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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지수 Aug 29. 2022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숨은 행복 찾기

현재, 한국에서는 역사적인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개최되고 있다. 세계적인 선수들의 멋진 경기들이 환상적으로 펼쳐지고 있고, 그 속에 감동과 환희가 가득하다. 4년 넘게 피땀 흘린 선수들이 최고의 기량을 선보이고, 메달을 따기 위해 치열하게 최선을 다하고 있다. 국민 모두 밤낮을 가리지 않고 선수들을 응원하며 연일 축제 분위기를 즐기고 있다. 나 스스로도 이렇게 열심히 응원했던 적은 지난 월드컵 때 이후론 처음인 것 같다. 몸은 평창에 가고 싶지만 여건이 되지 않아 마음만 전적으로 평창에 보내고, 목이 터져라 응원하고 있다. 이렇게 열심히 응원하다 보니 동계올림픽의 여러 종목들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높아지기도 한다. 종목마다 규칙을 이해하면서 응원하니 더 즐겁게 경기를 볼 수 있게 된다.      


그중 우리 모두가 메달을 기대하는 분야는 단연 스케이트 종목이다. 대한민국의 주력 종목이 바로 여기에 다 모여 있기 때문이다.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트 종목 안에서도 정말 다양한 경기가 있다. 이번 스피드 스케이팅 종목 중에 핫이슈가 되고 있는 경기는 바로 ‘팀추월’이다. 개인의 기록으로 승부를 가르는 스피드 스케이팅에서 유일하게 팀을 이루어서 승부를 겨루는 종목이 바로 팀추월이다. 팀추월은 3명으로 구성된 팀이 순서를 번갈아가며 마치 한 사람이 스케이팅을 하는 것처럼 타야 한다. 그렇게 정해진 구간을 달리면서 마지막으로 가장 느린 주자의 기록이 팀 기록으로 측정되는 경기다. 그렇기 때문에 3명의 선수가 떨어지지 않고 붙어서 함께 움직여야 한다. 그렇다 보니 팀워크가 너무나 중요한 경기인 것이다. 


팀추월에서 선두에 달리는 선수는 바람의 저항을 이겨 내야 하기 때문에 힘이 더 든다. 그래도 책임감을 가지고 힘을 내서 속도를 내어줘야 뒤에 선수들이 잘 따라갈 수 있다. 중간에 달리는 선수는 바짝 붙어서 속도감을 유지하고 뒤에 선수가 잘 따라올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해줘야 한다. 맨 뒤에 달리는 선수는 중간에서 달리는 선수가 속도가 떨어지지 않는지 매 순간 신경 쓰면서 밀어주기도 하고 다독거리면서 힘을 준다. 3명 모두 기량이 좋아야 하는 건 당연하고 무엇보다도 세 사람이 한 마음으로 움직이는 팀워크가 중요한 경기이다.      

남자 팀추월 대표팀에 출전한 선수들은 이번 경기에서 환상적인 팀워크를 보여주었다. 그 팀워크를 통해 은메달을 거머쥐었다. 결승전에서 보여준 남자 팀추월 경기는 감동 그 자체였다. 리더가 책임감을 가지고 이끄는 모습, 서로 딱 딱 들어맞는 호흡과 서로를 위해주며 힘을 불어넣어 주는 모습, 서로를 믿고 의지하는 모습이 경기하는 내내 국민들에게 보여줬다. 멋진 모습이었다. 반면 여자 팀추월 대표팀이 보여준 경기는 남자 팀추월과 너무나 달랐다. 팀워크가 완전히 무너진 모습을 보이며 최하위로 경기를 마감했다. 기록과 메달을 떠나서 함께 하는 한 선수가 체력이 떨어져 힘들어할 때 그 선수와 함께 가는 것이 아니라 그 선수만 떼어놓고 둘이서만 레이스를 펼쳤다는 점이다. 이게 말이 되는가? 경기를 보는 내내 이해가 되지 않고, 안타까운 생각을 넘어 화가 났다. ‘저 모습이 어떻게 한 팀인가?’, ‘팀 내부에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닌가?’, ‘리더가 함께하는 팀원을 챙기지 않고 오히려 무시하고 왕따 시키는 모습이 아닌가?’


