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창가에서 생각의 흐름을 따라
새벽 5시 30분, 창밖으로 보이는 도로 위를 차들이 줄지어 달려간다. 어둠이 채 걷히지 않은 시간에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움직이고 있다니. 문득 궁금해진다. 저 차 안의 사람들은 모두 어디로 가는 걸까? 각자 품고 있는 하루는 어떤 모습일까?
이른 아침부터 세상은 분주하게 돌아간다. 택시 기사님은 첫 손님을 태우러, 간호사는 야간 근무를 마치고 집으로, 베이커리 사장님은 따뜻한 빵을 굽기 위해. 저마다 다른 이유로, 다른 목적지를 향해 달려간다. 이 모든 개별적인 삶들이 모여 거대한 도시의 하루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런데 나는? 매일 같은 시간에 같은 길을 걸으며 같은 사무실로 향한다. 언제부터인가 반복되는 일상이 무겁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매일 버티면서 살고 있다'는 표현을 매일 실감하는 요즘이다.
혹시 다른 직장인들도 나와 같은 기분일까? 월요일 아침이면 한숨부터 나오고, 금요일 저녁만 기다리며 하루하루를 견뎌내는. 일을 재미있게 즐기면서 하는 사람들이 정말 존재하는 걸까? 아니면 그들도 나처럼 "너무 재밌다"라고 스스로에게 주문을 걸며 버티고 있는 걸까?
나 역시 그런 주문을 외워왔다. 벌써 10년째다. 책임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했다고 자부했지만, 요즘은 그 힘마저 약해지고 있다. 더 이상 나 자신을 설득할 수 없을 만큼.
그러다 문득 떠오른 생각이 있다. 오히려 그 무거운 책임감과 부담을 잠시 내려놓아보면 어떨까? 나에게는 완전히 새로운 시도가 될 것 같다. 혼자 끙끙거리며 모든 걸 떠안으려 하지 말고, 동료들과 함께 고민하고 의견을 나누며 흘러가는 대로 일해보는 것.
완벽주의자인 내게는 참 어려운 일이지만, 어쩌면 이것이 내가 찾던 돌파구일지도 모른다. 절대 안 할 것 같았던 일을 해보는 것처럼 말이다.
새벽 도로 위의 차들을 보며 깨달았다. 모두가 다른 속도로,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지만 각자의 길을 찾아가고 있다는 것을. 나도 내만의 속도로, 내만의 방식으로 가면 되는 것이다.
아침에 글을 쓰며 손가락들로 온몸을 깨워본다. 오늘도 나만의 아티스트웨이를 찾아서.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도 작은 변화를 만들어가며. 머릿속에 형광등을 켠 느낌이라 눈이 번쩍 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