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추억 쌓기
"아이 난 해외여행 안 가도 돼~ 한국이 좋아. 국내여행 가도 돼"라고 하셨지만, 어머님께서 제일 좋아하신다.
아마 비행기 타는 게 귀찮고 힘드셔서 그렇지만 여행은 또 막상 가보면 새로운 즐거움이니! 좋아하시는 부모님을 보니 시간이 될 때 더 늦기 전에 자주 모시고 여행을 다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남편이 부모님 모시고 가는 여행을 애기 둘을 데리고 가는 느낌이라고 말한다. 아니, 나 포함 셋인가?
여행 리더는 책임감에 눈 밑에 다크서클이 드리운다. 그래도 부모님의 웃음에 행복해한다. 혹시나 불편해하시지 않을까, 혹시 입맛에 맞지 않으실까 신경 쓸 게 많다.
이제 우리가 부모님을 챙겨드려야 하는 나이가 된 것 같다. 부모님께서 어린 우리를 챙겨주셨던 것처럼.
어머님은 아이스크림을 한 입 베어 물고는 "맛있다" 한 입만을 한 5번 말씀하셨다. 재미있다.
평소에는 건강 챙겨야지 단 거 먹으면 안 된다며 절레절레하시다가, 여행지에서 이것저것 맛보시며 눈이 휘둥그레지신다. 귀엽다.
알고 보니 남편의 입맛은 어머님의 입맛을 닮은 게 아닐까. 부모님의 새로운 모습을 보는 것도 재미있다.
효도할 기회가 생긴 것도 감사하다.
사실 일정을 맞추는 것이 쉽지 않은데 이번엔 갑작스럽게 짠 여행이지만 다행히도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짧아서 아쉽기도 하지만 그만큼 알차게 다녔다.
부모님과 함께 여행하는 것은 20대의 나 혼자 다니던 여행과는 완전히 다르다. 내가 가고 싶은 곳이 아니라 부모님이 편하고 좋아하실 곳을 찾고, 내가 먹고 싶은 것이 아니라 부모님 입맛에 맞는 것을 고민한다.
하지만 부모님의 웃는 얼굴을 보면 그 모든 고민이 행복으로 바뀐다. 아이스크림에 감탄하시고, 새로운 풍경에 신기해하시는 모습을 보면 더 자주 모시고 와야겠다는 생각만 든다.
내일까지 무사히 여행을 마치길 바라며 오늘을 마무리해 본다. 그리고 다음에는 더 긴 여행으로, 더 많은 추억을 만들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