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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지수 Jul 09. 2024

찰나의 순간

파인딩해피니스

장마 기간이라 계속 많은 비가 내린다. 어제도 쏟아부었다. 모든 자연이 비에 젖어 우울해한다. 한껏 젖은 무게에 힘겨워 보이고, 풀이 죽어 보인다.

우리 집은 2층이다. 아래층에는 할머니가 사시는 데 화단을 늘 예쁘게 잘 가꾸신다.

거실에서 내려다보면, 횡재한 기분이 절로 든다. 잘 가꾸어진 화단을 애쓰지 않고  선물로 받았다. 덕분에 공짜 행운을 맘껏 누린다.

예쁜 꽃들과 나무들이 즐비한데, 올해부터 한쪽 구석에는 상추와 고추를 심기 시작하셨다. 그 녀석들이 싱그럽게 자라는 모습을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런데, 요 며칠 많은 비가 내리면서 위로 솟구치던 상추들이 강한 비를 맞아 바닥에 드러누워버렸다. 전혀 일어날 기색이 없다. 느낌에는 소생이 불가능해 보인다. 참 안타까운 일이다. 어제오늘 아침마다 죽어가는 상추를 보며 안타까움에 한숨이 절로 나온다.

그 모습이 내내 마음에 걸렸지만, 훌훌 털어내고 오늘 일정을 위해 집을 나섰다.

미팅이 있는 고객사가 전철역 근처이기도 하고 비 오는 데 운전하고 싶지도 않아서 차를 놓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로 했다.

버스를 타기 위해 빠른 걸음으로 걸어가다 갑자기 멈췄다. 무언가 내 시선을 사로잡았다. 뒷걸음쳤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잘 보이지도 않았다.

그 딱딱하고 차갑고 메마른 보도블록 틈 사이에 생명이 자라고 있었다.

보도블록 사이를 비집고 자라는 강인한 생명

여리여리하고 왜소한 모습인데 파아란 꽃을 피우고 있었다. 그 쏟아부었던 빗속에서도 살아내고 있었다. 사진을 찍지 않을 수가 없었다.

‘넌 누구니? 너 정말 대단하구나!!!’

July 9, 2024 / 퍼붓는 비를 이겨내고 꽃을 피우다.

나를 멈춘 이 녀석의 사진을 몇 장 찍고, 말도 건넸다.

앞으로도 잘 살아나가라고,

내가 매일 이 길을 지나가면서 널 찾아오겠다고.

강인하고 굳건하게 잘 자라달라고.

다시 버스를 타기 위해 걸었다. 풀이 죽은 상추를 보며 기분이 우울했는데, 찰나의 순간을 맞이하고, 발걸음에 다시 힘이 실리기 시작했다.

삶은 찰나의 순간들로 이루어진다. 이런 찰나의 순간은 참으로 감사하다. 그 찰나 덕분에 오늘도 감사한 하루를 보낸다.

나를 찾는 고객이 있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고, 오늘이라는 시간을 살아가는 기쁨을 느낀다.

나는 오늘도 감탄하고, 감동하고, 감사한다!

#찰나 #찰나의순간 #감탄 #감동 #감사

#파인딩해피니스 #일상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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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수 가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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