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쓸 수 있는 자유
아침 스레드에서 지나가듯이 본 글이 눈에 들어왔다.
'말과 글을 사용할 수 있어 감사하다.'
오늘이 한글날인 것을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위의 글귀를 보고 아차 했다.
세종대왕님께서 백성들을 위해 누구나 글자를 읽고 쓸 수 있도록 훈민정음을 창제하셨다. 그저 우리말이라 자연스럽게 쓰고 있었지만, 자음은 발성기관의 모양을 본뜨고 모음은 천지인을 본떠 만든 과학적이고 배우기 쉬운 세계 최고의 문자이다.
한글날을 맞아 덕분에 자유롭게 글을 읽고 쓸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는다.
한글날을 맞아 오전에 남편과 외국어 쓰지 않기 게임을 했다.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주차장 차단기를 오픈해 뒀나 보네"라고 말하며 자연스럽게 외국어를 썼다. 일상에서 너무 자연스럽게 외국어를 많이 쓰고 있었다.
단순 브랜드 이름과 물건을 지칭할 때도 대부분 외국어로 되어 있는 것이 많다. '오픈' 대신 '열다', '클로즈' 대신 '닫다', '체크' 대신 '확인'. 조금만 생각하면 우리말이 있는데도 습관처럼 외국어를 먼저 떠올리게 된다.
이미 자리 잡거나 외국어 그 자체로 사용하는 단어들은 어쩔 수 없이 사용하지만, 우리말이 있는 경우에는 우리말을 사용하도록 애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다양한 글들을 읽을 수 있는 것도, 내 생각을 이렇게 기록할 수 있는 것도 한글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글이 없었다면 나는 지금처럼 자유롭게 내 생각을 표현하고,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공감하고, 위로받을 수 없었을 것이다. 브런치에 글을 쓰고, 책을 읽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모든 순간이 한글 덕분에 가능하다.
세종대왕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