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충전하는 시간
지난주 휴가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여행이 테마였다.
최근 2년간 결혼 후 남편과 둘이서 보내는 휴가가 많았다. 평일에는 퇴근 후 쉬느라 바빠서 휴가 때도 집에서 많이 보냈다. 같이 요리해서 음식을 해 먹거나 산책하며 근처 카페에 가곤 했다. 조용하고 편안한 시간들이었다.
이번엔 달랐다. 시간이 난 김에 부모님과 함께 여행도 다녀오고, 친구들과도 시간을 보냈다. 생각보다 일정이 빡빡했지만, 그만큼 웃음이 많았다.
'집에서 쉬는 게 더 편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잠깐 들었다. 하지만 막상 사람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니, 다른 종류의 행복이 찾아왔다.
부모님과 여행을 가니 어릴 적 가족 여행의 기억이 떠올랐다. 어렸을 땐 부모님께서 우리를 챙겨주셨지만, 이제 역할이 바뀌었다. 부모님이 즐거워하시는 모습을 보니, 부모님도 그런 마음으로 우리에게 좋은 것을 해주려고 하셨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서로 함께하고 이해하는 시간이 따뜻했다.
친구들과의 시간도 마찬가지였다. 오랜만에 만나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웃고, 맛있는 음식을 나눠 먹었다. "요즘 어때?", "너는 어떻게 지내?" 같은 평범한 질문들이 오갔지만, 그 속에 담긴 관심과 애정이 느껴졌다. 또 다양한 이야기를 하면서 새로운 경험과 시각도 공유할 수 있었다.
나는 혼자만의 시간도 꽤 즐기고 좋아하는 사람이다. 조용히 책을 읽거나 글을 쓰는 시간도 소중하다. 그런데도 이번 휴가가 더 특별하게 느껴진 이유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여서였다.
체력적으로는 에너지가 조금 더 필요했다. 집에서 쉬는 것보다 확실히 더 피곤했다. 하지만 부모님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친구들과 가족들이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웃는 시간들로 마음이 충전되는 걸 느꼈다. 그렇게 따뜻한 마음과 사랑으로 가득 차게 되었다.
생각해 보면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여서 행복한 시간이었다. 집에서 쉬는 것도 좋고 사람들과 함께하는 여행도 좋다. 중요한 건 어떤 방식이냐가 아니라, 누구와 함께 하느냐인 것 같다.
이렇게 채워진 마음의 에너지가 앞으로 어려운 일이 나에게 왔을 때 헤쳐 나가고 버텨가는 힘이 되어줄 것 같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한 시간들이 쌓여, 일상을 살아가는 단단한 힘이 되는 것처럼.
휴가가 끝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마음 한편에는 따뜻한 온기가 남아있다. 그 온기가 오늘도 나를 지탱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