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덕스러운 마음 날씨
새벽 더위에 잠이 깼다. 창문 틈으로 스며든 미지근한 공기가 이불 밖으로 나오게 했다. 잠에서 깨어나는 순간, 마치 기다렸다는 듯 고민과 걱정거리들이 올라온다. 심장이 바늘로 찌르는 듯한 느낌. 참 사람 마음이란 마음먹은 대로 쉽게 되지 않는다.
같은 일에도 하루는 힘들었다가 하루는 괜찮았다가. 마음의 날씨는 정말 변덕스럽다. 지금 나는 마음 근력을 키우는 과정에 있다. 몸의 근력처럼 마음의 근력도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걸 요즘 절실히 느끼고 있다.
이런 날엔 아침에 짧은 기도를 한다. 이불속에서 몸을 일으켜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모은다. 종교가 딱히 있는 건 아니지만, 하나님, 부처님, 달님, 별님, 해님에게 조용히 말을 건넨다.
"어떤 일이든 극복하고 지혜롭게 헤쳐나갈 수 있게 해 주세요. 건강한 몸과 정신으로 하루를 맞이할 수 있게 해 주세요."
고요한 새벽에 기도를 하고 나면 모든 것이 평온해진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모든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이 평온해진다. 결국 내 마음의 문제인가 보다. 바깥 상황은 그대로인데 내 마음의 무게가 달라지는 것이 신기하다.
기도를 마치고 찬찬히 거실을 살펴본다. 창밖 풍경도 한 번 보고, 우리 집 식물 친구들과도 눈을 맞춰본다. 그러다가 시선이 가족들 사진에 머문다.
좋아하는 사람의 사진만 봐도 타이레놀을 먹은 것과 같은 진통 효과가 있다고 한다. 사람들의 책상에 가족사진들이 가득한 이유일까. 책상 위 가족사진들을 하나씩 들여다본다.
우리 부모님들은 어떤 삶을 살아왔을까. 나이가 들수록 부모님의 삶이 더욱 궁금해진다. 그 긴 시간들을 어떻게 지내오셨을까. 사진 속 그들의 모습을 보면 모든 상황이 결국 괜찮아지고 좋아질 것이라는 믿음이 가득해진다. 세월을 견뎌낸 그들의 얼굴에서 묵묵한 힘을 느낀다.
좋은 것을 보고, 좋은 것들로 마음을 가득 채우자. 마음 근력을 키우는 방법 중 하나는 아마도 이런 것이 아닐까. 걱정과 불안으로 시작된 새벽이지만, 작은 기도와 일상의 따뜻한 순간들로 마음을 다독이며 하루를 시작한다.
오늘도 마음 근력 키우기, 천천히 해보자.