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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지수 Sep 28. 2024

싸움의 기술

파인딩리더십


하루의 강의가 끝나면 으레 과정에 대한 교육 만족도 설문(survey)을 진행한다. 


참가자가 본 과정을 어느 정도 만족했는지, 학습 목표 대로 잘 진행되었는지, 강사의 강의는 어땠는지 등 교육 과정에 대한 전반적인 소감을 수집하는 절차이다. 


객관식을 통해 과정에 대한 총점이 나오고, 주관식을 통해 참가자의 솔직한 피드백을 들을 수 있다. 


강사들에게는 본인의 강의력에 대한 평가이기 때문에 신경이 쓰이고, 교육 과정에 대한 결과를 고객사에게 전달하기 때문에 중요한 자료로 쓰인다. 


그러다 보니 강사들은 이 만족도 결과에 일희일비(一喜一悲) 하는 경우가 많다. 아무리 강의 경력이 오래되었다 하더라고 강의 후 피드백이 안 좋으면 기운이 빠지고 마음에 상처를 입는 경우도 생긴다. 


강의를 한 지 20년이 넘은 나조차도 결과에 일희일비(一喜一悲) 하지 않고 덤덤하게 받아들이려고 노력하지만, 고객사에게 전달해야 하는 중요한 자료이기에 결과가 좋지 않을 때는 그 마음을 유지하기 참 어려워진다. 


스스로 고객의 피드백을 대할 때 늘 노력하는 마음가짐이 있다. 


그것은 만족도 결과 점수를 단지, 숫자로만 받아들이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5점 만점에 5점, 4점이 나온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 숫자보다는 그 속에 들어 있는 고객의 솔직한 피드백이 더 중요하다. 


특히, 쓴소리나 개선에 대한 피드백을 과감하고 솔직하게 표현해 준 고객에겐 더욱 감사함을 가져야 한다. 관심이  없는데 시간을 들여 긴 글을 적겠는가? 한 자 한 자 힘주어 적었다는 것은 관심의 표현인 것이다. 쓴소리 대신 무조건 좋다고 피드백을 준다면 또는 무조건 5점 만점을 준다면 마냥 좋겠는가?  오히려 개선의 기회를 잃고, 발전의 가능성을 찾을 수 없게 된다. 


무엇이 잘 된 것인지, 어떤 점이 개선되어야 하는지를 알아야 다음 강의에 그 부분을 반영하고 보다 만족할 수 있도록 과정의 퀄리티를 높일 수 있게 된다. 강사는 준비하고 또 준비하면서 노력을 기울이게 된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강사는 한층 더 성장하고 발전하게 된다. 


고객의 쓴소리는 개선의 기회와 발전의 가능성을 찾게 한다. 
지수생각




요 근래 재밌게 본 드라마가 있다. 바로 '굿파트너'이다. 변호사 중 특히 '이혼 변호사'들의 고군분투하는 법정 이야기다. 다양한 이유에서 생기는 이혼 과정을 변호하면서 자신들이 느끼는 깊은 고뇌와 신념 그리고 자신 내면과의 갈등과 심정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휴먼 드라마라 좋았다. 매 회가 재밌었다. 


재밌게 본 휴먼 법정 오피스 드라마, '굿파트너'



이혼 변호가 천직인 스타 변호사 차은경 역에 장나라 님, 그리고 이혼 변호는 처음이기도 하고 이혼 변호를 절대 하고 싶지 않아 했던 신입 변호사 한유리 역을 남지현 님이 맡아서 열연했다. 두 사람의 케미가 잘 어울렸다.  


14화 [싸움의 기술] 편이었다. 선배인 차은경 변호사와 후배 한유리 변호사가 주고받는 대화가 기억에 남는다. 


차은경 변호사가 진심을 담아 후배에게 칭찬 한마디를 건넸다.  

"한 변은 뭘 위해 싸워야 하는지, 뭐가 더 중요한지 알게 하는 싸움의 기술을 가졌어."


존경하는 선배의 말에 기뻐하며 한유리 변호사가 솔직한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는다. 

"그래요? 저는. 그냥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는 거 말고는 없어요. 소송까지 가기 전에 제가 의뢰인을 위해 뭘 더 할 수 있는지 보고 또 보는 것만 하는걸요."


"그래요? 그냥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는 거 말고는 없어요. 소송까지 가기 전에 제가 의뢰인을 위해 뭘 더 할 수 있는지 보고 또 보는 것만 하는걸요."
굿파트너 제14화 싸움의 기술 / 한유리 변호사의 말



높은 강의 만족도 점수를 받을 수 있는 싸움의 기술이 있을까? 


항간에는 만족도 설문 진행 시에 점수 이야기를 넌지시 말하는 강사도 있다고 한다. 

(좋은 점수 좀 달라? 음… 이건 아니다! 없어 보인다...)


피드백을 점수로만 보기 때문에 생기는 병패(?)가 아닐까 한다. 점수 이야기를 하기보다, 강사는 오히려 피드백 설문 시간에 그 자리에 없는 게 좋다. 그래야 편하게 설문에 응답할 수 있고, 솔직한 피드백을 들을 수 있지 않을까? 


굿파트너 한유리 변호사의 순수한 답변이 좋았다. 그 이야기에서 또 배운다. 


강의 만족도 점수를 높게 나오게 하는 특별한 싸움의 기술은 없다. 

매번 강의마다 최선을 다해 준비하면 된다. 그리고 준비한 강의를 무대에 올리기 전까지 과정에 참가하는 교육생들을 위해 뭘 더 할 수 있는지 보고 또 보는 것을 하면 된다. 


참 단순하지만, 진리다. 멋진 답변이었다. 


이번 주 교육을 마무리하고, 차수별로 올라온 교육 만족도 설문 결과를 보고 있다. 


"이렇게 재미있는 교육은 살면서 처음인 거 같습니다...."
Sep 26, 2024 / 교육 만족도 설문 내용 중 일부


이 피드백이 눈에 확 띄었다. 누구실까? 궁금해진다. 

그 어떤 피드백 보다 내 맘을 확 사로잡았다. 이번 주 피로가 사라지고 기분이 좋아진다. 


이번 과정의 강의 콘텐츠가 업무와 프로세스 관련된 거라 참가자들에겐 다소 지루하고 관심도가 떨어지는 강의였는데, 이렇게 느끼셨다는 피드백은 무엇보다 감사하고 힘이 된다. 


주말 아침, 콧노래가 나온다! 일희일비하지 말자고 하고선... 어쩔 수가 없나 보다. 

내가 개그 기질이 좀 있나? 그런가? 그건 아닌 듯하다. 교육생들이 만들어낸 분위기 덕분이다. 


늘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그들을 위해 내가 무엇을 더 할 수 있을까? 

기본을 생각하는 자세로 고민하고 또 고민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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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수 가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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