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0.31(화요일) 5학년 아들의 연습경기가 있는 날. 상대는 서울의 유명 축구클럽 신답 FC U11이다. 서울 동대문구에서 운동하고 있는 신답 FC는 서울신답초등학교 축구부로 구성되었으나 사설 클럽으로 전환되어 운영 중이라고 한다. 나 어릴 적만 해도 초등학교에 축구부, 육상부, 야구부, 씨름부, 배드민턴부 등등 운동팀이 많았는데 요즘은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사설 클럽에서 운동을 시키려면 금전적 부담이 만만치가 않다. 학부모로서 참 아쉬운 부분이다.
오늘 아들 연습경기 장소는 중량물재생센터. 인천에서 서울 성동구. 거리가 상당하다. 집에서 축구장까지의 거리는 약 40km. 경기도 서쪽에 사는 나는 서울 나들이가 매번 두렵다. 엄청난 교통체증 때문에 목적지 도착시간도, 귀가시간도 예상할 수 없다. 그래도 어쩌겠나. 거리가 멀면 데려다 주지는 못해도 하차는 직접 해주고 싶은 게 엄마 마음이다. 구단 승합차 혹은 감독님 차를 타고 오는 것보다는 좀 더 마음 편하게 올 수 있으니 아들은 연습경기를 멀리 갈 때면 데릴러 올 수 있냐고 꼭 물어는 본다. 그러니 갈 수 있으면 되도록이면 데릴러 가려고 노력한다.
퇴근 시간 전부터 밀리는 강변북로
마침 오늘은 서울에서 미팅이 있는 날. 생각보다 일이 일찍 끝났는데 차가 엄청 밀린다. 끝나는 시간을 못 맞추면 아들 혼자 불 꺼진 경기장에서 기다려야 한다. 마음이 급해졌다. 다행히 구장 도착시간은 3 쿼터 끝나기 10분 전. 시간을 겨우 맞춰서 다행이었다.
10분 후 모든 경기 종료. 아이들의 연습경기를 지켜보러 오신 학부모님들과 짧은 인사를 나눈 후, 가방을 메고 구장을 나오는 아들을 기다렸다. 집에 돌아오는 Tmap을 찍었더니 2시간이다. 하필 퇴근시간에 끝나 집에 돌아가는 길이 쉽지 않겠구나 싶다. 한 동네에 사는 아들 친구도 함께 태우고 간다고 하니 아들이 좋아한다. 2시간 동안 둘이 조잘조잘 떠드는 소리를 들을 생각을 하니 조금은 덜 지루할 것 같았다.
축구하는 아들 엄마는 오늘도 긴 한강을 따라 열심히 달렸다. 예체능 하는 자식을 키우면 운전은 필수능력이다. 단거리, 장거리 가릴 것 없이 여기저기를 왔다 갔다 해야 한다. 6학년이 되면 서울로 진학경기를 하러 많이 온다고 한다. 그만큼 많은 경기를 하고 긴 거리를 이동해야 한다. 내년에 새로 시작하고 싶은 프로젝트가 있는데 바빠진 아들 때문에 해낼 수 있을지 걱정도 된다.
그래, 내 년 일은 내년에 생각하자.
오늘의 연습경기의 결과도 그간의 경기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2:4 패.
멀리까지 와서 열심히 뛰었는데 아쉽다만, 아들 피셜에 따르면 경기 내용은 좋았다고 한다.
내 인생에서 잘한 일이 몇 개 안 되는데 그중에 하나가 운전면허 취득이다.
전국 어디든 운전해서 갈 수 있는 엄마는 무사고 베스트 드라이버다.
집에 돌아오는 길, 뒷자리에서 친구와 장난치는 소리가 듣기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