심지어 경기 후에도 둘이서 경기를 끝낸 선수들은 늦게 들어온 그 선수를 챙기지 않고 무시했다. 거기다 두 명의 선수가 경기 후에 한 인터뷰가 국민들을 더 화나게 했다. 마치 기량이 부족한 그 한 명의 선수 탓을 하는 듯한 인터뷰였기 때문이다. 역사적인 2018 동계올림픽에 옥에 티가 된 경기였다.      


이런 경우는 조직 안에서도 비일비재하다. 같은 팀이라고 하지만 말뿐인 팀인 것이다. 자기와 호흡이 잘 맞는 직원만 앞세우고, 그 직원만을 챙긴다. 그리고 그 직원과만 일을 하면서 레이스를 즐긴다. 소외된 다른 한 명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엔 도통 관심이 없다. 그 사람을 빼고 우리끼리만 나아갈 길을 달려가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빨리 달릴 수 있다고 착각한다. 뿐만 아니라, 자신과 맞지 않는 직원은 챙길 시간과 에너지도 없다는 식이다. 잘 맞는 직원과 일하니 대화도 잘되고, 추진하는 일도 잘된다는 어리석은 생각을 한다. 소외된 다른 직원은 뒤처지고 스스로 곪아가고 있는데도 말이다. 그런 경우 리더에게 왜 그러는지 이유를 묻는다. 대답은 놀랍다. “저는 팀원들이 다 중요합니다. 그리고 챙기려고 노력 많이 합니다. 저는 오히려 그 직원이 불편하지 않게 일도 덜어주고 오히려 일찍 퇴근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습니다. 혹시 소외되었다고 느낀다면 그 직원이 잘못하고 있다고 봅니다. 스스로 더 맞추려고 노력하고 필요한 것이 있으면 먼저 말을 먼저 해야 하지 않을까요? 제가 속마음까지 어떻게 다 압니까? 지금 끝내야 할 과제가 얼마나 많은데, 달려가야 할 레이스를 마무리하려면 지금 빨리 속도를 내야 합니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라는 말이 있다. 서로 의견을 맞추고 소통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릴지라도 함께할 때 더 멀리 갈 수 있다. 1 더하기 1은 2가 아니라, 3, 4, 5도 될 수 있다. 그것이 함께 하는 힘이고 감동인 것이다. 혼자서 일을 처리해버리는 건 어렵지 않다. 하지만 다른 사람을 통해 일을 추진해 나갈 때 시간과 에너지가 더 들지만 더 큰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리더십이고 리더의 영향력이다. 팀워크를 제대로 발휘하기 위해 본인의 리더십 스타일에 신경을 써야 한다. 리더의 스타일을 볼 때 우리는 행동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왜냐하면 태도(Attitude)와 행동(Behavior)은 다르기 때문이다. ‘행동(Behavior)’은 리더가 보여주는 말과 행위를 나타낸다.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것, 보이는 것이다. 이에 반해 ‘태도(Attitude)’는 어떤 것에 대해서 같은 의견이거나 반대하는 느낌, 의도, 가치, 관심을 말한다. 팀원을 위한다는 마음과 태도를 가지고 있지만 표현되는 행동이 전혀 다르다면 팀원은 리더의 행동을 보면서 느끼고 판단한다. 말만 위한다는 것인지, 정말 진심을 담은 것인지를 안다. 좋은 의도와 태도를 가지고 있다면 팀원에게 보이는 행동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팀원이 소외되고 있다고 느꼈다면 이미 리더의 행동이 그 팀원에게 그렇게 보였기 때문이다. 


리더십 스타일은 본인 스스로가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이 느끼고 받아들여지는 그 리더의 행동인 것이다. 소외되고 있는 팀원이 있다면 우선 자신이 보이는 행동이 어떻게 타인에게 비치고 있는지 돌아보아야 한다. 그리고 그 팀원을 내 안으로 진심으로 끌어들여야 한다. 그래서 뒤처질 땐 밀어주고, 불어 닥치는 바람이 강할 때 앞에서 적극적으로 막아주어야 한다. 그래야 함께 더 멀리, 오래 달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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