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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지수 Sep 09. 2024

자기 창조의 4가지 기술

파인딩리더십


강의나 코칭을 하다 보면, 자주 받는 질문이 있다. 


"저도 강사님처럼 하고 해보고 싶은데, 현장에서는 그게 참 잘 안됩니다."

"그 상황에서 저도 상대에게 질문을 던지고 싶은데, 막상 그 자리에 있으면 질문하는 게 어렵더라고요."

"대표님처럼 차분하게 말하고 싶고, 간결하게 전달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될까요? 전 말만 하면 장황해집니다."

"방금 보여주신 대로 팀원들과 면담을 진행하고 싶은데, 막상 해보려고 하면 잘 안되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같은 말인데도, 좀 더 유머러스하고 재밌게 표현하고 싶은데 잘 안되네요. 어떻게 하면 될까요?"

"막상 배운 대로 하려고 하면, 팀 분위기가 이상해집니다. 쑥스럽기도 하고 안 하던 거 하려고 하니 영 어색하네요."


강의 분야나 교육 대상자가 그때그때 달라지지만, 위와 같은 결의 질문은 항상 나오는 단골손님이다. 


자기가 늘 해오던 습관을 버리고, 조금이라도 다르게 또는 새롭게 해 보는 것은 말이 쉽지 참 어려운 도전이다. 


강의를 듣다 보면 쉬워 보이기도 하고, 별거 아닌 것처럼 느껴지고, 그냥 하면 될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거기다 앞에서 강사가 어떻게 하면 되는지 쉽게 샘플을 보여주면 어렵지 않아 보인다. 나도 저렇게 할 수 있을 거 같은 기분이 든다. 


이는 지식적으로 이해하는 게 어렵지 않은 이상, 그냥 배운 대로 하면 쉽게 따라 할 수 있을 것 같은 착각인 '지식의 덫(Knowledge Trap)'에 매몰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본인이 직접 해보려고 하면 말처럼 쉽게 되지 않고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배운 것이 제대로 출력되지 않고, '어... 그게 뭐였더라?  어떻게 하는 거였지?' 하며 버퍼링이 생긴다. 그러면서 머리로는 아는데, 자기 것으로 완전히 체화되지 않은 '의식적인 지식'의 단계에 머무르게 된다. 


우선, 새로운 것을 시도하려는 의식을 가지고 있다는 건 긍정적인 신호다. 같은 교육을 듣고도 '괜찮네. 좋네. 하지만, 그냥 나는 내가 하던 대로 할래'보다는 '나도 저렇게 한 번 바꿔볼까? 한 번 시도해 보고 싶은데?' 하는 마음을 먹는 것 자체가 이미 내면의 변화가 시작된 것이라고 본다. 좋은 신호다.


새롭게 배운 것을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이를 적용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느꼈기 때문에 스스로 마음의 문을 열고, 스펀지처럼 흡수한 것이다. 이처럼 먼저 수용이 되어야 어떻게 다르게 해 볼 것인지 시도를 하게 된다. 


그렇다면, 머리로만 아는 지식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떻게 하면 '나도 저렇게 할 수 있을까?'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을까? 


내 것으로 만들고 버퍼링 없이 바로 출력되기 위해 '자기 창조의 4가지 기술'을 이해하고 배워보자. 

우리에게 친근한 4마리의 동물만 기억하면 충분하다. 


1. 소처럼, 여러 번 되새김질하라. 
지수생각


는 한번 삼킨 풀을 그대로 소화시키지 않고 여러 번 게워 내어 되새김질을 한다. 더 많은 양분을 생산해 내기 위해 거치는 필수 과정이다. 마찬가지다. 새롭게 배운 것이나 내 것을 만들고 싶은 것을 여러 번 기억해 내고 숙지해야 한다. 예를 들어 팀원과 성과 면담 프로세스를 새롭게 배웠다고 가정하자. 기본은 그 프로세스가 뭔지를 알아야 한다. 한 번 강의 듣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되새김질을 통해 그 프로세스가 무엇인지, 단계별로 어떤 것을 해야 하는지 이해하고, 순서를 명확하게 기억해야 사용할 수 있다. 더 명확한 이해가 필요하다면 관련된 정보를 찾거나 전문 도서를 읽는 노력도 필요하다. 제일 먼저 해야 하는 것은 바로 소처럼 배운 것을 자주자주 게워 내어 씹어야 한다. 그래야 그 지식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2. 닭처럼, 알을 품는 시간을 가져라. 
지수생각



닭은 알을 깨고 병아리가 나오기까지 오랜 시간을 품고 또 품는다. 새로 배운 것에 대한 이해 작업이 끝났다면,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한 숙성의 시간이 필요하다. 숙성을 시키는 방법은 다양하다. 혼자서 배운 것을 실제처럼 해볼 수도 있고, 편한 사람(가족이나 지인)과 실전처럼 연습을 해볼 수도 있다. 아니면,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나만의 아이디어를 덧입히는 작업을 해도 좋다. 이처럼 다양한 방법으로 나만의 숙고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이런 시간 없이 갑자기 무대 위에 올라서면 실수할 확률이 높다. 실수는 괜찮다. 하지만, 그 실수가 나를 위축되게 만들거나 혹은 트라우마로 작용하게 되면 다시 시도하는 데 더 큰 어려움이 발생한다. 새롭게 시도하는 것이 간단한 것이라면 알을 품는 시간을 줄여도 좋다. 하지만, 간단하게라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유명한 가수일수록 반드시 리허설을 한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3. 돼지처럼, 진흙을 뒤집어쓰고 뒹굴어라. 
지수생각



