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한 달, 스스로를 잘 돌보기
가을 물들어가는 나뭇잎의 색깔은 인간이 표현할 수 없는 색깔이라는 생각이 든다.
진한 붉은색, 샛노란색, 사이사이 보이는 초록색 잎사귀. 각자 내뿜는 색들이 곱다. 파란 하늘에 수채화 칠한 듯 물든 단풍들을 볼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 이제 날씨가 추워지면서 그대로 얼어버리는 잎들이 가여울 시간이 가까워오고 있다.
하늘, 나무, 꽃.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이 그렇다. 우리가 아무리 애써도 자연이 만들어내는 색은 완벽하게 담아낼 수 없다. 다만 잠깐, 그 아름다움을 눈에 담고 마음에 새길뿐.
계절과 한 해가 금방 지나가버린다.
올해는 아쉬움이 별로 남지 않는다. 오히려 얼른 지나가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힘들었던 순간들이 많았나 보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다. 버텼고, 견뎠고, 또 하루를 살아냈다.
겨울이 오면 집 안에 꽁꽁 이불을 둘러싸고 귤을 까먹으면서 세상 달달한 드라마를 정주행 하고 싶다. 뒹굴거리며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쉬는 휴식. 그런 시간이 필요하다.
요즘 며칠간 잠을 줄였더니, 쉽게 지치고 짜증이 스멀스멀 올라오려고 한다. 체력이 좋은 사람들이 너무 부럽다. 하지만 이제는 나의 상태를 제대로 보고 휴식을 취하는 방법을 꽤 익혔다. 예전보다 금방 회복하게 된다.
올해 남은 한 달.
이번 달은 스스로를 잘 돌보는 시간으로 채우고 싶다. 무리하지 않기. 충분히 자기. 좋아하는 것들로 나를 채우기. 가을 단풍이 지고 나면 곧 새하얀 겨울이 온다. 그 겨울을 맞이하기 전에, 올해를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나 스스로에 힘을 잔뜩 준다.
이번 주가 마지막 단풍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눈에 많이 담았다. 그리고 집에 와서 따뜻한 차 한잔으로 이번 주를 또 마무리해 본다.
남은 한 달,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