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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지아피디 Jan 03. 2021

글을 쓰면 신이 된다

설렐때마다 쓰는 글


2020년 11월 22

아무 계획 없이 시작한 글쓰기 브런치 6주 차가 되었다.

미친 게 아니고서야 이렇게 많은 글을  수가 없다. 1일 3글이 6주 동안이나 약쟁이처럼 이어졌다.

병원에 가봐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든다.


그런데 이상하다.

병원에 가고 돈을 내서 의사가 시간 내어 들어줘야 하는 얘기들을 글로 쓰니 없던 병도 치료가 된다.

내가 쓴 글들을 마주하니 내 병이 뭐였는지 내가

 병이 났는지 증상과 원인이 훤히 들여다 보인다.

누가 들어만 줘도 좋았겠다 하는 얘기들을 겨울철 이불빨래 내다 말리듯 널어놓으니  가슴속 눅진한 응어리들이 햇빛으로 사라진다. 뽀송뽀송해진다.


그런데 더 이상하다

독심술까지 생긴다. 그때는 몰랐던 타인의 심정까지 이해가 된다. 그때의 엄마 그때의 아빠 그때의 나를 스쳐간 모든 사람들의 희로애락이 나에게 고스란히 전해진다. 그때와는 전혀 딴판으로 해설이 되어 내 귀에 들려온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바뀐다. 내 심장을 파고든다.


가장 이상한 것은

나는 더 이상 피조물이 아니게 된다. 나를 포함한 모든 것에 창조자가 되고 있다. 과거를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다. 현재를 다르게 만들 수 있다. 새 길을 낼 수도 있고 새로운 세계를 지을 수 있다. 내 손가락으로 그 어떤 것이든 만들어 낼 수 있다.


치유되고 이해하고 조각해나갈 수 있는 글쓰기를

만나게 돼서 신에게 감사하고 싶다. 치유와 이해를 넘어 새롭게 창조될 모든 것에 대한 궁금증을 참을 수 없기에 오늘도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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