이든 해서 돈을 벌어야 했다. 직장인으로 오래 살았지만 마음 속에서는 수만가지 다른 일을 꿈꾸었다.돌이켜보니 직장인이라는 신분이 나를 여러직업으로 떠돌지 않게 잡아준 것 같기도 하다.
하고 있는 일을 좋아하며, 그 일에 모든 것을 던지며 열정적으로 일하는 사람들이 부러웠다. 20대, 30대의 나는 내 일을 좋아하지도, 사랑하지도 않았고, 집중과 몰입을 해본 적이 없다.
그래서 더 일에 매달렸다. 어떤 일을 해야 재미를 느낄 수 있는지 몰랐으니까 꼭 알아내고 싶었고 일의 재미, 성취의 재미를 느껴보고 싶었다.
회사를 그만두고 나는 모든 것을 내려놓았지만 일의 재미를 찾는 일은 놓지 않았다. 그래서 새벽기상을 했고, 나에 대해 알려고 노력했고, 수많은 책들을 읽고, 수백개의 잡글을 썼다.
뭘 해야 내가 재미있게 살 수 있을까?
무엇이 나를 살아가는 내내 집중하고 몰입하게 할 수 있을까?
어떤 것을 안하고 무엇을 빼야 내가 더 행복할 수 있을까?
묻고 또 물으면서 걷다가 뛰다가 드러누웠다가 엎어져서 우는 날도 많았다. 이 과정을 반복했더니 해야될 것만 가득했던 내 To do list들이 점점 줄어들었다. 그리고 이젠 다이어리를 쓸 필요가 없을 정도로 내 삶은 단순해졌다.
두 아이들과 남편이 일어나기 전인 새벽과 이들이 떠나 홀로 있는 시간에 할 일이 심플하게 정해졌다. 가족 외에 타인에게 시간에게 쓰는 시간이 거의 없는데도 0원으로 시작했던 나의 부수입은 매달 100만원을 훌쩍 넘겼다. 남에게 무언가를 일부러 제공하지 않아도, 내 시간과 노동력을 팔지 않아도, 지금의 내 라이프 스타일을 유지해도 버는 돈이 점점 늘어났다.
나를 불안에 떨게 한 것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불신이었다.
억지로 하는 일, 나와 맞지 않는 일을 하며 사는 삶이 싫었고 재미없어서 자꾸 다른 것에 눈을 돌렸다. 하지만 지금은 남의 삶에, 가보지 않은 길을 동경하지 않는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지금 내가 가고 있는 길이 내 길이라는 믿음이 생겼다. 남을 위함이 아닌, 나를 위해 하는 일이라 만족스러웠고, 심지어 재미도 있다. 아주 오랫동안 지치지 않고, 질리지 않고 평생 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생겼다.
어느순간부터 다른 일을 하는 상상을 하지 않게 되었다. 지금 하는 일을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까만 고민하게 되었다.
수능 시험, 공무원 시험 합격을 위해 공부를 하면 다른 길이 열린다. 공부는 길을 열어준다. 일찍 일어나서 나에 대해 공부했더니 나에게도 새로운 길이 열렸다. 실행하고 있는 것들에 대한 확신이 생겼다.
이제 나는 더 이상 진로 때문에, 직업 때문에 불안하지 않다.
4년간의 미라클 모닝 덕분에 나의 진로 고민은 이제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