돼지는 자신을 깔끔하게 하기 위해, 또 체내의 열을 식히기 위해 진흙을 뒤집어쓰고, 진흙 속을 마구마구 뒹군다. 본능적으로 자신에게 반드시 필요한 활동을 하는 것이다. 되새김질을 통해 명확하게 이해하고, 알을 품듯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숙고의 작업이 끝났다면 이제는 맘껏 뒹굴어야 한다. 진흙으로 뒤집고 그 속에서 뒹굴어야 한다. 지저분해지기도 하고 제대로 되는 것 같지 않은 느낌이 들지만, 마구마구 뒹굴어야 한다. 최대한 많이 사용해 보아야 한다. 계획한 대로 잘 될 때도 있지만, 만반의 준비를 했는데도 잘 안될 때도 있다. 그런 것 신경 쓰지 말고 최대한 많이 써먹어 보아야 한다. 가수가 리허설만 하면 되겠는가. 본 무대에서 자신의 실력을 맘껏 펼쳐보지 못하면 그 리허설이 왜 필요하겠는가. 맞다. 스스로 익히고 연습한 것을 현장 또는 현업에서 실제 써보아야 한다. 그렇게 뒹굴어 보아야 비로소 머리에서만 아는 지식이 몸으로 타고 내려오게 된다. 그렇게 수도 없이 사용해 보아야 스스로 살아있는 지식을 느끼게 된다. 



4. 토끼처럼, 깡총깡총 뛰어넘어라. 
지수생각



토끼는 왜 깡총깡총 뛸까? 우스개 소리이지만, '깡'도 있고 '총'도 있어서 그렇단다. 악착같이 버티고 나가는 오기를 '깡'이라고 한다. '총'은 무기다. 높은 곳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무언가를 새롭게 시도하고 변화하고자 할 때, 주변에서 도와주지 않을 때가 있다. '왜 저러지?' 하는 이상한 눈초리를 보내기도 하고, 팀원들의 경우는 '우리 팀장님 또 어디서 뭔가 배워오셨네', '저렇게 배운 거 몇 번 해보시다 말겠지'라는 별 기대 없는 분위기가 느껴지기도 한다.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는 때 옆에서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원래대로, 하던 대로 하라는 식으로 나를 다시 원상태로 주저앉히려 한다. 심한 경우, '사람이 갑자기 변하면 이상한 거다'라는 말까지 가기도 한다. 이럴 때 그 분위기를 토끼처럼 깡충하고 점핑해서 뛰어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소처럼, 닭처럼, 돼지처럼 노력한 것이 한낱 물거품이 돼버린다. 새로운 변화와 시도가 원래 내가 그랬던 것처럼 잘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그런 장애물들을 토끼처럼 뛰어넘어야 한다. 불편한 시선들과 분위기, 새로운 것을 시도해 볼 수 없는 여유 없는 상황, 편한 것을 찾고자 하는 내 안의 안이함 등의 장애물들을 깡(오기)과 총(자신감)을 가지고 뛰어넘어야 한다. 그래야 최종적으로 나의 것으로 만들고 자기 창조할 수 있게 된다. 


앞서 말한 것처럼 어떻게 하면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을까요'의 한결같은 질문에 나는 소처럼, 닭처럼, 돼지처럼, 토끼처럼 나아가라고 조언한다. 


Sep 9, 2024 / 자기 창조의 4가지 방법


새로운 것을 배우고, 수용하고, 자기의 것으로 재창조하기 위해서는 당연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쉽게 흉내 내거나 베끼는 것은 쉽다. 하지만 그것은 자신의 것이 되지 못한다. 


자기 창조의 기술 4가지는 생산적인 활동을 하는 모든 것에 적용된다. 글을 쓰는 작업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요즘은 정보가 넘쳐난다. 심지어 생성형 AI가 있어서 창조적인 활동이 더 용이해지기도 했다. 편리함과 신속함을 주는 이점으로 사용할 수는 있지만, 창조활동에는 아날로그적인 활동이 필요하다. 창조는 단순히 남의 것을 쉽게 베끼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된다. 자기 것으로 만들기 위한 시간과 노력이 깃들어져야 한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유명한 말,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는  창조활동에 중요한 시발점이 된다. 무(無)에서 유(有)를 만들어내야만 창조가 아니다. 그렇게 매번 이 세상에 없던 것을 새롭게 창조해 내기는 어렵다. 우리는 이미 삶에서 보고 듣고 누리는 것들을 감각적으로 받아들인다. 그 과정 속에 생산적이고 창조적인 활동이 생겨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누구의 것을 쉽게 베끼거나 모방하고, 마치 자기 것처럼 여기는 것과는 다르다. 


모방이 창조가 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스스로 충분히 이해하고, 자기의 것을 만들기 위한 품고 기다리는 시간을 들여야 하고, 직접 사용해서 살아 있는 산지식으로 만들고, 어떤 상황에서도 무의식적으로 발현될 수 있도록 만드는 인내와 겸손의 시간이 필요하다. 


새로운 것의 창조는 지능이 아니라 내적 필요에 의한 놀기 본능에 의해 달성된다. 
창의적인 사람은 자신이 사랑하는 것을 가지고 놀기 좋아한다. 
칼 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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