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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지아피디 Jan 11. 2021

내적 갈등


 미쳐버리겠다

마구마구 까불고 싶다

계속 말장난 치고 싶다

하지만 난 진지한 문학인이 되고 싶다

반인반수처럼 되어간다

나는 누구인가

여긴 어디인가

나는 예능의 뒤안길에 선 누님인가

문학의 길에 아장아장 들어선 작가 지망생인가

나는 야누스인가

사람들이 나잇값을 하라고 한다

하지만 난 이만큼 나이 드는 데 이미 충분히 많은 돈을 지불했다


브런치에 글도 작품도 아닌 것 올리지 말자

결심했지만 낙서 같은 글도 올리고 싶다

맘껏 휘갈기고 싶다

아침에 시를 읽다가도

저녁엔 어김없이 까불고 싶다

괜찮다 이 글을 써놓고 작가의 서랍에 넣어두면 된다 발행만 안 하면 된다

나는 참을 수 있다

발행 안 할 수 있다

클릭하지 않을 수 있다

...

점점 해가 떨어지니 까불고 싶다

지킬박사와 하이디다 하이드 아니고...

내 몸에 흐르는 예능의 피를 다 뽑아버리고 싶다

하지만 그러다 죽을 수도 있다

묘비명에 [그렇게 못 까불어 안달이더니]라고 쓰일 수도 있다

그래 죽느니 욕을 먹자

오늘도 실컷 까불자

까불다 죽은 귀신 때깔도 좋을 거다

오늘 까불 거 내일로 미루지 말자

...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


에잇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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