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미라클 모닝으로 라이프 스타일을 바꾼지 1,092일째다. 미라클 모닝 커뮤니티 (오픈 채팅방)을 만들고부터 카운팅 한 날짜이고 실제 새벽기상을 시작한지는 좀 더 된 것 같다. 3년의 시간을 꽉 채운 나의 새벽기상의 기록들은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게 좀 아쉽지만 온라인에 전부 다 기록되어 있다.
몇년 전, 다시 재입사 하기 전에 강사로 일을 했다. 남과 말하기를 좋아하고 아는 걸 가르쳐주는 걸 좋아하는 오지라퍼인 나와 잘 맞는 직업이었다. 그런데 마음 속에서는 늘 나의 무식함을 들킬까봐 불안했다. 공부도 할만큼 했고, 책도 읽을만큼 읽었지만 어딘가 모르게 나의 지식은 반쪽자리 같았다. 책을 통해 배운 지식에 실행이 부족한 이유였다. 취업교육을 하면서도 정작 나는 대기업 공채 입사 시험과 면접을 준비해 본 적이 없었고 (첫 직장을 제외한 다른 회사들은 지인 소개, 추천), 문제해결능력을 강의하면서 그와 관련된 회사 업무를 경험한 적이 없었다. 비서로 오래 일했지만 비서 실무는 가르치고 싶지 않았다. 우리 나라에서는 유독 비서는 젊고 이쁜 여성을 선호했고 난 그게 싫었다. 유난히 여성성을 강조하고, 조직 내 상하 구조가 아주 명확하게 보이는 이 직무를 명석하고 똑똑한 친구들에게 추천하고 싶지 않았다.
여튼 나는 오랜 비서경력자였지만 내가 전달하는 지식은 대부분 간접경험과 책을 통한 것이었고 늘 딜레마에 빠졌다. 과연 내가 이 지식들을 가르치고 전달할 자격이 있는 사람인가를 계속 생각했다. 나는 점점 강의가 싫어졌고 두려워졌고 강의를 점점 줄이기 시작해 아예 강사 일을 접고 직장인이 되었다.
회사에서는 내가 비서로 일하는 것이 당당했다. 지난 10년간의 업무 경력이 나를 든든하게 받쳐줬고 조직 내 모든 사람들이 나를 CEO의 비서로 인정했다. 그래서 거침없었고, 할 말 제대로 하는 비서로 당차게 일했다. 그런데 퇴사를 하고 다시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끼치는 일을 하려고 보니 나를 어떤 분야에 가져다 놓아야 할지 막막했다. 사람들에게 좋은 메세지를 전달하고, 좋은 습관을 함께 하자고 격려하고 싶은데 나를 받쳐 줄 실행의 증거들이 하나도 없었다. 그래서 쌓기 시작했다. 블로그, 인스타, 팟캐스트에 나의 실행을 알리고, 차곡차곡 쌓으면 언젠간 내가 나를 인정하는 그 날이, 남이 나를 인정하는 그 날이 올거라 믿었다.
그렇게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나는 아침을 깨우는 여자, 김프리가 되었다. 나를 아는 대부분의 지인들이 내가 미라클 모닝, 새벽기상을 한다는 것을 알고 있고 이 습관 덕분에 인생을 바꿨다는 것을 인정한다. 나도 내가 꽤 믿을만 하다. 제대로 된 변화를 만들기도 전에 미라클 모닝을 그만두는 많은 사람들과 나는 차원이 다른 존재라는 자신감이 생겼다. 나는 많은 사람들에게 미라클 모닝을 알려도 되는 자격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내가 나 스스로 인정하게 되었다.
나에 대한 신뢰가 쌓이니 글을 써도 부끄럽지 않았다. 스스로 자격있는 사람이라고 인정하니 내가 전하는 모든 메세지에 힘이 실렸다. 힘이 실리니 영향력을 키우고 싶었고 미라클 모닝으로 만들어 낸 변화들을 모아 한 권의 책으로 엮겠다는, 평생 꾸어본 적도 없는 작가가 되겠다는 새로운 꿈도 생겼다. 100장이 넘는 글들을 모아 출판사에 투고를 했고, 몇 몇 출판사와 미팅도 잡혀 있다. 남 앞에 설 수 있는 자격을 내 스스로 만들어 냈더니 이젠 나에 대한 의심이 사라졌다.
1000개가 넘는 미라클 모닝 기상 기록들은 나를 자격있는 사람으로 만들어주었다. 남 앞에서 서서 새벽기상의 장점과 나의 변화들을 당당하게 알리고 함께 하자고 권유해도 괜찮은 사람으로 변화시켜 주었다. 타인 앞에 당당하게 설 수 있는 자신감은 실행의 기록들이 쌓인 덕분이다. 이 길고 긴 시간들을 지나 라이프 스타일 자체를 완전히 바꾼 김프리, 기록이 쌓이면 힘이 된다.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증거가 된다.
이젠 남 앞에서 내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두렵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