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일상
어제 제주에 강의 일정이 있었다. 바람이 많이 불고, 기상이 안 좋아서 오며 가며 비행기가 계속 연착되었다.
제주 갈 때도 40분 딜레이 되더니, 오는 비행기도 역시나 40분 이상을 더 기다려야 했다. 여행객들이 많아서 공항 내에 좌석도 마땅치 않고, 면세점, 식당, 카페에도 사람들이 꽉 찼다.
어떻게 해야 하나 눈을 돌리다, 구석 쪽 한갓진 데를 찾았다. 걸어가 보니, 아주 작은 게임기들로 꾸며진 게임 존(Game Zone)이 마련되어 있었다. 물론 거기도 사람들이 많았다.
엉덩이 한쪽만 걸 터 앉을 수 있는 아주 작은 앉은뱅이 의자들이 있었고, 작은 키의 게임기들이 즐비해 있었다.
그냥 스쳐 보는데, 갑자기 내 눈에 들어오는 게임이 있었다.
바로 '너! 구! 리!' 였다. 정말 순식간에 추억이 소환되었다.
귓가에 너구리 게임 노래와 너구리가 폴짝폴짝 앙증맞게 뛰는 소리가 울렸다. 자석에 이끌리듯... 그 쪼그마한 의자에 앉았다. 사람들 눈도 딱히 의식되지 않았다. 피곤도 사라졌다. 눈이 초롱초롱 빛나는 것 같았다.
그냥 신나서 들떴다. 바로 게임 한 판을 시작했다.
"따따 따따따 따따따따 따~~~~~~~" (너구리 게임을 해본 사람은 이 신호가 어떤 음인지 바로 알 것이다. ^^)
세 번째 판이었는데, 멀리 뛰어야 하는 곳에서 떨어졌다! ㅠㅠ
방법??? 그런 게 어딨나? 손이 기억했다. 심지어 첫판에 나오는 과일이며, 항아리 위치, 너구리를 움직이다 어디 사다리에서 멈춰서 기다려야 하는지.... 자연스럽게 다 기억이 되살아났다.
머리를 짜내서 기억하려고 애쓰지 않았다. 그냥 몸이 알아서 스스로 반응했다.
추억을 갖는다는 것은 삶의 소중한 행복이다. 추억이 모여 우리가 사는 삶이란 그릇이 차곡차곡 차 나가는 게 아닐까?
추억은 언제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른다. 추억이 소환되는 순간, 우리는 짜릿한 기쁨과 행복을 맛보게 될 것이다.
오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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